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5.21 09:57최종 업데이트 18.09.20 11:13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 논란 이후 국회의원 정치자금 사용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전수조사하자"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대표적이다. 이 청원에는 지난 8일 오전 10시 현재 25만 7467명이 참여했다. 

<오마이뉴스>는 6.13 지방선거 출마자, 그 중에서도 전국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선 19대·20대 국회의원 출신 16명의 정치자금 씀씀이부터 들여다봤다. 가장 길게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의 자료다. 이 분석 결과가 유권자들의 선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편집자말]
 

재선 도전하는 남경필, 가장 돈 많이 쓴 곳은?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는 19대 국회의원 당시 2014년 지방선거를 통해 경기지사에 당선됐다. 이번에 재선을 노리는 그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국회의원으로서 총 2억6629만4747원의 정치자금을 썼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지출 항목은 정치(60.7%, 약 1억6161만원)다. 남 후보는 이 중 약 1억 4236만 원을 본인 자산 차입금 변제 명목인 '금융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정치 항목 지출 금액 중 약 88%에 해당된다. 그 외에 2012년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자금 명목으로 1000만 원, 여론조사 비용 및 전수조사 인건비로 총 925만 원 사용했다.

 

정치 항목 다음으로 비중이 큰 인건비는 총 지출 정치자금의 22.4%인 5960만 원이었다. 직원 퇴직금 명목으로 20만 원에서 25만 원 씩 정기적으로 적립한 것이 눈에 띈다. 적립한 퇴직금의 총액은 410만 원이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정치자금 논란 당시 "국회의원이 보좌직원들에게 정치활동 보좌에 대한 보답과 퇴직에 대한 위로를 위해 통상적인 범위 안에서 금전을 지급하는 것은 정치활동을 위해 소요되는 경비에 해당해 정치자금법에 위반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간담회는 총 4회 밖에 되지 않았다. 이 때 쓰인 정치자금은 총 지출액의 1.1%인 약 304만 원, 그 중 2013년 12월 조찬간담회 때 약 218만 원을 지출했다. 언론인과의 식사는 없었다. 신문·잡지 구독 등으로 총 지출액의 2.9%인 약 766만 원을 썼다.

 

홍보 항목은 약 838만 원으로 총 지출액의 3.1%가 쓰였다. 현수막 제작비용이 홍보 항목 비용 38%(약 318만 원)를 차지한 점이 눈에 띈다. 의정보고서 관련 비용은 약 111만 원이었다. 후원은 총 지출액의 1.1%인 300만 원에 그쳤다. 이는 2012년 11월 당비로 낸 금액이다.

 

 

 

   

 

활발한 '식사정치' 펼친 김영환, 그 장소는?

 

바른미래당 김영환 경기지사 후보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총 8억9529만627원의 정치자금을 썼다.

 

1450건. 약 6689만 원(총 지출 정치자금의 7.5%)을 지출한 간담회 항목 중 식대 지출 건수다. 이 중 단순히 '식대' 등으로만 사용내역이 기재된 경우를 제외해도 541건이다. 간담회 항목 중 다과 지출 건수까지 합치면 1153회에 달한다. 약 5014만 원(총 지출 정치자금의 5.6%)을 지출한 언론 항목 역시 식대 지출 비중이 높았다. 기자 식대로만 언론 항목 지출 비용의 85%인 약 4276만 원을 썼다. 경쟁자 중 한 명인 남경필 후보의 경우와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차이점이다.

 

활발한 '식사 정치' 가운데 아들과 딸이 운영하는 가게에서 정치자금을 쓴 점이 눈에 띈다. 구체적으로 김 후보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아들이 운영하는 서울 성북구 소재 A 카페에서 다과 및 식대 등의 명목으로 47번, 약 816만 원을 썼다. 딸이 운영하는 서울 중구 소재 B 쿠키전문점에선 2015년에 다과 및 식대 명목으로 11번, 약 192만 원을 썼다.

 

다과·식대 명목 지출 중 가장 큰 지출도 아들의 카페에서 발생했다. 김 후보는 2014년 12월 30일 전당대회 관련 동료 의원들과 간담회 식대 명목으로 약 90만 원을 아들의 카페에서 썼다. 간담회 식대·기자 식대 지출 총 927건 분석 결과, 김 후보가 가장 즐겨 찾은 곳도 아들의 카페로 총 지출건수가 38건이었다. 그 뒤를 이은 것은 성북구 소재 중식당 '청도(29건)', 국회 의원회관 식당(27건)', 여의도 한식당 '가시리(17건)', 여의도 일식집 '카츠라(16건)' 등이었다. 딸의 쿠키전문점에서는 2015년 2월 3일 '세계 한인 사회의 위상을 높인 분들 World Korean 중진의원 정책간담회' 식대 명목으로 48만 원을 썼던 것이 가장 큰 지출이었다.

 

자신이 창업했고 현재 본인의 동생이 대표로 있는 가상스튜디오 방송장비 전문업체 (주)다림비젼에 대해서도 정치자금을 지출했다. 김 후보는 2013년 5월 10일 의정활동 활용 버츄얼 방송국 장비를 250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 약 210만 원(항공권 구입 목적)을 지출했던 2013년 4월 'NAB미국방송박람회 및 월드옥타회원 간담회 참석' 출장 땐 당시 NAB 박람회에 참가했던 (주)다림비젼의 부스를 방문한 적도 있다. 동생인 김영대 대표는 당시 부스 방송에 그와 함께 출연, "의원님이 개인방송국의 아이디어를 국회에서 전국에 활용하게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법적으로 위법한 정치자금 지출은 아니다. 특히 아들·딸 가게에서 간담회 식대·다과 등의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지출했던 점은 20대 총선 전 언론 보도로 알려진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당시 선관위 조사 결과 아무 문제 없는 지출이었다, 정상적으로 (선관위에) 등록하고 사용했던 내용들"이라며 "2016년 총선 전 관련 언론 보도 탓에 몇백 표 차로 낙선하는 등 피해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선관위 측 역시 "당시 언론보도 이후 정치자금 내역을 조사했지만 정상적인 정치활동에 쓰인 것으로 '혐의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그 외에도 간담회 '장소'가 특이했던 경우는 더 있다. 김 후보는 2012년 6월 11일 화장장 대책 마련 시·도의원 전문가 간담회 식대 명목으로 약 22만 원을 썼다. 장소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소재 골프장 '제일컨트리클럽'의 카페였다. 2015년 4월 27일 의료 생협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 식대 명목으로 약 24만 원을 지출한 곳은 강남구 청담동 소재 '차움의원' 내 식당이었다. 이곳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가명' 진료로 국정농단 사태 당시 유명세를 탔던 곳이다.

 

후원에는 총 지출 정치자금의 1.5%, 약 1384만 원을 썼다. 총 지출 건수 99건 중 93건이 단체 후원이었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안산본부와 사단법인 한국미래발전연구원(이하 미래연)에 대한 정기 후원이었다. 미래연은 참여정부에서 장·차관 등 고위직에 기용됐던 학자들이 주축이 된 싱크탱크다. 김 후보는 이와 관련한 지출 내역에 "노무현 가치 발전 연구소 후원"이라고 기재했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는 총 59개 항목으로 전·현직 국회의원 출신 6.1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정치자금을 분석했습니다. 구체적인 분석 항목은 ▲ 간담회 : 다과-식대 ▲ 교통 : 버스-철도-택시-항공-해외출장 ▲ 사무실 : 사무실 보증금-사무실 임대료-숙소 임대료-숙소 관리-인테리어-통신-식대-비품-다과-기타 ▲ 언론 : 광고-기자식대-기자다과-신문구독-잡지구독-연감·도서구입 ▲ 인건비 : 급여-상여금·수당-4대보험-단기근로-인턴 ▲ 정책 : 정책연구-교육-도서구입 ▲ 정치 : 인건비-금융-여론조사·컨설팅-송사-정치활동 ▲ 차량 : 구입-렌터카-유지비-주유 ▲ 홍보 : 의정보고서 제작-발송-인건비-현수막-인터넷-우편-문자발송-화환.근조-상장-기타 ▲ 후원 : 단체-의원-후보-일반당비-직책당비-특별당비-선물-의원모임-반환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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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연재 국회의원 정치자금 공개(2012-2022)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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