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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봉호 교수는 한국 교회가 물질주의에서 벗어나야 본연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손봉호 교수는 한국 교회가 물질주의에서 벗어나야 본연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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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의 가장 큰 수치는 일제시대에 신사참배를 하기로 목사들이 결정한 것인데, 그건 외부압력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측면도 있거든요. 그런데 (명성교회 등) 대교회의 세습은 외부 압력이 아니라 욕심 때문에 성경의 가르침을 어긴 것이니 신사참배보다 더 부끄러운 일입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시민운동을 이끌어 온 손봉호(80)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 16일 SBS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에 출연해 한국 기독교의 탐욕과 물질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등록 교인이 10만명에 달하는 명성교회에서 지난해 11월 김삼환(73) 목사가 아들 김하나(45)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자 손 교수는 "한국 교회의 최대 스캔들"이라며 1인 시위에 나선 일이 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교단 재판국이 세습의 부당성을 가리는 판결을 미루고 있는 것을 비판하면서 "시간을 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고 문제가 한 교회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꼬집었다.

"돈이 우상 된 한국교회, 완전히 망해야 거듭나" 

손봉호 교수는 대다수 한국 교회가 물질주의와 기복신앙, 기득권 옹호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을 인정한다면서 "기독교 정신은 돈, 명예, 권력 추구가 아니라 이웃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현대의 우상이 된 돈을 무시하지 않으면 교회는 절대로 개혁되지 못한다"며 "한국 교회가 완전히 망해서 기독교인이라는 게 이 사회에서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을 때 아마 기독교가 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손 교수는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장애아 어머니들이 무릎까지 꿇고 호소한 일을 안타까워하며 “약자를 도울 줄 아는 것이 선진국”이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장애아 어머니들이 무릎까지 꿇고 호소한 일을 안타까워하며 “약자를 도울 줄 아는 것이 선진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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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7년 지역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장애인교육시설인 밀알학교를 세운 손 교수는 지난해 벌어진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논란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그는 "밀알학교 설립 당시극구 반대했던 주민들이 지금은 아무 손해가 없음을 알고 자원봉사도 한다"라며 "장애인 특수학교는 (비장애인 학생들에게) 교육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는 약자를 얼마나 배려하느냐에 있다"며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약자가 된 사람들이 평등한 위치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게 문명사회"라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사회에는 자기의 잘못과 상관없이 약자가 된 사람들이 있고, 자신의 노력과 무관하게 강자가 된 사람도 있다"며 "운 좋게 강자가 된 사람들이 운이 나빠 약자가 된 사람들을 돕는 게 정의"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날로 심해지는 경제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해, 의식이 깨인 사람들이 '이 만큼만 잘 살자'고 절제하고 나머지는 나누는 운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도덕불감증이라는 '암'에 걸린 한국 사회

손봉호 교수는 부패수준이 아프리카 후진국들보다 심각한데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도덕불감증이 한국 사회의 암이라고 개탄했다.
 손봉호 교수는 부패수준이 아프리카 후진국들보다 심각한데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르는 도덕불감증이 한국 사회의 암이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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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교수는 각종 국제조사에서 한국의 부패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데도 사회적으로 문제의식이 없다면서 "이런 도덕불감증이 우리 사회의 암"이라고 성토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7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51위로 아프리카의 보츠와나(35위), 르완다(48위)보다 나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탈세율이 26.8%로 그리스와 비슷하며 보험사기는 일본의 14배나 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손 교수는 "이런 수준으로는 경제가 발전할 수 없다"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투명성이 일본 수준만 되도 매년 1.4~1.5% 더 성장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부패인식지수와 신뢰지수가 세계적으로 낮다는 사실이 발표돼도 언론이 거의 보도하지 않고 지나간다"라며 "이를 매우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대서특필해야 병을 고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 만드는 비영리 대안매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태그:#손봉호, #교회, #부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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