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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변 화원동산 하식애 전경. 달성군이 현재 하식애를 따라 철제파일을 박아 탐방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낙동강변 화원동산 하식애 전경. 달성군이 현재 하식애를 따라 철제파일을 박아 탐방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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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천만 년 전 원시 자연식생과 야생동물의 생태거점이자 이동 통로인 화원동산 하식애를 망치는 탐방로 공사를 중단하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맞서 달성군이 내놓은 해명이 참으로 가관이다.(관련 기사: 국토부와 달성군이 낙동강서 벌이는 황당한 탐방로 공사

달성군은 "생태보전과 경관을 고려해 하식애로부터 약 11~14m 이격거리를 두고 탐방로를 설치하고, 사람과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탐방로 공사로 조류와 야생동물의 이동권과 서식처를 교란시키는 행위를 하면서 도대체 무슨 생태보전와 경관을 고려하겠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달성군이 하식애 옆으로  철제파일을 박아 탐방로 조성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 철새들이 쉬고 있다.
 달성군이 하식애 옆으로 철제파일을 박아 탐방로 조성공사를 하고 있다. 공사 현장에서 철새들이 쉬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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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의 탐방로 공사는 집 안방 앞으로 길을 내는 격

이에 대해 식물사회학자 김종원 교수(계명대 생명과학과)는 다음과 같이 달성군의 엉터리 해명을 비판했다. 

"이는 사람으로 치면 안방 앞으로 길을 내는 것과 같다. 이격거리를 뒀다지만 많은 탐방객들이 더 들여다보기 좋은 위치가 됨으로써 탐방로가 조성되면 야생동물들은 이곳은 모두 떠나게 될 것이다. 

직벽의 하식애 절벽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에 길을 내는 것은 국립공원 내 원시자연림 한가운데 길을 내면 숲이 깡그리 파괴되는 것보다 더욱 심한 파괴 행태이다. 이른바 '가장자리효과' 때문이다. 야생동물들은 스트레스로 살 수 없는 '생물학적 사막'으로 만들어버리는 형국이다."

김종원 교수가 화원동산 하식애 직벽에 심겨진 조경수를 살펴보고 있다.
 김종원 교수가 화원동산 하식애 직벽에 심겨진 조경수를 살펴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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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이 그동안 천혜의 자원인 하식애에 행한 행태를 보면 달성군이 생태 운운한다는 것이 얼마나 자가당착적인 해명인지 모른다. 

유람선 사업을 위해 하식애에 조경수를 심은 달성군

달성군은 화원동산 하식애에 심어서는 안되는 산수유나무, 개나리나무, 왕벚나무 등의 조경수를 심어 원시자연생태계를 교란시켰을 뿐만 아니라, 백 그루가 넘어가는 그 나무들을 관리조차 하지 않은 채 방치해서 대부분 고사시켜버렸다.(관련 기사:  뱃놀이사업 위해 2천만년 원시자연 망치는 달성군)

이런 몰(沒)생태적인 행위를 하고도 생태보전 운운하다는 것이 얼마나 모순적인 해명인가. 그리고 그 조경수의 식재가 유람선 관광용이었다고 하니 더욱 기가 막힌이다.

달성군 공원녹지과 담당자의 설명에 의하면 조경수를 심은 이유가 군수님 등이 유람선을 타고 가다가 하식애가 보기 좋지 않다고 정비하라는 명령에 따라 꽃나무를 심었다는 것이다. 즉 달성군의 뱃놀이사업을 위해서 하식애를 이용한 것으로 이런 행위는 귀한 자연자원인 하식애를 망치는 행위이자 산림청의 보호수종을 교란시키는 행위로 심각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화원동산 하식애 직벽에 심겨진 조경수들. 그러나 조경수들은 대부분 고사한 채 방치돼 있다
 화원동산 하식애 직벽에 심겨진 조경수들. 그러나 조경수들은 대부분 고사한 채 방치돼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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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직벽에 조경수를 심어 하식애 일부가 붕괴돼버렸다.
 수직 직벽에 조경수를 심어 하식애 일부가 붕괴돼버렸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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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행위를 하고도 생태보전 운운하며 해명이라고 한다는 것이 참으로 기가 막힌 노릇이다. 달성군은 도대체 상식이란 것이 있는 지자체인지 묻고 싶을 정도다.

하식애의 경관미란 것 또한 탐방로를 세워 바로 아래서 하식애를 보는 것이 아니라 저 멀리에서 강 건너에서 이곳을 바라볼 때 나타나는 아름다움으로, 하식애 바로 앞에 철제기둥을 세워 탐방데크를 설치한다는 것은 경관을 깡그리 망치는 행위다.

이처럼 달성군은 생태도 경관도 전혀 모르는 백치 상태의 인식으로 이 탐방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 된다. 이러고도 달성군이 생태보전 운운하며 녹색성장 운운할 것인가? 달성군 김문오 군수는 녹색성장을 주창한 MB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인가?

수리·구조적으로 안정성 검토해준 근거자료와 전문가를 밝혀야 

달성군은 또 "사업구간은 낙동강과 금호강의 합류부로 유속이 완만하고, 하천 기본계획에 따라 수리·구조적 검토를 완료하는 등 탐방로의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해명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더 심각한 문제다.

도대체 어떤 전문가가 수리·구조적 검토를 거쳤다는 것인지, 누가 보더라도 상식적 견지에서 위험천만하고 토목 전문가들도 한결같이 수리·구조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하는 이 탐방로의 안전성을 담보해주었다는 말인가. 이는 심각한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것으로써 해당 전문가는 형사고발 감이다. 

강물이 들이치는 수충부에 건설중인 탐방로. 홍수가 나면 탐방로의 안전도 장담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강물이 들이치는 수충부에 건설중인 탐방로. 홍수가 나면 탐방로의 안전도 장담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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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박창근 교수 또한 다음과 같은 견해를 밝혀왔다.

"통상 하안단구 지형은 침식이 되는 곳이다. 침식이 된다는 것은 하천의 유속이 빠르다는 말이다. 강물이 들이치는 수충부에 해당한다. 홍수가 났을 때 강한 물살의 힘으로 침식되는 것이다. 이런 곳을 유속이 완만하다고 해명했다는 것은 하천의 물리적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엉터리 해명이다."

"달성군은 자신들이 저지른 이 반생태적이고도 구조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는 이 탐방로 사업으로 하식애의 경관을 완전히 망쳐버리는 행위를 지금 즉시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달성군은 지금이라도 이 사업에 대해 화원동산을 사랑하는 대구시민과 달성군민들께 진실로 사죄하고 이 일대를 원상태로 되돌려 놓아야 할 것"이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달성군의 빠른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그렇지 않으면 더 거센 시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라는 환경단체의 주장을 새겨들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정수근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이 글은 <평화뉴스>에도 함께 실립니다.



태그:#낙동강, #화원동산, #하식애, #달성군, #탐방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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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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