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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된 핵실험장 2번 갱도 잔해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2번 갱도와 관측소 건물이 폭파되면서 떨어져 나온 잔해물이 도로를 뒤덮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폭약 설치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3번 갱도 내부에 폐쇄를 위해 폭약이 설치되어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풍계리 핵실험장 지휘소와 막사 폭파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사진은 지휘소와 건설노동자 막사가 폭파되는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현장 취재: 외교부 공동취재단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폐기의 절차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폭파 전 현장을 기자들이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등 언론에 상세히 공개하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현장에 전문가나 사찰관이 없었다'는 지적을 최대한 불식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남측 공동취재단과 국제기자단은 지난 24일 오전 8시 19분 경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2번) 앞에 도착했다. '바람부는 계곡'이란 뜻의 풍계리란 이름에 걸맞게 시시각각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돌풍과 모래바람이 수시로 이는 곳이었다.

2번 갱도 옆 공터에 북한군 상장 계급장을 단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취재진 앞에 나타나 핵실험장 폐기 과정을 설명했다. 지난 4월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장 폐기를 결정한 뒤 즉각 폐기 절차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부소장은 ▲ 1단계 '시험준비의 중지' ▲ 2단계 시험수단들의 해체 철수(시험설비와 케이블류, 정보통신 및 동력계동) ▲ 3단계 공사수단의 해체 철수(공기배관과 압축기, 레일과 운반설비) ▲ 4단계 갱도 및 건물의 파괴(시험갱도 3개, 측정소 2개, 생활건물) 4개의 단계로 설명했다. 이날 핵시험장 폐기의식은 4단계에 해당했다.

부소장은 "핵시험장 폐기는 시험장에 있는 모든 시험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갱도 입구들을 완전 폐쇄하며 모든 관측소들과 지상 구조물들을 철거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며 "동시에 연구자들과 경비소문들을 전부 철수시키고 핵실험장 주변을 완전 폐쇄하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 핵무기연구소, 핵실험장 폐기 방식 설명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핵시험장의 폐기 방법과 순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핵실험장 폭파 지켜보는 북 관계자들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기자들이 3번 갱도 폭파를 지켜보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풍계리 핵실험장 2번 갱도와 관측소 폭파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사진은 2번 갱도와 옆 관측소 건물의 폭파되는 과정. ⓒ 사진공동취재단
부소장은 "북부 핵시험장에는 현재 4개의 시험 갱도가 있다. 그중 두개의 갱도(동쪽과 북쪽)는 이미 시험을 진행한 갱도고 다른 2개 갱도(남쪽과 서쪽)는 아직 시험하지 않은 준비 갱도들"이라며 "숫자 1로 표기한 동쪽 갱도는 2006년에 첫 핵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폐기 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쪽 갱도를 가리키며 "여기에 있는 이 갱도가 숫자 2로 표기한 북쪽갱도"라며 "이 갱도에서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5차례 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 현재까지의 측정자료에 의하면 방사선물질 유출은 전혀 없으며 주위 생태환경도 아주 깨끗하다"고 강조했다.

부소장은 "숫자 3으로 표기한 남쪽 갱도는 두개의 가지 갱도로 돼 있는데 핵시험들을 일시에 단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된 갱도"라며 "숫자 4로 표기한 서쪽 갱도는 위력이 매우 큰 핵실험을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특별히 준비해 놨던 갱도다. 준비 갱도들인 남쪽과 서쪽갱도들은 이미 진행한 핵실험들에 의해 자그마한 피해도 입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생생히 보존되고 있다"고 밝혔다.

남쪽과 서쪽 갱도에 대해선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일부에서 못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시설보다 더 큰 2개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다.

부소장은 "결정이 발표된 이후 첫 단계로 모든 시험준비들과 공사들을 즉시 중지했다"고 밝혔다. 3단계까지는 이미 완료했고, 이날 시험갱도와 지상건물을 모두 없애는 4단계를 남측과 국제기자단이 보는 앞에서 시행하고, 이후 남아 있는 인원을 철수하고 핵실험장 주위를 완전 폐쇄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입구 폭음 뒤 갱도 안쪽 폭음 이어져... 폭파 뒤 취재진 현장 확인

핵실험장 3번 갱도 취재하는 국제기자단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5개국 국제기자단이 3번 갱도를 취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풍계리 핵실험장 4번 갱도 폭파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작업을 했다. 4번갱도 폭파 순간 갱도 주변 흙과 돌무더기들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은 '4번갱도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을 위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 사진공동취재단
취재는 폭파 전 북쪽 갱도(2번)와 측정소 참관 → 서쪽 갱도(4번) 입구 참관 → 촬영장소에 올라 북쪽 갱도와 측정소 폭파 취재 → 점심식사 → 남쪽 갱도(3번)와 측정소 참관 → 촬영장소에 올라 서쪽 갱도(4번)와 생활건물 폭파 취재 → 남쪽 갱도(3번)와 측정소 폭파 취재 → 성명서 발표 등 순으로 이뤄졌다.

폭 2m, 높이 2.5m 정도 되는 복쪽 갱도는 아치형 철문을 열면 바닥에 자갈이 깔려 있었다. 입구에서 5m 정도 들어간 지점부터 막혀 있었고 2m 정도 들어간 지점에 폭약이 설치됐다.

미사용 갱도인 서쪽 갱도는 문과 벽과 천장이 모두 통나무로 돼 있었다. 안쪽으로 20m 들어간 지점부터 막혀 있었다. 폭약에 연결된 선이 거미줄처럼 늘어져 있었다.

오전 11시 경 북쪽 갱도 폭파는 입구쪽에서 첫 폭음이 들린 이후 안쪽에서 2번의 폭음이 더 들렸다. 갱도 입구 위로 4~5m 정도가 아래로 무너져 내렸다. 이어 측정소도 폭파됐다.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는 "오전에 예견했던 북쪽갱도 입구와 측정소 폭파가 아주 성과적으로 끝났다"며 "전문가에 따르면 폭발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갱도 입구는 완전히 막혔다"고 밝혔다. 폭파 뒤에 일부 기자들은 폭파 현장에 가까이 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핵실험장에 도착 전까지 북측은 기자들의 사진촬영을 막고 찍은 사진을 삭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으나 핵실험장 안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취재가 이뤄졌다.

이어 오후 2시 17분 경 서쪽 갱도(4번)와 굴착장비 수리 작업장을 폭파했고 이은 오후 2시 45분 기반시설인 생활건물 5개 동을 폭파했다. 오후 4시 2분 남쪽 갱도(3번)와 관측소, 오후 4시 17분 군인들이 이용해온 것으로 보이는 막사 건물 2개 동을 폭파했다.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의 무전기에서 "모두 성과적으로 끝났다", "축하한다"는 등의 말이 오갔다.

갱도 폭파 때엔 여러 차례의 폭음이 들린 것을 보아 갱도 내부와 입구를 순차적으로 폭파시킨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핵무기실험장 폐기 성공을 선언과 국제기자단의 참여로 투명하게 진행됐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으로 공식행사는 끝났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으로 이동하는 국제기자단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5개국 국제기자단이 3번 갱도 폐기를 취재하기 위해 북측 안내원 등과 관람대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으로 이동하는 국제기자단 24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폭파 작업을 했다. 5개국 국제기자단이 2번 갱도 폐기를 취재하기 위해 북측 안내원 등과 관람대로 이동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태그:#풍계리, #폐기, #핵실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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