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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0시, 한반도평화만들기 은빛순례단 관계자들과 박인국 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장이 평화를 주제로 자유토론을 벌이고 있다.
 25일 오전 10시, 한반도평화만들기 은빛순례단 관계자들과 박인국 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장이 평화를 주제로 자유토론을 벌이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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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진보시민단체로 구성된 한반도 평화 만들기 은빛순례단과 보수 단체인 자유총연맹대전시지부 관계자가 만났다.
 
25일 오전 10시, 한반도평화만들기 은빛순례단(아래 은빛순례단) 관계자들이 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장과 90분 동안 자유토론을 벌였다.
 
은빛순례단은 '핵무장과 전쟁이 없는 한반도의 생명평화 실현'을 중심으로 공존과 상생의 메시지를 들고 국토 순례를 하고 있다. 후손들에게 평화로운 세상을 물려주자는 뜻에서 전쟁의 참상을 직간접으로 경험한 60세 이상의 은빛세대가 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3.1절을 시작으로 서울과 충북 지역을 찾아 종교계와 진보, 보수 진영과 만나고 있다. 이날 은빛순례단의 자유총연맹대전시지부 방문은 보수 단체로서는 처음이다.
 
박인국 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박 시지부장은 "자유총연맹은 국민운동시민단체로서 나라가 균형을 잡고 갈 수 있도록 평형수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변화의 시대에 걸맞은 내부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총연맹 하면 지난해 태극기집회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다"며 "이미지를 벗기 위한 새로운 가치관 갖기 운동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 보수진영은 진정한 우파라기보다는 기득권 세력인 경우가 많다"며 "인식 전환을 위한 내부 교육 등 사업비 지원을 자유총연맹 본부에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전시지부장은 지난 1월 취임했다.
 
이부영 운영위원장 "한반도 신경제 구조가 발표될 것..남남갈등 극복해야"

순례단에 참가하고 있는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전 의원)은 "남북정상회담으로 보수·진보의 대치가 의미가 없어지는 시기가 오고 있다"며 "하지만 보수·진보 진영의 습관이 변화를 쫓아가지 못하고 여전히 이념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신경제 구조가 발표될 것"이라며 "철도와 가스, 송유관이 북쪽과 연결돼 에너지 부문이 경쟁력이 향상되고 북방경제를 통해 북도, 남도 서로 도움이 되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우선 남남갈등을 넘어서야 한다"며 "대전에서 보수시민단체와 진보시민단체가 대화를 통해 합의하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평화만들기 은빛순례단 관계자들과 박인국 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장이 자유토론 직후 기념쵤영을 하고 있다.
 한반도평화만들기 은빛순례단 관계자들과 박인국 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장이 자유토론 직후 기념쵤영을 하고 있다.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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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법 스님은 박 대전시지부장에게 더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도법스님은 "자유총연맹대전시지부가 자리한 대전형무소 옛터에서는 한국전쟁 시기 좌, 우익의 이름으로 서로 1만 명 가까운 민간인이 희생됐다"며 "오는 6.25에 즈음해 좌, 우익 희생자를 위한 상생의 합동 위령제를 지역사회가 함께 지내자"고 제의했다. 도법스님은 "은빛 순례단과 종교계가 극단적 대립과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중간 역할을 기꺼이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도법스님은 지난 2006년에도 생명평화탁발순례단 일원으로 대전형무소 옛터를 찾아 좌우 이념대립 등으로 학살 당한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합동 위령제를 개최했었다. 대전형무소는 전쟁 시기 좌우대립이 낳은 가장 비극적인 장소로 알려져 있다.
 
박인국 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장 "인식 전환 위해 내부 교육 강화할 것"

박인국 자유총연맹대전시지부장이 은빛순례단에게 건넨 격려글
 박인국 자유총연맹대전시지부장이 은빛순례단에게 건넨 격려글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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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전시지부장은 이에 대해 즉답은 하지 않았다. 다만 "남북이 서로 체제를 보장하고 단계적 교류협력을 강화해 연방제로 나가야 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회원들과 공유하고 평화의 시대에 걸맞은 인식 전환을 위해 교육과 간담회 등 사업을 적극적으로 벌이겠다"고 밝혔다.

 
박 지부장은 자유 토론 직후 은빛순례단에 "숭고한 뜻을 깊이 공감한다"며 "함께 하겠다"는 다짐의 글을 써 건네기도 했다.
 
은빛순례단은 이날 대전형무소 옛터에 있는 우익 희생자 추모비를 둘러본 후 오후에는 좌익 희생자가 묻힌 산내 골령골과 인동 만세운동 현장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순례단은 이후 전북, 전남, 경남 순으로 전국을 돌며 진보 보수진영을 만나 우리 안에 쌓인 내부 갈등을 해소하는 평화 만들기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태그:#자유총연맹, #은빛순례단, #평화, #국토순례, #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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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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