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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 목 축이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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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의 쇄신·변화를 위해 떠나는 분들도 있고, 총선 불출마 선언하는 동료들의 아픔도 함께 하고 있다. 호소한다. 계파 간 목소리를 통해서, 우리 당이 이해관계에 따라 분열하고 또 다시 싸워야 하는 구조는 직을 걸고 용납하지 않겠다.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볼 것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의원총회에서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심판과 응징에 대해 어떤 이의도 달지 맙시다"라면서 한 말이다. 6.13 지방선거 참패 후 두 번째 의총이다. 중앙당 해체·외부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골자로 한 '김성태 혁신안'을 논하는 자리다. 그는 "(당의) 곪은 환부와 상처를 치유할 때 어느 누구도 성역이 되어선 안 된다. 저 자신부터 수술대에 제일 먼저 드러누울 것"이라며 혁신안 지지를 호소했다.

김 권한대행의 발언은 혁신안 발표 이후 불거진 당내 갈등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의원들은 논의 없이 돌출된 '김성태 혁신안'에 일제히 반발했다. 특히 이번 혁신안에 2020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차기 당권 경쟁의 셈법이 녹아 있을 것이라는 의심이 겹치면서 해묵은 계파 갈등이 다시 부각됐다.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복귀한 '복당파 의원모임'에서 "친박-비박 싸움 격화, 목을 친다"라는 휴대폰 메모가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이에 친박 '맏형'이자 8선 중진인 서청원 의원이 "비극적 도돌이표"라면서 자진 탈당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친박 좌장' 서청원 탈당 "불신 회오리 한국당, 자리 비켜주겠다")

이날 의총에서 격론이 예상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당을 어떻게 수습할지에 대한 논의보다 누가 어떻게 참패의 책임을 지느냐의 문제로 논의가 집중될 경우, 한국당의 자중지란은 더욱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방선거 참패에도 계파 싸움을 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불거지면서 앞서 뜨거웠던 책임 공방과 당 노선 변경 논란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도 뜻이 모아지고 있다.

계파 갈등 비판 여론 앞 외부 비대위 구성엔 공감대 모아져

당 지방선거 기획위원장을 맡았던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사람이 바뀌고 행동한다면 보수는 결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부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외부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수습에 찬성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당 안에서 있을 수도 있지만 우리를 지켜보고 이 나라를 위해서 걱정하는 외부의, 우리 국민들 속에서도 보수를 사랑하고 지향하는 분들이 계시지 않느냐. 그런 분을 모셔오는 새로운 방법도 구사해야 한다"라면서 "가능하면 새로운 분들, 그리고 중립적이고 정당보다는 국민을 우선 생각하는 분들을 모셔서 새로운 정당의 가치를 실현해낸다면 좋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과거 있었던 외부 비대위에 대한 당내 저항도 없을 것이라 내다봤다. 홍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는) 아마 한국 역사상 가장 큰 보수의 아픔이고 상처라고 볼 때, 이번에 혁신위원회가 구성돼 어떤 상황이 나오면 실천 안 하고는 못 배길 것"이라며 "당내 일부 세력이 자기와 관계된다 해서 반대하더라도 큰 차원에서 실천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상황으로 저는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부 비대위원장 후보로) 지금 4~5분 정도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제 조금 현실화 돼서 좁혀가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계파 갈등에 대해서도 구조적으로 국회의원 공천 제도를 개혁해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처럼 중앙당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는 '하향식 공천'이 아니라 당원들이 공천권을 행사하는 '상향식 공천'으로 바꾸자는 얘기였다. 이는 김성태 권한대행의 중앙당 해체 주장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김성태 혁신안'에 대해 비판적 반응을 보였던 다른 중진 의원들도 조속한 비대위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관련기사 : 배후세력·강박관념·도루묵, 한국당 중진들의 '김성태 혁신안' 평가  )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병)은 전날(20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그는 "당의 혁신을 부르짖는 초재선, 그들에게도 친박 복당 등의 낙인은 찍혀 있다. 한국당 어느 의원 하나도 각각의 고리에 걸려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라면서 "김성태 대행이 얘기하는 한국당 의원 모두를 수술대에 올려 수술을 하려 한다면 환자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의총 참석한 정진석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동료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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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의원(충남 공주·부여·청양)도 이날(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탈당을 택한 서청원 의원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외부 비대위 구성을 수습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중지를 모아 비대위 인선에 나서야 한다. 외부인사 가운데 우리의 가치를 웅변해줄 분을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와야 한다"라면서 "이 시점에 계파갈등, 인적청산 운운은 공멸로 가는 자살행위다. 이 당은 이명박의 당도, 박근혜의 당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영우 "비대위 꾸려지면 우리 거취 백지위임 해야"

모두 함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복당파 중 한 명인 김영우 의원(경기 포천·가평)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지금은 확실한 비대위 체제를 꾸리고 모든 (의원들의) 거취에 대해서 (비대위에) 백지위임 해야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을 각오, 그런 결기가 있어야 된다고 본다. 그것을 어떻게 가장 효과적으로 하느냐 이것이 문제"라면서 "지금 서로 책임전가나 하고, 당신은 나오지 마라, 당신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아주 저급한 권력다툼이 되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가 꾸려져서, 21대 총선 전원 불출마 선언하자는 결론이 나오면 따라야 된다고 보느냐"는 사회자 질문에 "거취에 대해서 우리가 연연해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21대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한국당 의원은 김무성·윤상직·정종섭·김정훈 등 모두 4명이다.

6선 김무성 의원(부산 중·영도)과 초선 윤상직 의원(부산 기장)은 지난 15일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을 명분으로 불출마를 선언했고, 초선 정종섭 의원(대구 동구갑)과 4선 김정훈 의원(부산 남구갑)은 각각 초선모임과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탈당을 택한 서청원 의원도 사실상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란 해석도 있다.


태그:#자유한국당, #김성태, #비상대책위원회, #김무성, #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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