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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두 시간 거리를 나는 세 시간 반이나 걸린다. 자전거길에 핀 이꽃 저꽃 참견을 하느라 느리다.
▲ 중랑천 자전거길 남들 두 시간 거리를 나는 세 시간 반이나 걸린다. 자전거길에 핀 이꽃 저꽃 참견을 하느라 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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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아편(모르핀)을 만드는 그런 양귀비가 아니라 화초로 가꾸고 볼 수 있는 양귀비다.
▲ 관상용 양귀비 흔히 아편(모르핀)을 만드는 그런 양귀비가 아니라 화초로 가꾸고 볼 수 있는 양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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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게 꽃 피운 개양귀비
▲ 관상용 양귀비 특이하게 꽃 피운 개양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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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의 꽃말은 ‘위안’
▲ 양귀비 양귀비의 꽃말은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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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용 양귀비의 정확한 이름은 ‘개양귀비’라고도 하고 “우미인초’라고도 부른다. (중국 4대 미인 중에 한사람이었던 우미인이 죽고 난 뒤 우미인의 무덤에 피어난 꽃이 바로 개양귀비이고 이 꽃의 이름을 따서 '우미인초'라고 부른다. 구글 검색)
▲ 양귀비밭 관상용 양귀비의 정확한 이름은 ‘개양귀비’라고도 하고 “우미인초’라고도 부른다. (중국 4대 미인 중에 한사람이었던 우미인이 죽고 난 뒤 우미인의 무덤에 피어난 꽃이 바로 개양귀비이고 이 꽃의 이름을 따서 '우미인초'라고 부른다. 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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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서울 중랑천 자전거길을 달렸다. 이름 모를 꽃도 많았지만 양귀비의 붉은 색이 단연 돋보인다. 양귀비는 번식력이 빠르고 아무곳에서나 잘 자란다. 줄기에 상처를 내어 흐르는 유액을 모아 아편을 만든다고 한다.

1960년대, 어머니는 참으로 꽃을 좋아하셨다. 그래서 아버지를 졸라 마당 한켠에 조그만 화단을 만들어놓고 봉숭아 채송화를 올망졸망 심었는데 내 기억으로는 약으로 쓰이는 양귀비도 서너 뿌리 심었던 것으로 안다.

할아버지가 양귀비 함부로 심으면 큰일난다며 말렸지만 어머니는 듣지 않았다. 할머니 환갑 잔칫날 놀러오신 지서장이 어머니와 양귀비를 번갈아 보며 한마디 하고는 끝이었다.

"양귀비를 다 심었어? 더는 심지 말고 있는 거나 잘 키워. 우리 애들 배앓이 하면 여기로 오면 되겠군."

그날 이후 마을에서 아예 드러내놓고 양귀비를 키우는 집은 우리집밖에 없었는데 사실, 집집마다 뒤란에 양귀비 한두 뿌리는 비상약으로 키웠다. 그리고 세 뿌리만 안 넘으면 지서(지금의 파출소)에서도 모르는 척 웃어넘겼다. 지서장도 애들이 아프거나 하면 동네로 양귀비 줄기를 얻으러 오고는 했다.

양귀비 줄기로 술을 담그기도 하는데 양귀비 술 한 잔이면 정말로 배를 잡고 뒹굴던 사람도 벌떡 일어나 밭으로 일을 나갈 정도로 배앓이에 특효가 있었다.

어머니가 화단에 쪼그리고 앉아 잡초를 뽑는 모습을 보며 "꽃이 산에 들에 개울가에 지천인데 왜 고생을 사서 하누? 쯧쯧." 하시던 할머니의 못마땅한 꾸지람에도 지지 않고 양귀비 대여섯 뿌리와 할아버지가 산에서 캐온 백합 나리꽃 수선화를 가꾸던 어머니 모습이 선하다.


태그:#양귀비, #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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