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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태어난 천사 같은 아이와 소중한 추억거리를 차곡차곡 만드는 행복한 아빠입니다. 아기를 혼자 돌봐야 하는데 걱정이 많은 아빠들을 위해 아기와 둘이 있으면서 익힌 육아 노하우와 재밌는 이야기를 독자 분들과 함께 하고자 합니다. 글에서 설명하는 육아 이야기는 제 아이를 키우면서 제가 느낀 주관적인 사견임으로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글이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편집자말]
"아야! 내 머리카락!"

쿨쿨 잠에 취해 있는 엄마를 보고 아기가 방긋 웃으면서 몸을 날립니다. 엄마를 힘껏 안더니 과한 애정표현으로 머리를 잡아당깁니다. 이제 아빠가 엄마의 피로회복을 위해 아기를 데리고 나올 때가 되었네요.

배고픈 아기가 분유를 초스피드로 먹고 놀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놀다가 갑자기 아기가 정지화면처럼 멈춰있네요. 앗! 아기의 '모닝응가' 시간이 왔나 봅니다. 응가를 어찌나 많이 쌌는지 아침부터 아기를 씻겨줘야겠습니다. 이번 기사에는 신생아 시절부터 돌까지 육아빠의 아기 목욕시키기 꿀팁을 소개합니다.

가장 조심스럽고 섬세한 신생아 목욕

먼저 한 달 이내의 신생아 목욕시키기입니다. 이때는 매일 씻기기보다는 일주일에 3회 정도만 씻기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가 아직은 면역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체온이 쉽게 내려가서 감기에 들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신생아 목욕 시 주의할 점은 반드시 알아둬야 합니다.

첫째, 반드시 아기를 씻기기 전에 수건과 갈아입힐 옷과 로션 등을 미리 준비합니다. 신생아는 한시도 눈을 떼면 무슨 일이 어떻게 생길지 모릅니다. 특히, 겨울철에 '일단 씻기고 보지 뭐'라는 생각으로 아기를 잠시 바닥에 눕히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있으면 턱을 부르르 떠는 아기를 보면서 깊은 후회를 하게 될 겁니다. 그러니 목욕 후에 필요한 용품은 미리 따뜻한 방에 준비해 놓습니다. 

둘째, 목욕물은 따뜻하게, 시간은 짧게 합니다. 목욕물은 38도에서 40도 사이 정도로 우리가 손으로 만져봤을 때 따뜻한 느낌이 들 정도로 준비해야 합니다. 이보다 온도가 낮으면 아기가 추워하고, 40도를 훌쩍 넘기게 되면 아기의 연약한 피부가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또, 목욕하는 시간도 중요한데요. 아기가 물에 가면 안정을 느껴서 기분이 좋아 보인다고 너무 길게 물에 있으면 추울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5분 내로 목욕을 끝내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목욕이 끝난 후에는 머리에 물기가 남아 있지 않게 잘 말려주고, 로션 바르기와 옷 입히기 시간을 최대한 짧게 해서 아기가 감기 들지 않게 해주는 것 잊지 마세요.

셋째, 세면대나 작은 아기 욕조에서 아기를 한 손으로 꼭 잡고 씻깁니다. 아기가 아주 작을 때는 화장실의 세면대에 물을 받아서 씻겨도 충분합니다. 아기가 작을 때만 할 수 있는 편한 방법이니 가능할 때 꼭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작은 아기 욕조에서 씻길 때는 아기를 반드시 한 손으로 몸을 받친 상태로 씻겨야 합니다. 아기는 아직 머리가 무겁고 허리에 힘이 없거든요. 또, 잘못하면 귀에 물이 들어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하니 육아빠들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한눈팔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아기 목욕 후 잘 말려주세요
 아기 목욕 후 잘 말려주세요
ⓒ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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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 이후 아기 목욕 필수 육아템

정말 조심조심했던 신생아 시기를 지나 목 들기를 조금씩 연습하기 시작하는 50일 시기가 왔습니다. 이 시기의 목욕 역시 신생아 시기처럼 당연히 씻은 후 준비도 잘하고 적당한 온도를 맞춰 한눈 팔지 않는 육아빠의 모습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 필수 육아템이 있다면 이제 아기 목욕! 자신 있습니다. 바로, 아기전용 목튜브인데요. 저는 아기 낳기 전에는 듣도 보도 못한 아이템이었지만, 이걸 사고 아기를 목욕시키니 신세계가 찾아왔습니다. 아기가 열심히 튜브를 차고, 수영을 하면서 힘을 빼니 이 날은 밤에 잠도 아주 잘 잤습니다. 아기전용 목튜브의 사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먼저, 집에 있는 욕조에 따끈한 물로 욕조의 80% 정도 물을 채웁니다. 다음, 아기의 옷을 벗기고 몸에 따뜻한 물을 뿌려줘서 입탕 준비를 하고, 아기 전용 목튜브를 조심스레 채웁니다. 100일 이전의 목을 잘 못 가누는 아기에게 목튜브를 채울 때는 아기 목이 뒤로 확 넘어갈 수 있으니 되도록 엄마와 둘이 하거나, 혼자 할 경우에는 안전한 매트가 있는 곳에서 튜브를 채워주는 게 좋습니다. 준비를 마쳤으면 드디어 아기가 욕조에 들어갑니다.

'응답하라 엄마뱃속'일까요? 아기가 양수 속에서 열심히 수영 연습을 한 건지, 수영을 배우지도 않았는데 발도 잘 차고 제법 수영을 잘 합니다. 이때는 신생아 시기가 아니니 아기가 즐거워하면 목욕 시간도 5분부터 10분 이상까지 천천히 시간을 늘리는 것도 좋습니다.

주의할 점! 아기의 수영 모습을 보면 너무 귀여워서 '심쿵' 하는 마음에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는데요. 카메라에 물이 튀어 고장이 날 수 있으니 너무 좋은 카메라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 욕조에서 아기가 목욕을 하고 나오면 욕조 물이 아까우니 엄마, 아빠가 물이 식기 전에 목욕을 해서 물 절약을 실천해 보세요.

아기전용튜브
 아기전용튜브
ⓒ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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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기에게 목욕시간은 물놀이 시간

생후 10개월이 되어 아기가 살이 피둥피둥 오르면서 목살과 턱살이 많아지고, 튜브를 잡아 뜯고 먹으려는 등의 거친 행동을 하게 됩니다. 아기 전용 목튜브 사용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목욕 방법을 조금 바꿀 때가 된 것 같네요. 이 시기에는 엄마, 아빠가 한 손으로 아기를 잡고 한 손으로 씻기기가 힘이 부치기 시작합니다. 아기를 욕조 안에 서 있거나 앉아 있게 하고 샤워기로 아기를 씻겨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제 아기에게 목욕시간은 재밌는 물놀이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 시간은 육아빠와 아기가 교감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순간입니다. 물도 함께 첨벙첨벙 하고, 아기와 대화하면서 정을 키워 보세요. 이 시기 목욕 때 유의할 점입니다.

첫째, 목욕시간을 따로 정하기보다는 아기가 대변을 많이 봤을 때에 씻깁니다. 그래야 일석이조의 효과기 있기 때문이지요. 물론, 대변을 볼 때마다 목욕을 시키지는 않습니다. 대변의 양이 적고, '똑' 떨어지는 덩어리 응가를 쌌을 때는 아기용 물티슈로 닦아주고, 대변의 양이 많고, 묽은 응가를 했을 때 씻겨주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샤워기로 아기를 목욕시킬 때 적절한 물의 온도를 확인합니다. 아무래도 샤워기로 아기 목욕을 시키다 보면 갑자기 물이 차가워지거나, 뜨거워지는 일이 빈번합니다. 이게 심하면 아기가 화상을 입거나, 놀라서 울거나 미끄러져서 다칠 우려도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셋째, 욕조에서 아기가 물장난을 할 때 절대 한눈팔면 안 됩니다. 이 시기의 아기들 목욕은 신생아 시기와는 또 다른 의미로 위험합니다. 아기가 활동력이 강해서 욕조 안에서 움직이다가 미끄러질 수도 있고, 머리를 딱딱한 곳에 '쿵'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기가 잘 놀도록 하되 적절한 타이밍에 아기를 잘 잡아주세요.

아기의 목욕시간은 즐겁다
 아기의 목욕시간은 즐겁다
ⓒ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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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천천히 커 다오

"여보, 내가 이 작은 아기를 어떻게 씻겨?"

아기를 처음 집에 데려오고 난 후 하루 중 가장 긴장 되는 일은 아기를 씻기는 것이었습니다. 50cm의 이 작은 아이를 놓치기라도 하면 어쩌지? 추워서 감기라도 들면 안 되는데? 산후조리원에서 배운 신생아 목욕법과 산후도우미분이 알려주셨던 목욕법을 배워서 조심스레 아기를 씻긴 것이 엊그제 같은데요.

큰 욕조에서 일어선 상태로 물놀이 하는 것을 보니 새삼스레 아기가 이제 정말 많이 커서 곧 돌이 된다는 게 실감이 납니다. 흐르는 물을 보고, 찰싹찰싹 때리면서 얼마나 재밌으면 '꺄르르' 소리까지 내는 아기를 보며 아빠도 함께 행복해지며 속으로 생각합니다.

'조금만 천천히 커 다오.'


태그:#육아빠, #아기목욕, #신생아, #육아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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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사랑이 가득한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입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교육이야기를 전하고자합니다. 또, 가정에서는 한 여자의 남편으로서 한 아이의 아빠로서 사람사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바둑과 야구팀 NC다이노스를 좋아해서 스포츠 기사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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