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MBC 전 계약직 아나운서 대량해고 사태' 조속한 해결 촉구

18.05.23 17:52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어제(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그들은 바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TV와 라디오 방송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동했던 MBC 전 계약직 아나운서들(김민형, 김준상, 김준상, 이휘준, 이선영, 안주희, 엄주원, 박지민 정다희, 정슬기 전 아나운서)이었다.

MBC 전 계약직 아나운서 10명은 22일 광화문광장에서 회사의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회사가 정규직 전환을 수 차례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계약 갱신 거부를 통보한 것이므로 사실상 해고"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계약직 아나운서 대량해고 사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비정규직 제로시대'라는 정부 기조가 MBC에서는 무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경영진이 시대의 요구에 걸맞은 방법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MBC는 2016년과 2017년 신입 아나운서를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선발했다. '정규직과 똑같은 전형 과정을 거쳐 향후 정규직으로 전환·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단서를 달아 채용한 것이다.

MBC 전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지난해 MBC 총파업 후 사장이 교체되면서 사측의 정규직 전환 약속이 없던 일이 됐고, 계약 기간이 4~5개월이나 남은 시점에서 '재시험'을 권해 '형식적인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치렀으나 11명 중 1명만 선발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의 해고는 '아나운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최대현 아나운서의 해고와는 다르게 다뤄져야 한다"면서 안광한, 김장겸 전 사장으로부터 일자리를 미끼로 사기당한 피해자이지, 적폐 아나운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MBC는 "MBC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드라마 PD 5명, 예능 PD 8명, 아나운서 1명을 포함해 모두 14명의 계약직 사원 및 프리랜서가 정규직으로 특별 채용됐다.

이어 "이번 채용에서 MBC 내 모든 계약직 사원과 비정규직 사원들을 뽑을 수 없었던 점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오늘 퇴사한 아나운서들은 계약직 사원들로, 해고가 아니라 계약 기간이 만료돼 퇴사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필요한 인력의 경우 지속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도 이전 정부가 내린 결정과 그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한 책임을 지는 법이다. 이전 경영진이 채용한 직원이라는 이유로, 이전 경영진이 한 약속이라는 이유로 현 경영진이 유능한 인재였던 그들을 '나 몰라라'식으로 외면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계약 기간이 몇 개월 남은 시기에 재시험을 치르도록 한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경쟁률 1700 대 1에 달하는 시험을 다시 치르게 한 것도 불합리하다.

'이번 전 계약직 아나운서 대량해고 사태'는 MBC가 1700 대 1의 경쟁률이라는 '바늘구멍'을 뚫고 사회라는 '세상'으로 나와 꿈을 이룬 사회 초년생, 청년들의 꿈과 희망을 짓밟은 행위이며, '취업 지옥 대한민국'에서 살아남으려고 매일매일 안간힘을 쓰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이 나라의 모든 청년들에게 '배신감과 절망감'을 안겨준 사건이다.

취임 전부터 MBC 최승호 사장은 "비정규직의 부당한 차별을 해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단순히 무의미한 구호에 그치고 말았다. 최 사장 취임 후 MBC는 '제천 화재 참사 왜곡 보도, 뉴스데스크 인터뷰 조작, 전참시(예능 프로그램) 세월호 논란, '이번 전 계약직 아나운서 대량해고 사태' 등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영방송'이라고 말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MBC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아직도 땅에 떨어져 있는 상태다. '최승호의 MBC'가 '적폐 언론, 엠빙신 MBC'와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MBC는 '이번 전 계약직 아나운서 대량해고 사태' 해결을 통해 '다시 한번 좋은 친구 MBC,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영방송 MBC'로 향하는 첫걸음을 떼는 계기로 삼기를 촉구한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