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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21시간만에 검찰에서 귀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이명박, 21시간만에 검찰에서 귀가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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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검찰 소환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금 시점에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그러나 만약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법원이 발부하면, 전직에 이어 전전직 대통령이 차례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언론을 통해 연일 불거져 나오는 비리 혐의만 두고 보면, 이 전 대통령은 반드시 엄정한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뒷맛은 개운치 않다.

지금까지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박근혜 이렇게 네 명의 전직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검찰에 불려가지는 않았지만 2003년 2월 대북 송금 특검으로 박지원 전 비서실장,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임동원 전 국정원장 등 측근들이 줄소환되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그래서 이번에 이 전 대통령 마저 구속되면 '퇴임 후 검찰 소환'이라는 등식이 관행으로 굳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와중에 JTBC 시사토크 프로그램 <썰전>에 고정 패널로 출연 중인 유시민 작가는 지난 15일 방송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앞서 지난 1월 25일 방송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에 대해서도 '예우'를 강조했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잘 뽑았든 잘못 뽑았든, 그 대통령이 일을 잘했든 잘못했든 대통령 자리라는 게 국민주권이 표현되는 최고의 형식이기 때문에 일단 전직 대통령에게 대해선 그에 걸맞게 예우를 해야 한다고 봐요."

 JTBC 시사토크 프로그램 <썰전>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 유시민 작가가 15일 방송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을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JTBC 시사토크 프로그램 <썰전>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는 유시민 작가가 15일 방송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을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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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유 작가의 주장을 대하는 여론의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사실 나 역시 그의 발언을 들으며 살짝 실망했다. 그러나 유 작가가 이 전 대통령을 두둔하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 전직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관행으로 굳어지는 것에 따른 우려의 표현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에 대해서는 그 어떤 정치적 고려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로지 법의 잣대만이 기준이 돼야 한다. 그리고 유 작가의 입장은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한 이 전 대통령 측 프레임에 말려 들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뒤 정권이 다시 보수 진영으로 넘어갔다고 가정해보자. 보수 정권이 이 전 대통령의 불구속을 이유로 문 대통령을 그냥 내버려 둘까? 사실 쉽사리 답할 수는 없는 의문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재임 당시 '적폐 청산'을 했다는 이유로 가혹한 정치 보복이 가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 포토라인에 서지 않을 방법은 없지 않다. 재임 중 권력을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된다. 또 친인척 관리에도 신경 써주기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치를 잘해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해주기 바란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다.

결국 해결의 열쇠는 '검찰 개혁'

 문무일 검찰총장이 13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13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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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전직 대통령의 검찰 소환 악순환을 깨뜨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검찰 개혁일 것이다.

현재 문 대통령은 잘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감동적이다. 그럼에도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문 대통령의 도덕성이나 국정 운영 능력 때문이 아니다. 권력 그 자체의 속성이 권력자를 타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선한 정치인이라도 권력의 맛에 취하면 타락하기 일쑤다. 그 어느 누구라도 정치인이 초심을 잃고 권력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만약 현직 대통령이 직위를 이용해 비리를 저지른다면, 바로 이때 검찰이 칼을 들이밀어야 할 일이다.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에 불려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건, 따지고 보면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애완견 노릇을 한 탓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경우를 보자. 그는 당선인 신분일 때 BBK 의혹으로 검찰과 특검으로부터 차례로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당시는 이 전 대통령이 떠오르는 권력이었다. 이에 검찰과 특검은 이 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주다시피 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검찰과 특검이 법대로만 수사를 진행했다면? 이 전 대통령이 권력을 이용해 제 잇속 챙기는 일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JTBC 등 여러 언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는 빠르면 19일을 전후한 시점에 결정되리라는 전망이다. 부디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비리에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묻기 바란다.

그러나 검찰이 이 전 대통령 구속수사로 본연의 임무를 다했다고 자부하지 말았면 좋겠다. 혹시라도 수사 검사들이 '적폐 청산'이라는 시류에 영합해 정권의 눈도장을 받고자 이 전 대통령 수사에 매달리는 건 안 될 말이다.

그보다 살아있는 권력에 날을 세우기 바란다. 대통령도 혹시라도 자신이나 혹은 정권 고위인사, 친인척의 비리 정황이 불거졌을때,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존재가 드러나자 박 전 대통령이 말로만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했다가 되레 국민들에게 불신만 산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검찰이 시퍼렇게 눈 뜨고 권력을 감시하면, 그리고 정권이 수사에 외압을 가하지 않고 수사에 협조한다면 대통령이 퇴임 후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일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 수사, 더 나아가 적폐 수사를 통해 살아 있는 권력의 감시자로 거듭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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