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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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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파 금(값)이 없어 쪽파 작업안하니 밭의 쪽파를 마음껏 가져다 먹어요."

마을 아저씨가 집으로 들어오며 힘 빠진 목소리로 말씀하신다. 밭에 그득한 쪽파를 가져다 먹는건 좋지만 참 미안한 일이다. 쪽파로만 일년농사를 사는 분이 아니니 그나마다행이라고 위로해 본다.

쪽파.  말은 생각의 집 이기도 한 반면 모양을 그대로 표현하는 수단 이기도 하다.
쪽파라는 말을 살피면 말 그대로 쪽지어 ㅡ 갈라져 ㅡ 있는 파 라는 뜻이다.

쪽파의 사촌 이랄수 있는 대파가 하나의 원통형 모습 인데 반하여 쪽파는 여러줄기가 같이 크기에 이런 말이 생겼나 보다. 이른봄 텃밭 한구석에 쪽파가 자란다.

작년 가을 김장할때 뽑아쓰고 남은 것들이 가을 쪽파는 매콤한 맛이 강한반면 봄 쪽파는 달다 마을 노인들 에게 이유를 물으니 ㅡ 몰라 하여튼 그래 ㅡ 라는 대답이 들어온다

아마 추운 겨울을 지나며 매운맛을 내는 성분이 변했나 보다 영양학이나 식물학을 공부 한다면 더 파고 들겠지만 자연계에 대한 관찰자로 만족하다 보니 여기서 그치기로 한다.

봄철 시장에서 파는 쪽파는 다소 길고 늘씬한 것 통통한것 두종류가 있다.

늘씬한 것은 비닐 하우스에서 월동해서 다소 빨리 나오고 통통한 쪽은 노지에서만 자라난 것이다.

값이 싸다는 쪽파를 뽑아와 매콤한 쪽파김치와 적당한 해물을 더해 파전을 굽는다 달착 지근한 봄맛을 본다. 지난 겨울 혹한을 어찌 넘겼을까 고맙기도 해라.

파전 앞에서 비타민이 많고 그외 어떤 영양분이 있다는 이야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만, 혹한을 넘길수 있던 기를 얻는 것이고 고마움을 표하는것 뿐이다 이게 봄쪽파를 대하는 예의다.

얼마전 지인과 대화를 하다 우리가 먹는 쪽파의 흰부분 이나 푸른 부분 할것없이 모두 이파리 라는 사실을 듣고 놀란적이 있다 흰부분을 줄기라고 알고있던 막연한 상식과 달라 책을 찾아보니 정말 그렇게 설명 되어 있었다. 줄기는 맨 아래쪽에 붙어있고 아주 작단다.

텃밭 한구석 또는 팔리지 않고 조용히 겨울을 넘기고 이제 살이 오를대로 올라 통통하기 그지없는 쪽파를 바라보며 봄도 이만큼 부푸는 구나 싶다. 내 마음도 부푼다. 몇장 더 구어서 막걸리 두어병과 함께 마을 노인정에 들고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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