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을 비롯해 홍성과 당진, 서산 4개 시군 내포역사문화의 흔적들을 따라 걷는 26개 코스, 총연장 320㎞의 길은 심지어 아름답기까지 하다. 매년 이맘때 (사)내포문화숲길(이사장 지운스님) 주최로 4개 시군을 돌아가며 걷기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지난 7일 당진시에서 '제4회 내포문화숲길 걷기축제'가 진행됐다. 면천읍성에서 출발해 몽산성터를 잇는 숲길에서는 이 지역에 '두견주'라는 특산물을 탄생시킬 정도로 유명한 진달래꽃이 어김없이 사람들을 맞았다.
하물며 가장 긴 코스를 보유하고 있는 예산은 어떠랴.
(사)내포문화숲길 문순수 사무처장은 예산군 코스 가운데 봄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가야구곡길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특히 덕산면 옥계저수지 인근에 위치한 옥병계에서부터 내포문화숲길 예산방문자센터 사무실이 위치한 덕산도립공원 주차장까지 3㎞구간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아무리 무심한 이라도 기어이 봄을 타게 만들어 놓고 만다.
옥병계와 헌종태실이 증명하듯 산좋고 물좋은 명당, 옥계저수지 수변으로 오솔길 처럼 좁고 길게 만들어놓은 나무데크는 흙길과 만났다 이어지며 억지스럽지 않은 운치를 선물한다. 전망 좋은 정자에 자리를 잡고 봄을 느끼노라면 술 한잔에 시 한수를 읊던 옛 선비들의 풍류를 흉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벚꽃을 놓쳤다고 속상해할 필요는 없다. 길을 따라 걷노라면 멀리 보이는 푸른 숲 사이 연분홍 꽃망울을 터뜨린 산벚꽃, 꽃 문외한도 한눈에 알아채는 산목련, 너무 멀어 불분명한 생강나무꽃과 산수유꽃이 아련하다. 뿐이랴. 농부들의 땀이 만들어낸 논밭의 새기운이 주는 평화라니.
그리고 5월이면 이팝나무가 줄지어 하얗게 피어날 예당저수지 둘레길.
"예당둘레길은 엄밀히 말해 내포문화숲길 코스는 아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문 처장은 "길은 다 이어지는 것이다. 걷는 길들이 만들어지고, 이름이 붙는다고 해서 인근 길을 연계해 걸어서는 안되는 게 아니다"라고 웃으며 "백제부흥군길의 백미인 봉수산 길과 함께 봄길이 아름다운 예당둘레길을 꼭 걸어보시라"고 권했다.
한편 (사)내포문화숲길에서는 한달에 두 차례 '주말걷기'와 '수요걷기' 등 함께 걷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구간별 해설과 출발지로 되돌아오는 차량서비스를 제공한다. 참가비는 5000원, 상세일정은 누리집(
www.naepotrail.org)을 참고하면 된다. 내포문화숲길을 완주하면 구간별 완주 배지를 기념품으로 받을 수 있다. 문의 ☎041-338-0773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