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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독점
대구시의회가 19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개정안을 처리하자 방청석에 있던 시민단체 회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의회가 19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개정안을 처리하자 방청석에 있던 시민단체 회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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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독점하고 있는 대구시의회가 결국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정치신인 및 소수정당의 의회 참여를 막았다는 점에서 비난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의회는 19일 오전 기획행정위원회(위원장 최광교)를 열어 '대구자치구·군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의결해 제출한 4인 선거구 6개를 모두 2개의 선거구로 쪼개는 수정안을 의결해 본회의에 넘겼다.

한국당 4명, 민주당 1명으로 구성된 기획행정위에서 한국당 시의원들은 4인 선거구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획정위의 안을 비판했다. 하지만 김혜정 민주당 시의원은 소수정당과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4인 선거구 신설을 요구했다.

오후에 이어진 대구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는 임인환 바른미래당 시의원과 김혜정 민주당 시의원, 윤석준 바른미래당 시의원의 순으로 선거구 쪼개기에 반대하는 토론이 이어졌지만 결과가 뒤집히지는 않았다.

임인환 의원은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다수결의 횡포와 독재로 오히려 민주주의가 역행하고 사회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며 "승자와 패자가 함께 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더 나은 사회로 나갈 수 있다"고 호소했다.

임 의원은 이어 "대구시민들은 대구가 특정정당의 일당독재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소수의견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11명의 (획정위) 위원은 시의회가 추천한 2인을 포함해 사회 각계각층을 망라해 선정됐다. 특정당파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선구구획정위의 안을 조건 없이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혜정 의원은 "공직선거법에는 선거구획정위의 획정안을 존중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전면 무시되었다"면서 "소수정당과 정치신인들이 과연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지역민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윤석준 의원은 "의원들의 양심에 호소하고 싶다"며 "수정안에 대해 설명할 때 명분으로 주민밀착형과 주민대표성을 말했는데 사실은 정당의 눈치를 보는 거 아닌가 싶어 서글프다"고 말했다.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이 19일 오후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류규하 대구시의회 의장이 19일 오후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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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표결에 들어가 재석의원 26명 중 찬성 20명, 반대 6명으로 기획행정위가 수정해 보고한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대구광역시 구군의회의원 정수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통과됐다.

조례안이 통과되자 방청석에 있던 시민단체 회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검은 바탕에 '대구시의회 민주주의를 죽였다'라고 쓴 현수막을 펼쳐들고 "일당독재 대구시의회 규탄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대구에도 다양한 정치가 필요하다. 시민들이 안 보이느냐"며 "찬성의원 똑똑히 기억하겠다"고 울부짖었다. 한 방청객은 '4인 선거구 또 쪼개냐'는 손피켓을 들고 고함을 지르다 청원경찰에 끌려 나가기도 했다.

이날까지 5일 동안 대구시의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던 장태수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민주주의 말살하는 자유한국당 규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표결을 끝낸 시의원들은 머리를 숙인 채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19일 열린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안이 한국당 시의원들에 의해 통과되자 방청석에 있던 시민단체 회원이 손피켓을 들고 항의하다 청원경찰에 의해 끌려나가고 있다.
 19일 열린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기초의원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쪼개는 안이 한국당 시의원들에 의해 통과되자 방청석에 있던 시민단체 회원이 손피켓을 들고 항의하다 청원경찰에 의해 끌려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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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가 끝난 후 대구참여연대는 성명을 발표하고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은 '선거구획정위원회의 획정안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법조항을 정면으로 위배하였으며 이를 수정한 안에 대해서도 어떤 설명도 없이 일사천리로 가결하고 말았다"며 "풀뿌리 정치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직선거법의 취지를 위반한 것이자 시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폭거"라고 비판했다.

한편 같은 날 열린 광주시의회는 기존 16개였던 2인 선거구를 3개로 줄이고 4인 선거구를 2곳 신설하는 등 3~4인 선거구를 9개에서 17개로 늘리는 확정안을 의결해 특정 정당의 독점구조가 확연한 두 도시 사이에서 확연한 대조를 보였다.


태그:#대구시의회, #기초의원, #4인 쪼개기,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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