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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안에서 새벽 내내 실습을 하다가도, 생중계 되고 있는 6.13 지방선거 개표 방송을 힐끗힐끗 봤다. 무슨 이유인지 그날은 새벽에 깨어 있어도 피곤하지 않았다.

"오~."

약간의 탄성.

"헐..."

누군가의 탄식이 들려온다. 한반도 지도가 '퍼렇게' 물들어 있었다. 깜깜이 선거, 네거티브, 댓글 파문, 여배우 스캔들로 전국이 시끄러웠지만, 이변은 없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당선인 지도가, 특히 부산의 지도가 파랗게 물드는 걸 보니 여간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높아진 투표율, 2030의 정치관심도도 높아졌을 듯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1동 제2 투표소가 설치된 원천중학교에서 아빠와 함께온 어린이들이 투표 모습을 보고 있다.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실시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1동 제2 투표소가 설치된 원천중학교에서 아빠와 함께온 어린이들이 투표 모습을 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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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후보들도 이렇게 되리라고 예견하지 않았을까. 그동안 6.13 지방선거 2030 후보들을 조사하고 인터뷰하면서, 많은 후보들에게서 약간의 들뜬 분위기를 느꼈다. 이를 틈타, '우리동네 청정지대' 프로젝트 팀원들도 후보들을 인터뷰하는 내내 그들로부터 '새로운 시작'이 도래했으면 하는 바람을 투영하기도 했다.

후보들간의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국민들의 투표 열기도 한층 뜨거웠다. 지난 지방선거 대비 사전 투표율(12.29% → 20.14%), 당일 총투표율(56.8% → 60.2%) 모두 증가해 정치 관심도가 대폭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아직 연령별 투표율이 집계되진 않았지만, 20대와 30대 연령층의 투표율이 꽤 높아졌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내 주변에서는 투표 당일까지 공보물을 보면서 고민하다가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할지 조언을 해달라고 한 친구도 있었다. 공보물에 기재된 정보는 모호한 감도 있어 함께 검색해보며 후보들의 정보를 선별해보기도 했다. 아주 쉽게(?)는 전과기록, 체납기록이 있는 후보를 선별하는 방법도 있었다. 마지막에는, '그래도 우리 세대(2030) 후보가 우리 문제에 제일 가까이 있지 않겠냐'라고 넌지시 조언하기도 했다.

이렇듯, 이번 지방선거에는 여러모로 '후보'들과 거리감이 좁혀져서 그런지, 개표 현황을 보는 내내 '인터뷰'에 임했던 후보들의 당선 여부를 확인할 때마다 마음을 졸였다. 당선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무슨 이유인지 모르게 흐뭇하기도, 아쉽게 낙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땐 마음 한켠이 쓰라리기도 했다.

부산의 2030 당선인, 12명이나 늘었다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문나영 금정구의회의원후보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문나영 금정구의회의원후보
ⓒ 문나영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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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2030세대 당선인은 광역·기초·비례 포함 34명으로, 6회 지방선거 대비 12명이나 늘었다. 그중, 우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분들도 꽤 됐다. 당선인 중 2030세대의 입장에서 청년 및 청년 공간에 대해 폭넓은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분들이 여럿 있었는데, 문나영 부산 금정구의원 당선인의 공약은 유독 구체적이었다. 그는 ▲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청년 생활지원 ▲ 신축 이전할 예정인 장전1동사 건물과 같이 빈 공간을 주민들에게 돌려줄 것을 약속했다.

또한, 부산지역 2030 당선인 34명 중 15명이 여성이었다. 약 50%의 비율을 차지했다. 획기적인 것은, 부산시 구청장 당선인 13명 중 3명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후보자가 제시한 구체적인 청년 지원정책과 더불어 '여성' '육아' 정책. 차별 없는 부산을 만드는 정책 모두가 탄력을 받길 기대한다.

물론 아쉬운 대목도 있다. 부산 지역에서 소수정당 소속 당선인 탄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 선거 분위기는 '자유한국당 심판'을 위한 대항마로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정당을 밀어주고자 하는 시민들의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더군다나, 선거 2주가 채 남지 않았을 때 '정책 대결'이 네거티브 공방에 묻히고,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국면이 도래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 대한 호감도가 그대로 지방선거에 반영됐다.

누가 보면, '어부지리'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국정 전반을 다 잘했다고 보내준 성원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라면서 현재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이후의 행보로 '건전한 보수'로써 평화를 앞당기고, 역사의 진보를 앞당길 수 있는 정치가 태동할 수 있는 땅을 일궈내길 기대한다. 그곳에서 많은 청년들이 튼튼한 뿌리를 내릴 것이다.

압승한 민주당 "겸손한 자세로 국민 뜻 받들 것"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선대위원장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의 지지에 감사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압승한 민주당 "겸손한 자세로 국민 뜻 받들 것"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선대위원장들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의 지지에 감사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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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거대한 여권으로 자리 잡은 더불어민주당에서 지역정치 혁신을 추구한다면, 추후 선거구 개편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소수정당 출마자들의 진출을 돕기 위한 양보를 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큰 그림은 함께 그려나가야 하지 않을까.

낙선의 고배를 마신 이들도, 인터뷰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이들도, 당락의 여부를 떠나 한 달 동안 '민심' 하나만 보고 달려온 열정은 매우 뜨거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뜨거움이 여기서 멈추지 말고, 다시금 일상속의 '시민'들과 함께 열기를 달궈나가면 좋겠다.

'우리동네 청정지대'와의 인터뷰 내내 '기초의원'과 '공동체' 모두 생명력이 넘치려면 어떻게 돼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 전미경 부산 금정구의원 녹색당 후보, 그리고 동구 지역에 산적한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여준 양화니 부산광역시의원 더불어민주당 후보. 그들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닐 것이다. 언젠가 또다시 그들의 향기 나는 발자취를 따라 가다보면, 꿋꿋히 지역에서 시민들과 함께 꽃피워 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이제는 살아있는 정보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똑같은 공보물, 똑같은 인터뷰에 싫증이 나기 시작하는 분들이 많아 보인다. 내 친구도 , 내 동생도 공보물에 적혀있는 글들이 도대체 무슨 말이냐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다가오는 총선에는 부산 청년들과 함께 '살아있는' 인터뷰로, 후보들의 '청년 감수성' 을 샅샅이 평가할 그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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