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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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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가 새 사장을 뽑고 있다. 지난달 말 마감한 공모에 11명의 후보자가 지원했다.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한 5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내일(6일) 오전 공개정책설명회를 연다. 사장후보추천위에서 3명으로 후보를 압축하면, 오는 8일 뉴스통신진흥회 이사회에서 면접을 거쳐 최종 사장 후보를 확정한다. 그리고 오는 28일 <연합뉴스> 주주총회에서 새 사장을 선출한다.

<연합뉴스> 사장 선출에 관심이 모아지는 건, 아이러니컬하게도 <연합뉴스>가 그동안 '밥값'을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국제적인 망신을 산 워싱턴 특파원의 대형 오보에다, 최근에는 TV조선에 이어 '평창올림픽 최악의 보도'(연합뉴스TV) 2위에 오르는 등 '나사가 풀린' 보도들이 잇따랐다. 매년 330억 원이 넘는 정부 지원금을 받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라는 게 무색했다.

<연합뉴스> 사장 선출은 최대 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가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달 12일 제5기 뉴스통신진흥회(이하 진흥회)가 공식 출범했고, 강기석 전 신문유통원장이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경향신문> 첫 직선 편집국장을 역임한 언론인이다. 그를 지난 2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에 있는 진흥회 이사장실에서 만났다. <연합뉴스> 과거 평가와 미래 구상,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할 사장 선출, 진흥회의 역할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강기석 이사장은 과거 <연합뉴스> 기능과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그동안의 보도 행태에 대해서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강 이사장은 "<조선일보>가 정권의 '안내견' 역할을 자임해왔다면, <연합뉴스>는 안내견을 뒤따라가는 애완견 역할을 해왔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연합뉴스>가 자신감을 잃고 애완견 노릇에 그치고 있는 것은 당당하게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의 역할을 하라고 국민이 지원해 주는 돈(세금)을 정권이 주는 돈이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 이사장은 향후 <연합뉴스>가 거듭나기 위해서는 "'올바른 리더십 → 적재적소의 인사 → 부단한 교육과 훈련 → 사내·외의 긴밀한 소통 → 최종적인 보도에 대한 책임'이라는 다섯 단계의 과정이 선순환돼야 한다"며 "이를 계속 지켜보고 격려하며 도와주는 게 진흥회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민주주의·평화·인권이라는 가치가 위협받을 때도 언론이 중립을 지켜야 하느냐"며 "그런 중립은 비겁한 변명이거나 회피일 뿐"이라고 기계적인 중립을 경계했다.

강 이사장은 이번 <연합뉴스> 사장 선출 과정에서 노조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하고, 시민들 앞에서 공개정책설명회를 여는 일련의 과정이 지금의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를 망친 장본인으로 평가받는 박노황 전 사장 체제에 대해서는 "경영과 노사문제, 구체적인 왜곡보도 사례 등을 실명으로 기록해 반면교사로 삼고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는 백서(평가서)를 만들어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강기석 이사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연합뉴스>는 안내견 뒤따라가는 '애완견 역할' 해왔다"

- <경향신문> 편집국장 출신이자 참여정부 때 초대 신문유통원장을 역임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첫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을 맡게 됐는데, 왜 이런 역할이 주어졌다고 보나.
"(정권이 교체된 후인) 2008년 10월에 신문유통원장 임기를 마쳤다. 이명박 정부가 나를 사퇴시키려고 3월부터 작업에 들어갔다. (공공기관장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못 견디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나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에서 특별 감사까지 받았는데 흠이 나오지 않았다. 또한 지난 2002년 <경향신문> 첫 직선 편집국장을 맡으며 새로운 변화를 이끈 점이나 일관된 언론관 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지 않았나 싶다."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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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통신진흥회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가 '연합뉴스사의 독립성과 공적 책임에 관한 사항'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는 사실상 정지된 업무였다.
"과거에는 <연합뉴스> 사장을 뽑으면서 주요 절차를 공개하지 않거나 노조의 개입을 최소화한 상태로 진행했다. 사장을 뽑고 난 뒤에는 관리·감독 기능을 포기했다고 본다. 진흥회가 임기 3년 동안 (사장의) 공적인 활동을 긴장하면서 들여다보지 않았다. 이같은 책임 방기는 (진흥회와 연합뉴스 사장) 서로의 필요에 의한 게 아니었을까 싶다. <연합뉴스>의 폐쇄성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동안 진흥회에서는 <연합뉴스>의 경영과 독립성·공공성을 감독하는 공식적인 절차가 일 년에 한 번 진행돼 왔다. 4개월 동안 일부 진흥회 이사들과 외부 인사들이 팀을 짜서 경영 평가보고서와 공적기능 평가보고서를 낸다. 그리고 이 보고서를 문화부와 국회에 보고한다.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지만) <연합뉴스>도 언론이다 보니, 문화부나 국회에서 강하게 간섭하진 못한다. 설령 경영에 대해서는 지적을 해도 보도 공정성에 대해서는 얘기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사실상 진흥회가 <연합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지난 2003년 5월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졌다. 이를 근거로 <연합뉴스>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 지정됐고, 정부로부터 매년 330억 원이 넘는 돈을 지원받았다. 막대한 국민 혈세가 투입됐는데, 그에 걸맞는 공공의 역할을 수행했는지는 의문이다.
"인력과 비용 등의 문제 때문에 신문이나 방송 등 개별 언론사에서 커버하지 못 하는 지역과 분야가 있다. 이 때문에 통신사가 만들어졌다. 외국 특파원도 마찬가지다. 개별 언론사는 주요 국가만 파견한다. 그런데 <연합뉴스>는 30개가 넘는 도시에 70명이 넘는 특파원을 내보낸다. 북한에 관한 정보도 마찬가지다. 그런 언론의 공적 기능을 잘 수행해 정보를 (언론들과) 공유하면 국민의 알권리가 신장된다. 이런 기능 때문에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해외 특파원은 전문성을 갖추고 양질의 정보원들과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최고 경영진과 가깝거나 정치부 출신 기자들이 실력과 관계없이 나가게 되면 본래의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다. 많은 지방 주재 기자들이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일부 기자들이 지방 권력과 결탁해 토호화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개인적으로는, 언론 매체의 보도 방향과 철학은 소유 구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 조중동 같은 족벌언론에서는 족벌들의 정치관이나 역사관이 (보도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반면, <한겨레>는 국민주이니까 국민의 시각에서 보려고 하고, <경향신문>은 사원 주주제니까 사원들의 집단의식이 배어나오고,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제니까 시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된다.

<연합뉴스>는 국고에서 지원을 받으니 언론의 사유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재벌이나 광고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그렇다면 <연합뉴스>는 정확한 뉴스, 깊이 있는 뉴스, 흔들리지 않는 뉴스로 조중동까지 이끌어가는 자부심이 있어야 하는데도 조중동의 눈치를 보고 있다. 주인이 국민인데도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있어서 (공공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 <연합뉴스>가 언론으로서 정부가 잘못하면 감시견 역할도 해야 하는데, 보수정권의 애완견 노릇만 했다는 지적이 있다. 최대 뉴스 에이전시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도, 보수정권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써왔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감시견'의 반대말이 '애완견'이다. 그동안 <조선일보>는 정권을 가이드하는 '안내견' 역할을 자임해왔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연합뉴스>는 안내견을 뒤따라가는 애완견 역할을 해왔다. <조선일보>가 끌고가는대로 권력이 판단을 할 수 있게 부추기는 역할밖에 못해왔다. 양적·질적으로 언론계를 선도해나가야 할 미디어의 거물인 <연합뉴스>가 자신감을 잃고 애완견 노릇에 그치고 있는 것은 당당하게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의 역할을 제대로 하라고 국민이 지원해 주는 돈(세금)을 정권이 주는 돈이라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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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에 매년 330억 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되는데도, 재정과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 돈(세금)이 들어간 만큼 원칙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국고 지원도 받지만, 언론 기업으로서 광고 영업 등 수익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완전히 분리해서 회계를 처리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문화부에서도 공적 기금은 그에 맞는 용도로만 쓰일 수 있는 회계 구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연합뉴스>의 새로운 경영진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세금 지원을 받는 모든 곳은 감시받고 공개돼야 하는 게 원칙이다. 계속 지원받을 수 있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 지난달 말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에서 '평창올림픽 최악의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1위는 '평양올림픽' 프레임을 만들어낸 TV조선이 차지했고, 2위는 올림픽이 한창인데 '대북 선제공격' 외친 <연합뉴스TV>가 선정됐다. 이게 국가기간뉴스통신사라는 <연합뉴스>의 수준이자 민낯인데.
"그 뉴스를 보고 (전후 맥락을) 알아봤다. <연합뉴스TV>의 패널 섭외가 잘못됐다. 섭외하지 말았어야 할 패널을 불렀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앵커가 (패널의 발언을) 적절히 제어했어야 하는데 역량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내부로부터) 그런 설명을 들었다. <연합뉴스TV>는 <연합뉴스>의 논조를 따라가는 구조다.

지금은 <연합뉴스>가 새 사장에 공모에 나서는 등 변화하는 중이다. '앙시앙 레짐(구체제)'이다. 현재 (박노황) <연합뉴스> 사장만 나갔지, 전무나 상무 등 경영진이나 콘텐츠를 담당하는 편집(보도)국장과 정치부장 등이 예전과 그대로다. 이들은 예전 타성에 젖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 그런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정도 걷는 언론 만들어보라'... 정권의 오더 아닌 국민의 오더"

- 껄끄럽겠지만,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다. 지난해 12월에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이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 핵무장을 옹호했다는 대형 오보를 내 안보위기를 부추긴다는 비판과 함께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다. 지난번 평창올림픽 때는 여자 화장실까지 따라가 북한 응원단을 찍은 사진을 내보내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청와대 게시판에 '연합뉴스 등 언론에 대한 국고지원금을 폐지하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나사가 풀린 것 같은 <연합뉴스>의 보도 행태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변명을 하자면, 참여정부 때인 2003년에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사장도 투명하게 뽑고 보도도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뒤에 망가져 버렸다. 일례로 편집총국장제도라는 좋은 시스템을 갖췄는데도, 박노황 전 사장이 직무대행이라는 편법을 써서 제도의 취지를 무력화시켰다. 이런 제도적인 허점을 보완해 쉽게 흔들리지 않게 만드는 게 앞으로 <연합뉴스>의 숙제이고, 진흥회가 할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언론에 대해 간섭하지 않고 '언론은 언론답게, 정권은 정권답게' 가려고 한다. 이번에 구성된 제5기 진흥회 이사진들은 '<연합뉴스>를 국고의 지원을 받아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를 걷는 언론으로 만들어보라'는 오더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건 정권의 오더가 아니라 국민의 오더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이에 걸맞는 새 사장을 뽑고 변화하는 모습도 지켜볼 것이다. 그런데도 아니라면 국고 지원을 철회해도 할 말이 없다. 다만, 지금은 변화하려고 하는 중이니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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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가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 중립성조차 지키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연합뉴스>가 갖춰야 할 언론으로서 중립성의 기준과 원칙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언론인이 취재하고 보도할 때, 사안을 객관적으로 보도록 노력하고 어느 편도 들지 않는 중립적인 자세로 공정한 기사를 쓰려고 노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객관·중립·공정은 언론사, 특히 공영언론이라면 반드시 견지해야 할 자세다. 그러나 그게 기계적·산술적 중립은 아니다.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민주주의·평화·인권이라는 가치가 위협받을 때도 기계적인 중립을 지켜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그런 중립은 비겁한 변명이거나 회피일 뿐이다. 이를테면 홀로코스트를 옹호하는 신나치주의자와 인권운동가 사이에서 어떻게 기계적 중립을 내세우며 공정한 기사를 쓸 수 있겠는가.

언론사가 제대로 된 객관·중립·공정의 가치를 판단하고 견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다섯 단계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올바른 리더십 → 적재적소의 인사 → 부단한 교육과 훈련 → 사내·외의 긴밀한 소통 → 최종적인 보도에 대한 책임 등이다. 이런 선순환 과정이 잘 이뤄지는지 계속 지켜보고 격려하며 도와주는 게 <연합뉴스>에 대한 진흥회의 역할이다. 지금은 올바른 리더십을 구축하는(사장과 경영진을 뽑는) 첫 번째 단계에 있다."

- 지난해 1월 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미디어이슈'에 따르면, 네이버와 다음 양대 포털사이트 메인뉴스 가운데 연합뉴스, 뉴스1, 뉴시스 등 3곳 통신사 기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달한다. 네이버의 경우 주요(메인)뉴스 4개 가운데 1개가 <연합뉴스> 기사다. 여론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포털의 뉴스 플랫폼을 통신사가 독·과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이는 네이버나 다음의 선택이기도 하겠지만.
"이 문제는 단정해서 얘기할 수 없다. (국민에게 수신료를 걷는) KBS에서 왜 상업광고를 받느냐는 문제 제기와 비슷하다. 포털로부터 받는 콘텐츠(기사 전재) 사용료 수입이 100억 원이 넘을 정도로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뉴스 도매상이 소매상을 겸하는 셈인데... 그렇게 얻은 수익으로 정보(뉴스) 사각지대 해소나 군소 매체에 도움을 주는 방안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여론을 수렴하고 바람직한 해법을 찾기 위해 다른 언론 매체들과 세미나도 열고 공동 대응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현재 절차가 진행 중인데, <연합뉴스> 사장이 누가 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다. <연합뉴스> 사장을 지난달 말까지 공모했고 11명이 지원했다. 사장 선출 과정이 예전과는 어떻게 달라졌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
"과거 <연합뉴스> 사장 선출 과정에서 외부 압력이나 은밀한 내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진행된다. 1차 서류심사에서 통과한 5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오는 6일 공개정책설명회를 연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가 3명의 후보자를 진흥회 이사회에 추천한다. 오는 8일 이사회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확정한다. 그리고 오는 28일 개최 예정인 <연합뉴스>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사추위가 3명의 후보를 뽑는다는 건 이 가운데 누가 사장이 돼도 괜찮다는 거다. 사추위원 구성에서 노조를 비롯한 일반 직원들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했다. 과거엔 노조 의견이 20%였지만, 이번에는 40%로 크게 늘었다. 다음번에도 유지됐으면 좋겠다. 또한 과거에는 후보자들이 어떤 포부와 정책을 갖고 있는지 공개적으로 물어보는 과정이 없었다. 이번에는 공개설명회를 통해 대중들 앞에서 약속을 하게 된다. 사장으로 임명된 뒤에도 그 약속을 지키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 이번에 <연합뉴스> 사장에 지원한 후보들을 보면, 1명을 제외하고 10명이 모두 전·현직 <연합> 출신이다. 외부 인사들의 지원이 적은 까닭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여러 언론사에서 외부 전문경영인에게 기대했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신문사 출신인 정연주 전 KBS 사장이나 김중배 전 MBC 사장처럼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언론사 경영은 비교적 단순하고 정직하다. 제대로 된 물건(콘텐츠)을 만들어 제대로 파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제품(콘텐츠)을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금융 전문가가 온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언론의 생리를 모르는 사람이 와서 경영 노하우만 갖고 조직을 제대로 운영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번 <연합뉴스> 사장 선출 방식은...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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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 <연합뉴스> 사장 선출 방식을 보면, 최근 사장 선출을 마친 MBC, KBS처럼 시민의 참여와 공개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혹시 MBC, KBS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비슷하다. 왜냐하면 MBC, KBS 사장 선출 방식의 장·단점을 다 본 뒤에 최대한 장점을 살리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진흥회, 회사, 노조에서 각 한 사람씩 뽑아 (사장 선출 방식에 대한)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시대가 바뀐 만큼 옛날 방식이 아니라는 건 명확했다."

- KBS는 사장 후보를 결정하는데 시민자문단 평가를 40% 반영했다. <연합뉴스>는 사장 후보들의 공개설명회 참관단의 의견이 어떻게 반영되나.
"<연합뉴스> 공개설명회 참관단의 가장 큰 목적은 후보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이를 지키라는 압박을 주기 위해서다.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한 약속이고, 기록으로 남겨지는 약속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 3명의 후보자에 대한 최종 면접 과정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연합뉴스> 노조에서도 공개하라고 요청했고, MBC에서도 공개를 했는데 비공개로 방침을 정한 까닭은 무엇인가.
"최종 후보로 올라온 3명은 이미 공개설명회를 통해 국민 앞에서 자신의 정책과 포부를 밝힌 사람들이다. 또한 사추위의 평가를 통과한 사람들이기도 하다. 최종 면접과정에서는 민감한 이슈에 대해 후보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공개로 진행할 경우 자칫 심도 있는 면접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 노조에서는 적폐 인사와 부역자는 사장 후보에서 탈락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강기석 이사장이 생각하는 <연합뉴스> 사장의 조건과 적임자의 기준은 무엇인가.
"사장 응모 자격 공고문에 있는 내용 그대로다. 언론의 공적 책무에 대한 인식이 투철한 게 가장 중요하고, 도덕성과 청렴성,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자기 이력을 잘 포장하고, 말을 잘 한다고 해서 (적임자가 아닌데도) 속아 넘어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추위원들도 언론계에 오래 있었던 분들이니, 각 후보가 살아온 삶이나 진정성을 잘 알 것이다."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 지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본사 앞에서 박노황을 비롯한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 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2017년 6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본사 앞에서 박노황을 비롯한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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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노황 전 사장은 <연합뉴스>를 망친 장본인으로 손꼽힌다. 현행법의 한계 때문에 해임안을 상정해보지 못하고 사표가 수리됐다. 노조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박노황 사장의 전횡에 대해) 백서나 별도의 평가보고서를 남겨야 한다고 주장했고, 진흥회가 노조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기록을 남길 것인가.
"다시는 이런 일을 반복하지 않게끔 백서를 내자는 얘기가 나왔다. 나는 진흥회 이사장으로서 경영 부분, 노사문제, 제일 중요한 왜곡보도 사례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와 연관된 사람들을 적시해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자고 제안했다. 데스크와 기자 등 실명으로 기록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형식이 백서건 평가보고서건 간에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

- 박노황 전 사장은 지난 2012년 <연합뉴스> 노조가 103일 파업 이후 쟁취한 '편집총국장제'도 편법으로 무력화시켰다. '편집 독립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인 대안이 있다면.
"사장이 '편집총국장제도'를 악용해 회피하는 편법을 쓰지 못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본다. 무기한 대행 체제로 가지 못하도록 단서 조항을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다른 뾰족한 방법은 없는 것 같다."

- 박노황 전 사장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경영진(임원진)들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데.
"오는 8일 새 사장 후보를 확정하고, 28일 주주총회에서 새 사장을 선출하게 된다. 그 사이에 진흥회가 새 사장과 상의해서 새 경영진에 대해 고민을 할 것이다. 그게 법적인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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