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Me Too', '#With You' 피켓을 들고 있다.
 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에 참가한 참가자들이 '#Me Too', '#With You' 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고등학교 때 수업시간에 졸거나 본인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면 손을 강하게 주무르며 벌을 주는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선생님 손의 주름이 느껴지는 게 싫었지만 얼핏 보면 악수와 비슷한 행동에 불편한건 내가 예민해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3.8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하는 대구여성대회에서도 '미투(#Me Too, 나도 고발한다)'는 가장 큰 화제였다. 여성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미투'와 '위드유(#With You, 피해자와 함께 하겠다)'가 쓰인 손피켓을 들고 성평등 민주주의를 외쳤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대구여성노동자회,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등 30여개 단체들로 구성된 '3.8  세계여성의날 기념 제25회 대구여성대회조직위원회'는 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를 주제로 여성대회를 열었다.

미투 당사자로 무대에 선 나쁜페미니스트 활동가 현유림씨는 "여성이기에 차별받는 현실이 차갑고 냉혹하지만 작은 펭귄도 옹기종기 몸을 맞대고 모이면 얼음나라의 추위를 이겨내는 것처럼 끝없이 연결된 우리는 뜨겁게 살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8살 어린 나이에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백한 한 참가자는 "성폭력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다"며 "내가 가해자가 아니라 당신이 가해자"라고 말하고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지금까지 해왔던 미투 운동을 더욱 가열차게 하기 위해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아직까지 세상이 두려워 말하지 못한 피해여성들을 우리는 끝까지 손을 잡고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여성노동자들은 성폭력과 성추행으로부터 안전하게 살 권리조차 묵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남성과 여성노동자들의 차별을 철폐하는 투쟁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8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참가자들이 미투 피켓을 들고 있다.
 8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 참가자들이 미투 피켓을 들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여성대회조직위는 올해 '성평등 디딤돌상'에 동료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고백하며 대구에서 가장 먼저 '미투' 선언을 한 정애향 수성구의원과 수년간 지속된 상급자의 직장 내 성폭력과 갑질을 고발하고 맞서 싸운 전국협동노동조합 성서농협지회를 선정했다.

또 '성평등 걸림돌상'에는 지난해 수성구의회에서 발생한 동료 의원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가해 남성 의원의 제명안에 반대표를 던졌던 수성구의원 8명과 올해 초 상담을 하러 온 성폭력 피해 여성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2차 가해를 한 수성경찰서가 받았다. 하지만 두 기관은 참여하지 않았다.

성평등 디딤돌상을 받은 정애향 수성구의원은 "지난 20년간 보수의 심장이라는 대구에서 여성 정당인으로 활동하는 것 자체가 치열한 용기가 필요한 시간들이었다"면서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해야겠다는 굳은 의지가 미투 운동에 동참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8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8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춤을 추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8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율동을 하고 있다.
 8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3.8세계여성의날 기념 대구여성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율동을 하고 있다.
ⓒ 조정훈

관련사진보기


참가자들은 '변화는 시작되었고 달라진 우리가 승리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여성선언을 통해 "남성이 모든 것의 기준인 성차별적 사회에서 여성이라서 겪을 수밖에 없는 죽음과 폭력, 차별은 어떤 여성도 예외로 두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구도,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 포괄적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며 "성평등 민주주의가 우리의 삶을 바꾸고 민주주의를 완성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달라진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대구여성대회, #세계여성의날, ##ME TOO, ##WITH YOU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구주재. 오늘도 의미있고 즐거운 하루를 희망합니다.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이 되어 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