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아이 유학을 생각하는 많은 부모들이 학교에서 한국 학생들끼리만 어울리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갖는다. 뉴질랜드 타우랑가는 한 반에 한국 유학생을 한 명만 두는 정책을 편다. 영어만 사용해야 하는 환경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것. 그 상황이 아이들에게는 처음엔 스트레스일 수 있지만 주입식 교육이 아닌 다양한 체험이 병행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즐거움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다.   

 줄지어 학교 근처 바닷가로 향하는 아이들. 맨발로 모래밭, 아슬파티 위도 잘 걸어다니는 모습이 낯설다.
 줄지어 학교 근처 바닷가로 향하는 아이들. 맨발로 모래밭, 아슬파티 위도 잘 걸어다니는 모습이 낯설다.
ⓒ 오세진

관련사진보기


 학교 근처 바닷가에서 즐기는 미니운동회. 바다가 친숙한 타우랑가 아이들
 학교 근처 바닷가에서 즐기는 미니운동회. 바다가 친숙한 타우랑가 아이들
ⓒ 오세진

관련사진보기


줄지어 맨발로 학교 근처 바닷가로 향하는 아이들. 오늘은 '비치데이'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작은 운동회가 펼쳐진다. 절로 솟는 함박미소는 덤이다. 아이는 아침부터 5달러를 달라더니 신나서 학교에 간다. '마켓데이'에 아이들은 스스로 만든 팔찌와 장난감을 사기도, 팔기도 한다.

'펀 데이'에는 체육관에서 하키, 축구, 농구, 달리기 등 하루 종일 스포츠를 즐긴다. '디스코 데이'는 열광의 도가니. 자유로운 감정 표현이 익숙하지 않던 아이는 첫 파티 때는 야광팔찌만 만지더니, 두 번째 파티 때는 놀라울 정도로 막춤을 췄다. 뉴질랜드 초등학교의 특징은 다양한 액티비티다. 놀이와 공부의 경계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면서 배우며 자란다.

뉴질랜드에선 보통 한국보다 한 살 어린 7살의 나이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유치원을 보낼 때와는 사뭇 다른 긴장감으로 학교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 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눈길을 끈 것은 광활한 잔디 운동장과 놀이터, 그리고 편안해 보이는 교실 분위기다. 학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학교는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곳이라는 무언의 압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열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바닥에 모여 앉아 선생님과 가까이 이야기 나누고, 활동할 때는 테이블에 몇 명씩 둘러앉아 도란도란 정다운 시간을 갖는다. 교실 밖 활동도 많고, 한 학년 많거나 적은 학급 3~4개가 한 조를 이뤄 어울리는 시간도 있다. 매주 열리는 조회시간엔 학년별로 춤과 노래를 준비해 한바탕 즐긴다.

'맨발 산책'에 '디스코 파티'까지, 지루할 틈 없는 수업시간
 타우랑가의 한 초등학교 교실 모습. 선생님 주위에 앉아 눈을 맞추며 이야기 나누고 탁자에 둘러앉아 다양한 활동을 한다.
 타우랑가의 한 초등학교 교실 모습. 선생님 주위에 앉아 눈을 맞추며 이야기 나누고 탁자에 둘러앉아 다양한 활동을 한다.
ⓒ 오세진

관련사진보기


 매주 한 번씩 열리는 조회에서 학년별로 준비한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아이들. 칼군무는 아니고, 개인의 개성이 충분히 묻어나는 춤사위.
 매주 한 번씩 열리는 조회에서 학년별로 준비한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아이들. 칼군무는 아니고, 개인의 개성이 충분히 묻어나는 춤사위.
ⓒ 오세진

관련사진보기


'모닝티'라고 불리는 오전 간식 시간이 있다. 오전 8~9시 수업을 시작해 10시 30분쯤 아이들은 교실 밖으로 나와 간식과 음료수를 먹으며 친구들과 수다 삼매경에 빠지고, 놀이터에서 한바탕 신나게 논다. 그리고 잠시 학급 활동을 한 뒤 점심시간. 점심도 대부분 교실 밖에서 먹는다.

이렇게 한 시간 동안 먹고 놀고 공부한 뒤 2시~3시 사이에 하교한다. 처음엔 아이가 1학년인데 좀 긴 시간이 아닐까 했지만 기우였다. 아이는 솔직히 노느라 바빴다. 영어로 즐겁게. 이에 따른 엄마의 희생은 모닝티와 점심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 우리나라처럼 밥과 반찬을 정성껏 싸봤자 빨리 먹고 놀고 싶어서 안 먹으니, 간단한 샌드위치와 과일, 과자 정도로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전 간식을 먹는 '모닝티' 시간에는 야외에서 집에서 준비해온 간단한 간식을 먹은 뒤 놀이터에서 한바탕 뛰어논다.
 오전 간식을 먹는 '모닝티' 시간에는 야외에서 집에서 준비해온 간단한 간식을 먹은 뒤 놀이터에서 한바탕 뛰어논다.
ⓒ 오세진

관련사진보기


'우리 아이가 영어를 잘 못 하는데 어쩌지'라는 고민은 유학생 담당 교사가 덜어준다. 각 학교마다 유학생 담당교사와 영어 지도교사가 있어서 유학생들을 따로 관리한다. 타국보다 한국 유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쓴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학교에 따라 주 1회부터 주 5회까지 따로 시간을 내 학생 수준에 맞는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유학생 부모를 위한 티타임, 요리 교실 등을 열어 학부모들의 의견을 듣고 엄마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도 한다. 음식을 가져와 나눠 먹는 포트럭 파티, 바비큐 파티, 소풍, 여행 등도 기획한다. 어느 정도 영어회화가 가능한 학부모들은 학교 정원관리, 체육 활동 지원 등 봉사활동을 현지 부모와 함께하며 자연스레 아이들끼리도 어울리는 기회도 만들 수 있다.  
 뉴질랜드 타우랑가 초등학교에는 한국 유학생을 따로 관리하는 지도교사가 있다. 아이들 수준별로 주1~5회 영어를 가르친다.
 뉴질랜드 타우랑가 초등학교에는 한국 유학생을 따로 관리하는 지도교사가 있다. 아이들 수준별로 주1~5회 영어를 가르친다.
ⓒ 오세진

관련사진보기


아이들은 하교 후 주로 체육 활동을 한다. 학교에 각종 스포츠팀이 있는 경우도 많고 저렴한 비용으로 하키, 농구, 테니스 등의 활동을 연계해준다. 곳곳에 위치한 커뮤니티 센터를 활용해도 좋고 우리나라에선 흔치 않은 골프와 승마, 서핑도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우리 집은 바다까지 걸어서 5분 거리여서 아이와 바닷가에서 산책하며 조개 줍기, 모래놀이 등을 하며 보낸 시간이 많다. 놀이터와 공원, 바닷가 등에는 대부분 바비큐 시설이 있어 스테이크랑 소시지도 구워 먹었다.  

등수 매기는 건 '상상도 못할 일', 학교는 천국이다

 뉴질랜드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하키를 즐긴다. 비갠 후에면 자주 볼 수 있는 무지개를 배경으로 열심히 운동하는 아이들.
 뉴질랜드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하키를 즐긴다. 비갠 후에면 자주 볼 수 있는 무지개를 배경으로 열심히 운동하는 아이들.
ⓒ 오세진

관련사진보기


이렇게 학교 안팎에서 많이 노는데 과연 아이들이 제대로 배우고 있을까? 당연히 드는 의문이다. 사실 특정 지식의 축적에 교육의 주안점을 둔다면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시험도 많지 않고 성적에 따라 등수를 매긴 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교과서가 따로 없는 경우도 많다.

대신 개인의 학습 능력에 맞춰 스스로 공부하는 자율 학습형 교육 시스템, 건강한 심신 발달에 집중하는 교육방식을 채택한다. 이에 따라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적고, 창의력과 성취감, 자신감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각종 언론사, 학회 조사 결과 전인교육, 미래 지향적 교육시스템 등에서 상위권에 꼽히는 것을 보면 뉴질랜드 교육방식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된 것이 아닐까?

 지덕체가 고루 성장하는 전인교육을 중시하는 뉴질랜드.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 안팎에서 스포츠를 즐긴다.
 지덕체가 고루 성장하는 전인교육을 중시하는 뉴질랜드.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 안팎에서 스포츠를 즐긴다.
ⓒ 오세진

관련사진보기


귀국 후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아이가 뉴질랜드 친구와 영어로 전화하며 한 얘기가 있다. "I just work at school. (나는 학교에서 공부만 해.)" 학교 하면 운동장과 놀이터가 먼저 떠오르는 아이가 교실에만 앉아 있으려니 답답한가 보다. 왜 뉴질랜드가 '아이들의 천국'이라 불리는지 순간순간 느끼며, 눈과 마음에 자리 잡은 눈부시게 파란 하늘, 자유로운 분위기를 꺼내보며 미소짓곤 한다.

아이들이 뉴질랜드에서 천국을 맛볼 때, 엄마들은 무엇을 할까? 희생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할까? 엄마도 인생 최고의 순간을 누릴 수 비결은 '어떻게 외국 생활을 즐길까'편에서 이어진다.

덧붙이는 글 | 뉴질랜드 유치원, 초등학교 유학 이야기, 엄마들의 유학 생활 즐기기를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