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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여성·인권단체들이 지난해 논란이 된 전북교육청 봉사동아리 회장 P(50, 남)씨의 여성인권 침해 의혹 사건에 대해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27일 오전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성폭력예방치료센터 등 단체들은 전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는 여성인권 침해 전북교육청 공무원을 엄중 처벌하라"고 밝혔다(관련 기사 : "술 마시자, 보고 싶다" 어느 공무원의 '수상한' 봉사)

또, 최근 미투(#MeToo) 캠페인이 곳곳에서 이어지면서 여성인권 침해와 성폭력에 대한 문제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꿋꿋하게 대응한 피해자들에 대한 지지의 뜻도 함께 밝혔다.

전북지역 인권, 여성단체들이 여성인권을 침해한 전북교육청 공무원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북지역 인권, 여성단체들이 여성인권을 침해한 전북교육청 공무원의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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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3월 8일 전주지방법원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P회장에 대해 협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을 구형한 바 있다.

P회장은 전북교육청 공무원들이 만든 봉사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던 지난해 5월, 이제 막 대학생이 된 A(19, 여)와 그의 친구 B(19, 여)를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A는 전북교육청 봉사동아리에서 봉사를 했던 전북 완주의 한 보육원 출신이다. A가 성인이 되어 대학을 진학하자 P회장은 공무원 시험 준비, 아르바이트 소개, 각종 생활 지원 등을 이유로 사적인 연락을 취했다.

또 P회장이 공무원이 될 것을 제안하면서 학교에 다니지 말라고 말했으며, 사생활 간섭을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는 P회장이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 접근한다는 불안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P회장은 A의 친구 B에게 부적절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A와 B가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폭언과 욕설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설명이다.

또한, 둘이 나눈 문자를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겠다는 협박도 했다는 게 A의 주장이다. A는 문자 내용이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보육원 사람들과 주변인들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인식할 것 같은 두려움을 지속적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의 친구 B에게 P회장이 보낸 메시지. P회장은 이들에게 폭력을 당할만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의 친구 B에게 P회장이 보낸 메시지. P회장은 이들에게 폭력을 당할만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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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공소사실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A씨는 P회장이 '사랑한다', '같이 여행가자' 등의 말을 하고, 술자리를 갖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P회장은 지난 12월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러한 내용을 대부분 반박한 바 있다. P회장은 자신이 했던 발언에 대해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한 이야기", "(나쁜 쪽에 빠져들까봐) 화가 나서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A를 여성으로 대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2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성단체 등은 "P회장은 공무원이면서 봉사동호회 회장이며 피해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이라는 점을 이용하여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10대 여성과 친밀감을 형성했다"면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사적 관계를 만들고 인권침해적인 행동을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해자가 우월적 지위와 봉사를 명분으로 여성인권 침해를 자행한 것에 분노한다"면서도 "그러나 피해자들이 신뢰 관계에 있던 가해자로부터 받은 충격과 당황 속에서도 침묵하지 않고 꿋꿋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 참여한 것에 지지와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고 말했다.

P회장이 보낸 메시지
 P회장이 보낸 메시지
ⓒ 문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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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피해자들은 재판 과정과 수사 과정에서 "나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면서 합의를 거부하고 처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는 이 사건이 공론화된 지난 6월에는 P회장 가족으로부터 '꽃뱀' 취급을 받았으며, 보육원 측에서 P회장과 삼자대면을 시키려고 해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사법부가 여성인권이 침해된 사건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내려 사법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가벼이 치부되는 우리 사회의 성평등·인권의식에 경종을 울릴 책임이 있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전북인터넷대안언론 참소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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