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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어린이 도서가 새로 나온다. 나이 들어가며 오히려 아동문학에 푹 빠지게 된 기자가 새로 나온 어린이 도서 중에서 눈에 띄는 책들을 직접 읽은 소감이다. 무슨 책을 고를지 고민인 어른들에게 의견을 전한다. - 기자 말

<여기서 기다릴게>

 책 표지
▲ <여기서 기다릴게> 책 표지
ⓒ 킨더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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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혼자 남게 된 '양 인형'이 경험한 하루. 작가의 첫 작품으로 귀엽고 예쁜 등장인물과 재미있는 그림 구도가 눈에 띄는 그림책.

넓은 공원에 혼자 덩그러니 남은 '양 인형'. 두 페이지에 걸쳐 공원을 묘사한 그림에 작은 벤치 위에 놓여 더 작게 보이는 '양 인형'이 있다. 혼자 남겨진 두려움과 외로움을 보여준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관심 보이지만 이내 자기의 길을 가고.

주인이 찾으러 올 것이라 믿고 있는 '양 인형'을 공원의 동물들은 괴롭히거나 도와준다 '잃어버렸을까?' 아니면 '버림받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주인이 찾으러 왔을 때 자기가 없으면 슬퍼할까 봐 자리를 지키고 밤을 지새운다.

아침이 되자 인형의 믿음처럼 주인이 찾으러 와 '양 인형'은 집으로 돌아가게 되고 목욕도 하고 함께 잠이 든다.

장난감과 주인이라는 관계를 넘어 '믿음과 소중함의 관계'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형의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이 표정으로 그려진다. 그 모습이 복잡한 문장보다 좋은 설명이 된다. 그림 구석구석을 살펴봐도 재미있을 것이고, 등장인물의 표정만 보아도 즐거워질 책이다. 아이와 그림 구석구석의 이야기를 찾아본다면 좋아할 책이다.

<내 마음이 부서져 버린 날>

 책 표지
▲ <내 마음이 부서져 버린 날> 책 표지
ⓒ 찰리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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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작가의 작품으로, 따돌림당해 마음이 부서졌다고 생각한 주인공이 단단해져 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먼 나라의 작품이지만 우리 옆에서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친구들이 괴롭혀서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린 '칼벤', 땅에 떨어진 아이스크림처럼 자기의 마음도 부서졌다고 생각한다. 부서진 마음을 고치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나 사물을 지켜보며 해답을 찾으려 하지만 소용없다.

어느 날 손에 든 소라껍데기를 귀에 대어보고 그 속삭임을 들어본다. 언제 행복했었지? 맞아, 다른 이에게 미소를 선물할 때였어! 이웃에 꽃을 선물하니 환한 미소로 답해주는 모습에 '칼벤'의 마음도 녹아버리고... 그렇게 주인공은 다른 이에게 미소를 선물하며 마음이 단단해져 간다.

아이가 상처받고 무너지는 모습을 각종 '의성어'와 '의태어'로 표현했다. 단어만 보더라도 어떤 충격을 받았는지 느껴질 정도다. 그렇지만 마음의 상처에 무너지지만 쓰러지지 않는 강한 아이를 읽을 수 있다.

우리 근처에서도 볼 수 있는 무너져 가는 아이들을 생각해 보는 책이다. 우리 아이가 피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함께 읽으며 생각해 보면 어떨까? 터키 작가의 글과 그림이지만 먼 나라가 가깝게 다가오게 만드는 우리 옆에 있는 이야기다.

<숲 청소부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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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 청소부 버섯> 책 표지
ⓒ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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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최재천 교수가 추천하고, 산새들 관련 책을 많이 낸 김성호 교수가 쓴 버섯의 생태 그림책이다. 버섯의 일생과 자연에서의 역할을 담은 생태 교육을 위한 책이다.

숲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등장한다며 버섯을 소개한다. 눈의 잘 띄지는 않지만 귀중한 역할을 하는 고마운 존재라고 설명한다. 숲 바닥에서 살기도 하지만 나무나 바위에서 자라는 버섯도 있다. 곰팡이가 버섯의 친척이란 설명과 자라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이 흥미롭다. 홀씨에서부터 팡이실 등 버섯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본문과 각주(부모를 위한)로 설명한다.

그림을 잘 살펴보면 재미있는 버섯을 찾을 수도 있다. '목도리 방귀 버섯', '꾀꼬리버섯', '냄새 무단 버섯' 등 처음 들어보는 버섯이 반가워진다.

버섯의 일생은 무척 짧지만, 의미 있는 삶이고 죽어서도 숲에 귀한 선물을 남기고 간다고 설명한다. 맨 뒷장에는 도표와 그림으로 버섯의 종류를 그렸고 요리 방법까지 있다.

자연과 생태의 입장에서 버섯을 공부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함께 뒷산에 가보면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다양한 버섯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장마철이 되면 산에 많이 올라올 '노란망태버섯'만 알아봐도 그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책.

<메이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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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의 정원> 책 표지
ⓒ 재능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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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을 하던 주인공이 도시로 가서 자신만의 정원을 꾸리고 동네를 변화시키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메이'가 이사 간 동네와 도시는 삭막하다. 공원에도 그네와 동상만 덩그러니 있고. 예전 집에 있던 정원이 그리워 집에 쌓인 이사 박스에 나무와 꽃을 그리지만 짐을 풀면 나무와 꽃은 쓰러진다. 길바닥에도 나무와 꽃을 그리지만, 비가 내리면 사라진다.

그렇게 정원과 숲을 그리워하던 주인공은 식물원처럼 커다란 꽃집을 찾게 되지만 닫혀 있어 들어갈 수 없다. 그러다 바닥에 살짝 올라온 작은 싹을 가져와 빈 병에 꽂아 준다. 그 싹이 점점 자라서 숲이 되어갔고, 마음의 숲이 되고, '메이'의 정원이 되었다. 그렇게 작은 싹을 동네에도 심고 그 동네도 나무와 꽃이 무성하게 되었다.

작은 싹이 큰 싹이 되고 큰 나무가 되듯이 노력이 쌓이면 소중한 걸 이룰 수 있다는 얘기를 담았다. 또한, 꿈을 갖고 주변을 변화시키는 어린이의 모습을 그렸다. 적극적인 어린이. 소망과 노력을 얘기할 수 있는 책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강대호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와 오피니언뉴스에도 게재됩니다.



숲 청소부 버섯

김성호 지음, 한재희 그림, 비룡소(2018)


메이의 정원

안나 워커 지음, 김경연 옮김, JEI재능교육(재능출판)(2018)


내 마음이 부서져 버린 날 - 마음을 다독여 주는 책

엘리프 예메니지 지음, 이난아 옮김, 찰리북(2018)


여기서 기다릴게

도요후쿠 마키코 지음, 김윤정 옮김, 킨더랜드(킨더주니어)(2018)


태그:#그림책, #어린이 도서, #아빠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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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을 지나며 고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내가 나고 자란 서울을 답사하며 얻은 성찰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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