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을 이용해 육지로 왕래 할 수밖에 없는 인천 도서지역 주민들이 해운사의 엉성한 일처리에 두 번 울고 있다.

인천항여객터미널에서 서해의 섬들을 운항하는 해운사는 인터넷 예매표를 제외하고 도서지역 주민들을 위해 현장에서 발급하는 '도서민 현장표'를 배정한다.

주민들은 뱃시간 보다 훨씬 이른 시간 해운사에 가서 '도서민 우선발급 청약 신청자 명단'에 이름을 적고 선착순으로 표가 발급될 때 까지 기다려야 한다.

24일 아침 인천에서 백령도로 가는 7시 50분 선박을 이용하기 위해 6시부터 대기하고 있던 주민 A씨는 20번대 순서로 명단을 적었지만 결국 배를 이용하지 못했다. 표를 신청 할 당시 도서민 현장표가 60장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군인들에게 먼저 표가 돌아갔기 때문이다.

일반 사병이 육지로 휴가를 나올 경우에는 미리 명단이 해운사로 제출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좌석이 준비되고, 직업군인의 경우 해운사 규정상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명단을 작성해서 선착순으로 배정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해운사 측은 이런 과정을 무시하고, 기다리고 있는 주민들을 뒤로 한 채 군인들에게 먼저 표를 주는 것이 상례다.

문제는 또 있다. 한 예로 오전 7시 배를 타기 위해서는 10분 전인 6시 50분까지 개찰을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배표는 이보다 10분전에 지급되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주민들은 표를 받고도 배를 타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

이날 배를 기다리던 A씨는 "현장표가 60장이었는데 내가 스물 몇 번째로 이름을 적었으니 당연히 탈 줄 알았는데 표를 배정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보다 먼저 와서 표를 받은 사람들도 시간이 없어 배를 못 탄 경우도 있다. 해운사가 일만 제대로 했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문제인데 엉성한 일처리로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 배를 타지 못한 주민들은 한 시간을 더 기다려 다른 배를 탈 수밖에 없었다.

해운사 직원은 <시사인천>과의 통화에서 "군인들과 주민들은 동일하게 명단을 작성하고 기다려야 한다"면서도, 당일 표를 군인들에게 먼저 배정 한 것을 인정했다.

이어 "다음에 출항하는 배가 있어서 주민들이 그 배를 타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일을 진행 한 것이다. 승선 할 때는 정신이 없고 바빠서 실수를 한 부분도 있다.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에 주민들은 "표 발급 기준이나 체계를 제대로 만들어 놔야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현장에서는 해운사 직원들 말을 따를 수밖에 없으니 이런 일이 또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며 "섬에서 육지를 이동하는 것 자체도 힘든데 선박 이용까지 불편해서야 되겠느냐"고 언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