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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가 26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와 정책협약을 맺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가 26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와 정책협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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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들이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를 만나 다양한 목소리를 쏟아냈다. 26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공공운수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지부장 손두희)가 마련한 정책간담회 자리였다.

학교 현장에는 다양한 비정규직들이 종사하고 있다. 일부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기도 했지만, 상당수는 고용 불안을 겪고 임금 등 여러 가지 차별을 겪고 있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간담회에서 조합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박아무개(교무행정)씨는 "행정실에서 주로 공문 업무를 맡고 있는데 수직적 업무이고, 한마디로 말해 눈치를 먹고 산다"며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는 말이 있듯이 교무행정직은 늘 그렇게 하는 줄만 알았다. 이제는 좀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아무개 교육지도사는 "학교부적응 학생을 주로 상대한다. 학교폭력에 집단구타, 자살충동 등 여러 사유가 많다. 그런 학생을 대하면서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다. 자유시간에도 우리는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김아무개(구육성회)씨는 "학교장 재량이고, 하향평준화 되었다"고, 급식소 종사자 이아무개씨는 "골병만 들었다. 고무대야를 놓고 올라서서 청소를 한다. 안전 장치부터 해달라"고 했다.

박아무개(야간당직)씨는 "저는 올해 74살이고, 경남에만 같은 직종에 540여 명이 일한다. 오후 4시 30분경 출근해서 다음 날 오전 8시 30분에 퇴근한다. 주말에는 금요일 출근해서 월요일 아침에 나간다. 월급은 120만 원 정도다"며 "직접 고용을 해주고, 인간적 대접을 받고 싶다"고 했다.

류아무개(방과후 코디)씨는 "경남에 같은 직종에 362명이 근무하고, 10년이 지났다. 그야말로 학교에서는 유령 취급이고 자원봉사직으로 분류된다. 교육공무직으로 당당해 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신아무개(사무행정)씨는 "학교 현장에서 인격 차별을 받는다. 카페 수준의 차 대접을 해야 하고, '◯◯씨'라 부른다"며 "교육공무직이 관리자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해달라. 승진도 없으니 그야말로 공정하게 관리자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서 배아무개씨는 "학교 도서관만 제대로 운영이 되어도 사교육을 많이 없앨 수 있다"며 "독서교육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사서 전문 인력을 확대 배치해야 한다"고 했다.

김아무개 수련지도사는 "경남에 3명이 같은 직종에 일한다. 우리를 방치하지 않았으면 한다. 처우가 하향조정되지 않아야 한다"고, 영어회화전문강사 장아무개씨는 "9년째 하루 8시간 상시근무를 하는데 4년마다 채용시험을 치고, 그 때 많이 해고된다. 비정규직 없는 학교를 만들어 달라"고 했다.

전문상담사 백아무개씨는 "공개채용되었지만 자격수당이 없다. 방학중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아무개(특수교육실무원)씨는 "9년째 일하고 있다. 하루 종일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수학여행을 가면 휠체어를 밀어야 하고 72시간 아이와 함께 있는데도 초과근무수당도 없다"며 "연말에 교육청에서 '잉여인력 반납'하라고 하더라. '반납'이란 용어를 어떻게 쓸 수 있나. 인격적인 대우를 받고 싶다"고 했다.

비정규직들의 말을 다 들은 박종훈 후보는 "좀 전에 특수교육실무원께서 '반납'이란 용어에 대해 말했는데, 교육청 직원이 '인력 반납'이란 용어를 썼다고는 보지 않는다. 정원 숫자가 남을 경우 '정원 반납'이라고 했을 것"이라 설명했다.

박 후보는 "스웨덴, 네들란드 등 북유럽을 몇 차례 다녀온 적이 있다. 거기에 가면 학교장이 열쇠꾸러미를 들고 안내 역할을 하더라. 거기는 학교장이 궂은일을 다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제도적인 것보다 문화가 중요하다. 학교 문화가 바뀌었으면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요즘은 학교 문화도 좀 바뀌었다고 한다. 학교 종사자들을 만나면 이전에는 학교이 교장석에 앉았는데 요즘은 마주 보고 앉는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며 "조금씩 학교 문화가 바뀌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박종훈 후보는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런 목소리를 안고 가겠다"며 "야간당직 하시는 분께서 직고용을 말씀 하셨는데, 그렇게 하려면 나이 제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이전에 노무현 대통령께서 '비가 와도 당신 탓 비가 안 와도 당신 탓'이라고 해서 힘들었다고 했다. 그래도 하나씩 챙겨 나가겠다"고 했다.

박종훈 후보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는 "상시지속업무 예외없는 정규직 전환을 통해 비정규직 없는 좋은 일터를 만든다",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장하여 노동 존중 학교를 만든다", "산업재해로부터 안전한 일터, 노동자들이 건강한 학교를 만든다", "공교육 강화하여 민주학교를 만든다", "위계문화 타파, 인권학교 만든다"에 정책협약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가 26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와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가 26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와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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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가 26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와 정책협약에 서명하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후보가 26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남지부와 정책협약에 서명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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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종훈, #학교비정규직, #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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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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