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섬진강으로 떠나는 여행을 위해 아침 일찍 고속버스터미널에 갔다. 오랜만에 멀리 떠나는 여행이 너무 설레어서였을까.
고속버스 탑승을 위해 승차홈으로 가는데 현금, 버스표가 들어있는 지갑이 안보였다. 휴대폰까지 사라진 걸 안 순간, 10여분 전에 다녀왔던 화장실이 퍼뜩 떠올랐다. 자책과 기도(이럴 때만)를 하며 화장실로 날아갈 듯이 뛰어갔지만 찾으리란 기대는 거의 하지 않았다.
이용했던 화장실 앞에 가니 한 젊은 군인이 막 나오고 있었다. 그 안에는 지갑과 휴대폰이 얌전하게 놓여있었다. 갑자기 내가 사는 이 도시가 좋아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