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상대 스웨덴은 '최약체'

러시아 국제축구연맹(FIFA)월드컵 개막이 D-2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축구는 이번 러시아 FIFA월드컵에서 2010년 남아공 FIFA월드컵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사실 한국의 러시아월드컵 16강 진출 전망은 낙관적이기보다 비관적인 면이 더 우세하다. 이 같은 원인으로는 먼저 FIFA 랭킹이 이를 나타내주며, 또한 지난달  외국 언론이 발표한 '월드컵 파워 랭킹'에서도 한국을 32개 참가국 중 28~30위로 꼽아 이를 뒷받침 한다. 먼저 한국이 속한 F조에 5월 FIFA 랭킹을 살펴보면 한국은 61위, 디펜딩 챔피언 독일은 여전히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여기에 북중미 강호 멕시코는 15위이며, 한국과 조별리그 1차전을 갖게 될 바이킹 군단 스웨덴은 23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통쾌한 반란'을 일으키려면 6월 18일 갖게 되는 스웨덴과의 첫 경기를 꼭 잡아야 한다. 이에 승점 3점을 챙기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 붙지 않으면 안 된다. 사실 F조 스웨덴은 독일, 멕시코보다는 전력이 열세여서 그나마 한국과는 전력 차가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팀이다. 이런 팀을 상대로 하여 1승을 거둬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한다면 나머지 멕시코, 독일을 상대로 한 전략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F조에서 조 1위를 차지할 게 확실시되는 독일 외 나머지 스웨덴, 멕시코와 조 2위의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만약 첫 경기 스웨덴에 패하게 되면 조 2위 확보는 녹록지 않다.

아울러 이에 따른 팀 분위기도 가라앉아 2차전 멕시코 전 역시 승점 챙기기는 더욱 어려워 진다. 스웨덴은 2016년부터 지휘봉을 잡고 있는 얀 안데르손(56) 감독은 조직력을 강조하며 '원팀'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이로 인하여 스웨덴은 러시아 월드컵 지역예선 A조에서 프랑스를 꺾었고 네덜란드를 3위로 밀어내며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성공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를 1승1무(1차전 1-0, 2차전 0-0)로 누르며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한자리를 차지했다. 스웨덴은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과 이탈리아와의 PO 전에서 모두 4-4-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공격적이기보다는 역습을 이용한 '한 방'을 노리는 스타일의 수비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한국 16강 진출, 스웨덴 전에 달렸다

이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는 스웨덴은 피지컬적인 우월성을 최대로 활용하는 프리킥, 코너킥 등의 세트피스와 체력을 바탕으로 한 강한 압박은 물론 에밀 포르스베리(27, RB 라이프치히)를 이용한 빠른 측면 공격도 강점이다. 이에 못지않게 수비력도 견고함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밑바탕에는 수비수 평균신장 187cm가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중앙수비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33, 크라스노다르)는 190cm대의 장신으로 높이는 그야말로 철옹성을 구축하여, 이탈리아보다 더 '빗장수비'다운 수비력으로 결국 이탈리아를 60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돌려세웠다.

분명 스웨덴은 자국의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공격력 보다는 수비력에 기인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만큼 스웨덴의 수비력은 탄탄하고 여기에 선수 개인의 수비력과 더불어 포백의 수비 조직력도 돋보인다. 이로 인하여 스웨덴은 유럽 예선 10경기와 PO 2경기 등을 통하여 27 득점에 단 9실점 만을 허용하는 짠물 축구를 펼쳤다. 문제는 이런 스웨덴이 한국과의 1차전에서는 과연 어떤 축구를 구사 할지가 관건이다. 스웨덴도 한국과 마찬가지고 한국전에 승점 3점을 노리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스웨덴은 유럽 예선과 PO전에서 구사했던 수비에 포인트를 둔 축구와는 전연 상반되는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 할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여기에 허점을 노리는 메뉴얼로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즉, 빠른 역습 플레이와 좌우 측면을 노리는 크로스 전략에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 여기에 대다수 신장이 장신인 선수들에게서 나타나는 민첩성과 스피드 부족을 이용하는 포백 배후 공간을 활용하는 플레이는 물론 1대1 드리블 돌파 및 2대1 패스와 같은 빠른 플레이로 스웨덴의 수비를 공략할 필요성이 있다.

현실적으로 스웨덴을 상대로 하여 김신욱(30, 전북현대), 구자철(29, 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27, 전북 현대),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 황희찬(22, 잘츠부르크) 등의 공격 옵션으로 2골 이상의 다득점을 뽑아낸다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이에 한국에게 주어진 과제는 수비력 강화다. 따라서 피지컬적인 열세에 있는 한국으로서는 2~3선에서 수적 우위에 의한 협력 수비와 커버 플레이를 펼치는 가운데 스웨덴 공격의 핵인 에밀 포르스베리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유럽 예선에서 8골을 기록한 스트라이커 마르쿠스 베리(31.알 아인)의 동선을 최대한 차단하는 데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웨덴이 지난달 발표한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명단에서는 스웨덴을 기적적으로 본선행을 이끈 선봉장 야콥 요한손(27, AEK 아테네)이 제외됐다. 이로 추정할 수 있는 스웨덴 공격 스타일은 에밀 포르스베리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은 단순한 측면 공격에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에게는 매우 희망적인 요소로서 에밀 포르스베리에 대한 개인과 부분적인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피지컬적인 측면에서 열세에 있는 한국으로서는 또 한가지 프리킥, 코너킥 등의 세트피스에서도 각별한 집중력이 요구된다. 누가 뭐라 해도 한국과 스웨덴 경기의 키워드는 중원 싸움이다. 신장과 힘에서 열세인 한국에게 중원 싸움의 우위를 점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강대 강으로 맞대응하기 보다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기성용과 정우영을 축으로 플레이의 템포를 조절하며 2~3번의 패스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유기적인 플레이로 공수 양면에 안정성을 기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원 싸움 승부의 키워드

분명 스웨덴 수비축구 핵심은 포백보다는 중원에 있다. 스웨덴은 유럽 예선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와 가진 2차례의 PO에서 또 한 명의 중앙 수비인 빅토르 린델로프(2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중앙 미드필더 세바스티안 라르손(32, 헐 시티), 알빈 엑달(28, 함부르크)가 중원에서 견고한 수비력을 구축해 팀 전체적으로도 각 포지션간 간격을 촘촘히 유지하며 상대 공격의 예봉을 꺾는 특징을 보여줬다. 특히 어웨이 경기로 펼쳐진 이탈리아와의 PO 2차전에서는 이 같은 면이 두드러지게 나타나 한국에게는 중원 싸움이 첫 승의 키워드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한국이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스웨덴에게 중원 싸움에서 열세에 직면하게 된다면 경기의 주도권을 넘겨주며 스리백, 포백 수비 전술에 따른 견고한 수비력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이는 상대에게 수적 우위로 인한 더 좋은 공격 기회를 제공해주며 선수들의 집중력과 평정심 유지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런 상황이 초래되면 선수들의 체력 소모도 배가되어 전.후반 경기력 차이를 명확히 드러내는 것은 물론 한편으로 역습의 효율성도 그 만큼 떨어지게 된다. 결국 이로 인하여 또 하나 나타나는 단점은 불필요한 파울 남발이다.

가뜩이나 상대 파상공세에 수세 국면에 직면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파울까지 겹친다면 이는 상대에게 실점을 허용할 수 있는 프리킥, 코너킥, 페널티킥 등과 같은 세트피스를 제공해 주는 악재로 작용한다. 축구는 '천변만화(千變萬化)'가 펼쳐지는 스포츠다. 90분 동안의 경기에서 어떤 상황이 어떻게 연출 될지는 벤치에 있는 감독과 코칭스태프 등 그 누구도 모른다. 이럴때 필요한 것이 바로 경기를 조율할 수 있는 리더다. 그렇다면 한국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기성용이야말로 스웨덴 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리더로서 적임자다.

16강 진출, 한국에게 필요한 조건은

먼저 16강 진출을 위한 조별리그 첫 경기인 스웨덴 전은 경기가 갖는 중요성으로 인하여 선수들의 심리적 긴장감은 그 어느 경기보다 높아 선수들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기 힘들다. 이럴때 팀의 리더가 존재한다면 선수들의 플레이는 물론 정신적인 면까지도 아우르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다. 따라서 중원에서의 기성용의 경기 운영 능력에 따라서 경기 흐름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물론 기성용 혼자만의 힘으로 스웨덴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관건은 중원과 공격라인선수 모두가 자기 몫을 완벽하게 수행해 내야만 한다. 이에 기성용을 축으로 한 중원에서의 압박을 바탕으로 공격 플레이가 조직적이면서도 다양성을 띄지 않으면 안 된다.

특히 손흥민에게 집중될 스웨덴의 수비전략을 역으로 이용하는 구자철, 이재성, 황희찬 등의 플레이가 빛을 발해야만 스웨덴의 견고한 포백 수비력은 물론 각 포지션간 간격 유지로 좀처럼 공간을 허용하지 않는 스웨덴의 수비벽을 허물고 궁극적인 목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다. 분명 한국과 스웨덴 경기 승부 키워드는 중원이다. 만약 한국이 중원에서 밀린다면 가뜩이나 수비취약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한국의 수비는로서는 제공권까지 갖추고 있는 스웨덴 공격에 일격을 당할 수밖에 없다. 사실 피지컬적인 우월성을 지닌 팀과 상대하기란 결코 쉽지않다. 그렇다고 경기에 앞서 기세까지 꺾이면 한국은 스웨덴을 맞아 무기력한 경기로 끝맺음을 할 수 있다.

때문에 한국은 승리에 대한 지나친 욕심과 의욕을 앞세우기보다는 90분 경기 동안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집중력을 잃지 않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준비에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 컨디션도 최상이어야만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고, 아울러 신태용 감독의 맞춤형 전술과 전략 역시 필승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팀 주축 선수였던 수비의 핵심 김민재(22.전북 현대)와 미드필더 이근호(33, 강원 FC), 염기훈(35, 수원 삼성), 권창훈(24.디종 FC)의 줄부상 낙마로 전력에서 이탈한 데 이어, 김진수(26, 전북 현대)마저 정상 컨디션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플랜A, B 가동의 수정이 불가피한 신태용호다.

따라서 스웨덴 전은 신태용 감독의 필승 전략이 그 어느 경기보다 중요시 된다. 즉, 전체적인 경기 운영을 어떻게 가져 갈것이며 또한 승부처를 전.후반 어디에 둘것인가와 함께 젊은 패기냐 경험에 의한 노련미냐 등의 적절한 용병술 선택이다. 분명 스웨덴은 세계축구 강국 프랑스를 꺾었고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를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시키는 위세를 떨치며 본선 무대에 선 막강한 상대다. 하지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 LA 캘럭시)가 빠져 자국에서 조차 16강 탈락을 예상하고 있을 만큼 '양날의 검'인 팀이어서 한국에게 결코 두려워 할 상대만은 아니다. 이에 승리에 대한 기대치는 얼마든지 열려 있다. 천하의 스페인과 포루투갈도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에게 무릎을 꿇었다. 축구는 그 만큼 '천변만화'가 펼쳐지는 스포츠다. 6월 18일 러시아의 니즈니보브고로드 경기장에서 한국은 과연 '천변만화' 경기의 아름다운 승전가를 부를 수 있을까 벌써부터 국민들의 눈과 귀가 니즈니보브고로드 경기장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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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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