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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사에 전례 없던 반인륜적, 반인권적 집단학살사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이 공식보고서에 쓴 '아산 배방 부녀자 학살사건'에 대한 명쾌한 성격 규정이다. 아산 설화산 최종 유해감식 결과, 희생자 수는 최소 208명으로 나타났다. 희생자는 대부분 부녀자 또는 미성년이었다.

아산시와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아래 공동조사단, 단장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은 29일 오전 11시 아산시청 상황실에서 아산 배방면 설화산 일대에 대한 민간인희생자 유해발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유해발굴은 아산시 배방읍 중리 산 86-1번지 일대에서 지난 2월 20일부터 진행됐다.

박선주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장이 희생자 유해를 감식하고 있다.
 박선주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장이 희생자 유해를 감식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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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식 결과 발굴 유해는 최소 208명에 이르고 유품은 551점으로 확인됐다. 희생자 중 12세 미만의 어린 아이가 58명에 달했다. 이중에는 영유아도 다수 포함돼 있다. 성인 중 68명은 부녀자였다. 희생된 성인 남성 중에는 60세 이상 노인들도 여럿이다.

공동조사단 "별도의 사건명 부여하자" 권고

발굴된 비녀만 89점이다. 희생자 상당수가 부녀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발굴된 비녀만 89점이다. 희생자 상당수가 부녀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 공동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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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11시 아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아산 배방 부녀자 학살사건 유해발굴 보고회에는 약 100여명의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했다.
 29일 오전 11시 아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아산 배방 부녀자 학살사건 유해발굴 보고회에는 약 100여명의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했다.
ⓒ 이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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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은 비녀, 귀이개, 단추류, 버클, 고무신과 아이들의 장난감으로 보이는 구슬 등이다. 특히 비녀가 89점이 발굴돼 희생자 상당수가 부녀자임을 보여주고 있다.

희생자들은 1951년 한국전쟁 당시 부역 혐의로 학살됐다. 가해 책임자는 경찰이다. 또 경찰의 지시를 받은 대한청년단(청년방위대, 향토방위대)과 태극동맹 등 우익청년단체들이 학살을 주도했다.

공동조사단은 보고서에서 "전대미문의 참상에 말문이 막혀버렸다"며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참혹하고 참담했다"고 썼다. 이어 "'아산지역 부역혐의사건'이 아닌 제주4.3사건이나 노근리사건처럼 별도의 사건명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참혹한 현실에..." 눈물바다 이룬 민간인 학살 유해 안치식]

조사단은 또 "발굴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된 증언과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심층적인 추가조사가 요구된다"고 권고했다. 유해 매장지에 대해서는 "교육의 장으로 보존되고 활용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수습된 유해와 유품은 지난 14일, 세종시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추모관'에 임시 봉안됐다.


태그:#아산 배방, #아산 배방 아녀자 학살, #부역혐의 , #아산시, #공동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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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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