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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간단하게 빨리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국수를 선택한다. 오늘도 바쁜 시간 쪼개어 빨리 후루룩 먹고 가려는 의미로 국수가게를 찾았다.

일전에 OO동 엄마 병원을 찾았다가 (당시는 내가 간병을 하고 있었음으로)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는 상황이라 빨리 먹고 들어가려고 '분식'이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가 국수를 주문했다.

'국수' 하면 왠지 저렴한 서민의 음식이요, 또 '분식집' 하면 몇천 원으로도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곳 아니던가. 잔치국수를 시켰고 오랜 간병에 허기지고 힘이 들어 단백질을 보충하자는 의미로 계란말이도 하나 추가했다. 그런데 웬걸.

계산하며 얼마냐고 물었더니 1만6000원이란다. 배가 고팠던 이유도 있었지만 국수 몇 젓가락 크게 휘저으니 없었던 데다(국물은 멸치육수로 직접 우렸는지 어릴적 엄마가 해주던 육수 맛 그대로 고향의 맛, 엄마의 품을 느낄 수 있는 맛이었다) 위에 고명이라고는 채친 당근과 양념간장 외에 없었는데 너무 터무니 없는 가격에 국수 가격을 물어봤다.

국수가 6000원, 계란말이가 무려 1만 원이었다. 헉. 병원 지근거리라 보호자들이 많이 오는 곳인데 물론 열심히 정성껏 만들어주셨겠지만 내가 생각한 국수 가격에 비해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의 손맛을 떠올릴 수 있는 분식집 간판으로 아픈 엄마를 떠올리며 들어간 나로서는 더더욱 말이다. 물론 직접 담근 김치와 물김치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정도로 일품이었다. 그와 함께 아주머니의 넉살 좋은 농담들도 유쾌했고, 건강하셨던 모습의 엄마를 느끼기도 했다. 다만 음식 가격에 조금은 내상을 입었다. 상처라고까지 말하기에는 그렇지만.

그리고 오늘, 체인점으로 운영되는 국수OO에 들렀다. 외식을 잘 하지 않는 나로서는 분식집에서의 국수 가격에 놀란 기억으로 체인점으로 운영되는 브랜드 국수식당이니 더 비싸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국수에 만두 4개가 지난 번 분식집 잔치국수와 같은 가격이었다.

생면국수 안에는 각종 야채가 수북히 쌓여 나왔고 감칠맛 나는 유부까지 들어있었다. 육수도 일품이었다. 더군다나 국수와 함께 나온 만두 4개. 국수를 먹고 만두 한 입. 국수 가격으로 내상입은 마음에 한 줄기 위로가 스쳤다.

사실, 밀이 흔한 요즘에야 국수가 저렴한 서민음식으로 자리잡았지 조선시대 이전 고려시대 기록 등을 보면 국수는 귀한 잔치음식이었다. '고려사'를 보면 국수가 굉장히 귀한 고급음식으로 상류층들만 먹을 수 있었으며, 일반인들은 생신잔치나 결혼식에서만 맛볼 수 있었다고 한다. 혹은 제사 때나 한 번 올릴 수 있는 음식이 국수였다는 기록도 있다.

그 유래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와 제사, 결혼식, 생일 등 잔치에 주로 쓰이고 있다. 부모님 환갑이나 칠순잔치 때는 국수 가닥 처럼 오래오래 사시라고 또 아기 돌잔치에 나오는 국수의 의미는 길게 무병장수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이처럼 잔치음식으로만 먹어 오던 귀한 음식 국수를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다.

슈퍼에 가면 저렴한 가격의 마른국수들을 볼 수 있다. 육수들도 판다. 멸치육수, 소고기육수, 각종 해물야채 육수까지. 아예 '국수와 육수를 한 데 묶어 한번에 끓여 드실 수 있다'는 문구로 파는 제품도 있다.

현대식 국수들도 등장해서 어묵국수는 물론, 바지락 넣은 국수는 알려진 지 오래됐고 비빔국수, 골벵이 야채국수 등 어느 요리에서도 다양하게 쓰이는 것이 바로 국수다. 베트남에서 건너 온 쌀국수도 인기 음식 중의 하나이다.

어릴 적 엄마가 해주시던 멸치육수 국수가 너무나 먹고 싶은 오늘이다.

덧붙이는 글 | 제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https://blog.naver.com/daisylee1977/221273948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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