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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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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여름 날씨를 보인 2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서거 9주기가 3일이나 지났지만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추모객들의 추모 열기는 햇살보다 더 뜨거웠다.

특히 추모객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추모의 집' 벽면에는 9주기를 맞아 그리움과 소망을 담은 추모객들의 노란 스티커로 가득 찼다. 이렇게 서거 이후 우리에게 지난 9년간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할 수 있었던 이 소중한 공간이 한 달 후면 철거되어 당분간은 볼 수 없다고 전한다.

유품 전시와 영상을 통해 추모객을 맞았던 이 장소가 앞으로는 기존의 기념관 역할뿐만 아니라 추모객들의 쉼터와 각종 편의시설로 대폭 정비할 계획이란다. 서거 1주기 때 만들어진 현재의 임시 건물이 낡았을 뿐 아니라 협소하여 김해시에서 주변 사유지 일부를 사들여 '시민문화체험관'이라는 이름으로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6월 공사를 시작해 내년 하반기에 개관한다고 알려진다.

앞으로 한 달 정도면 철거되어 새 단장을 하게 되는 추모의 집이 마지막 방문이 될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주위를 한번 둘러봤다. 그런데 추모영상관 뒤편 실외기 앞에 남겨진 빈 음료 잔 두 개와 담배꽁초들이 눈에 들어온다. 누군가 담배를 피우러 왔다가 몰래 버리는 간 음료 잔이었다. 영상관 뒤편 실외기 저 너머로 부엉이바위가 바로 보이는 곳이다.

거창하게 돈을 들여 추진하는 시민문화체험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작은 행동 하나에도 양심에 투자하면 그것이 곧 인격이 되고 바보 노무현이 꿈꾸었던 '사람 사는 세상'을 앞당기는 출발점이다. 나 하나 편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버린 빈 병에 이곳을 찾은 나의 진정성과 추모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혹시 빈 병을 버리고 간 분이 본다면 이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스스로 느꼈으면 한다.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향해 그렇게도 간절하게 소망하며 온몸으로 살다 가신 그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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