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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의 첫 꽃은 일찍 따줘야 한다
▲ 고추 방아다리 고추의 첫 꽃은 일찍 따줘야 한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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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조금씩 가까이 오고 있음을 아는 듯 녹색으로 물들고 있는 감자밭에는 어느새 꽃봉오리가 보인다. 일찍 심었던 감자와 보름 정도 늦췄던 감자의 성장이 비슷한 것을 보면 일교차가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다.

봄부터 잦은 비 때문에 5월 초에 시작해야 하는 작물파종이 늦어지고 있어서 걱정이지만, 감자의 성장기에 필요한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 다행이기도 하다. 짚신을 파는 아들과 우산장사를 하는 아들을 둔 어머니와 같은 심정이 요즘의 농심(農心)이 아닐까 싶다.

입하(立夏, 5월 5일) 절기에 고추와 같은 과일채소의 모종을 심었다면, 소만(小滿, 5월 21일) 절기를 지나면서 한 개의 줄기가 두 개로 나눠지는 방아다리가 생긴다. 첫 번째 방아다리에 꽃이 피면 열매를 맺기 전에 또는 작은 고추일 때 따주는 것이 고추 생육에 도움이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뿌리로부터 올라오는 양분을 방아다리의 고추가 독식하면서 균형 있는 성장이 되지 않는다. 첫 번째 고추(꽃)를 일찍 제거해주면 양분은 균형있게 분배되면서 역삼각형 모양으로 줄기를 뻗으면서 층층이 방아다리를 만들면서 열매를 맺는다.

방아다리의 첫 열매를 일찍 제거하지 않은 고추는 사진처럼 생육장애를 겪는다.
▲ 방아다리 방아다리의 첫 열매를 일찍 제거하지 않은 고추는 사진처럼 생육장애를 겪는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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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방아다리 아래의 줄기에는 10개 남짓의 잎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로 겹치지 않는 방향으로 돼 있다. 줄기와 잎 사이에는 곁순(새로운 줄기)이 나오는데, 곁순도 일찍 제거를 하면 균형 있는 성장을 한다. 방아다리 아래의 줄기는 곁순만 제거하고 잎은 남겨둬야 하지만 모두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광합성을 하는 잎을 제거하는 것은 고추의 생육과 병충해의 저항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며, 본연의 역할이 끝나면 스스로 떨어져 나간다. 몇 년 전 농가를 방문했을 때 유기농으로 고추농사를 짓는 농부는 고추에 병(病)을 부르는 아주 잘못된 행위라고 했다. 함께 간 일행은 그의 고추밭에 쭈그리고 앉아 곁순을 하나씩 엄지와 검지로 따냈다.

그러나, 고추를 많이 경작하는 농민이 곁순만 제거하는 일은 힘들고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일손이 부족한 현실에서 방아다리 아래의 곁순과 잎을 한번에 훑어버리는 것을 이해못할 것은 아니다. 잎까지 따줘야 탄저병을 막을 수 있으며 고추가 많이 달린다는 속설도 있지만 잎은 남겨두는 것이 작물 생육에 이롭다.

방아다리 아래의 곁순(왼쪽)도 일찍 제거한다. 첫 꽃과 곁순이 제거된 고추(오른쪽)
▲ 곁순 방아다리 아래의 곁순(왼쪽)도 일찍 제거한다. 첫 꽃과 곁순이 제거된 고추(오른쪽)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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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와 마찬가지로 가지도 방아다리에 생기는 첫 열매(꽃)는 일찍 제거해야 생육에 이롭다. 방아다리 밑으로는 여러 개의 곁순이 생기는데 모두 제거하거나 한두 개는 남겨두기도 한다. 일정한 크기로 성장하면 수확을 하고 주변의 오래된 잎은 제거를 해줘야 양분이 순환되면서 잘 자란다.

토마토는 원줄기와 잎 사이에서 곁순이 나오는것을 제거해야 한다. 열매를 수확 후에는 주변의 오래된 잎은 잘라내는 것이 양분 순환에 도움이 된다. 토마토는 물을 많이 흡수하면 껍질이 터지는 열과 현상이 발생하므로 물을 많이 안 주는 게 좋다. 농장에서는 토마토가 익을 무렵부터는 수확이 끝날 때까지 물을 주지 않는다.

토마토는 원줄기와 잎사이에서 곁순(빨간원)이 나오는것을 잘라준다
▲ 토마토곁순 토마토는 원줄기와 잎사이에서 곁순(빨간원)이 나오는것을 잘라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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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이 잘 성장하고 결실이 좋아야 하는 조건에는 필연적으로 흙속으로 뿌리를 잘 내릴 수 있어야 한다. 흙 위의 작물만을 본다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알려진 작물관리를 했더라도 생육이 부실하다면 기상 조건과 흙의 조건이 작물성장에 적합했는지 등을 생각해봐야 한다.



태그:#고추, #방아다리, #곁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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