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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차입금 10억달러 상환 지원요청 보도에 발칵

금속노조와 한국지엠 부평·군산 ·창원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을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하기에 앞서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불법파견 사안에 대해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금속노조와 한국지엠 부평·군산 ·창원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지엠 사장을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하기에 앞서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불법파견 사안에 대해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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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경영실패에 따른 경영난 가중으로 비정규직노동자 65명이 새해 첫날 일자리를 잃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회사 여건을 감안해 임금교섭 때 노조 요구안을 철회하고 사측 안을 수용했다.

하지만 사측은 자신들이 제시했던 교섭 안마저 거부해 교섭은 결렬됐고,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다. 진통 끝에 올해 1월 2017년 임금교섭이 타결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핵심으로 요구한 회사발전 전망은 빠졌다.

이처럼 한국지엠의 경영실패와 회사발전 전망부재로 고용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모회사인 GM(지엠)이 한국지엠 신차 배정을 조건으로 문재인 정부에 10억달러 지원을 요구했다는 언론보도가 등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배리앵글 지엠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KDB 산업은행 관계자, 청와대 관계자를 만나 비공개 면담을 했고, 이 자리에서 앵글 사장이 정부와 산업은행 관계자에게 한국지엠의 차입금 10억달러(약 1조 619억원) 상환에 도움을 주면 연간 20만대 수출물량을 신규 배정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문이 커지자 산업부와 한국지엠은 지엠이 한국 정부에게 10억달러를 요구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고, 일각에서는 상환요청이 아니라 상환을 위한 대여 지원 요청이라는 추측이 나오지만 논란은 가시질 않고 있다.

정의당 인천시당(김응호 위원장은)은 17일 성명을 내고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이유가 없다"며 "만난 것만이 사실이라면 양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단순 해명이 아니라 만난 내용에 대해 정확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그동안 지엠이 세계 각국 정부를 상대로 지원금을 요구했던 사례를 놓고 볼 때 한국정부를 상대로도 지원을 요구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지엠은 2009 ~ 2010년 공장을 유지하려면 지원금을 내놓으라고 독일, 영국, 스페인, 벨기에에 요구한바 있고, 호주도 2013년 정부 보조금을 삭감하자 현지생산 철수를 선언하고, 생산을 줄여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2016년에는 캐나다 오샤와 공장을 폐쇄하면서 정부와 지자체에게 지원금을 요구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IMF 극복 위해 저가에 매입해 정부 지원받으며 성장

지엠은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때 5000억원에 매입, '알토란 기업'을 저가에 매입했다. 국내 입장에선 헐값 매각이었지만, 당시 김대중 정부는 IMF 경제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구조조정이라며 헐값 매각을 추진했다.

대우차를 인수한 지엠은 회사명을 지엠대우로 변경했다가, 한국지엠으로 변경했다. 브랜드 또한 쉐보레로 모두 변경됐다. IMF 경제불황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과 해외 투자유치 명분을 토대로, 지엠은 정부와 인천시로부터 숱한 지원과 혜택을 받았다.

지난해 8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국회의원(부평을)이 국회에서 주최한 토론회 자료를 보면, 한국지엠은 우리 정부로부터 4년(2006-2009)간 세금 254억원을 감면받았다. 또한 자동차 환경규제를 일부 예외하는 지원을 받았다. 인천시는 시장가격이 1조원대에 이르는 16만평 부지를 50년간 무상임대 해줬다.

4년 연속 적자 '지엠과 불투명거래' 의혹 여전

이처럼 지엠은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엄청난 지원과 특혜를 받으며 성장했다. 지엠은 성장했지만 한국지엠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금속노조와 한국지엠노조, 민주당, 정의당 등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지엠과 한국지엠 간 불투명한 거래 방식이 한국지엠의 적자를 키운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경영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지만, 지엠은 이를 무시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2016년 국내 매출은 35% 증가한 3조 4438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은 6.4% 감소한 8조 7904억원을 기록했다. 내수로 겨우 버텼지만 2016년 영업손실액은 5312억원으로, 이미 1분기 때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지엠이 발표한 EBIT(earnings before interest and taxes, 법인세 및 이자 지급 전 영업이익)를 보면, 2016년 기준 지엠의 EBIT는 125억 3000만 달러인데, 이중 북미 지엠의 EBIT가 120만 4700만 달러로 96.1%나 차지했다.

세계 각지에 있는 지엠 법인 중 중국 법인에서만 흑자가 발생했고, 나머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 전체 영업이익의 96.1%를 차지한 북미 지엠의 생산 비중은 전체 지엠의 36%에 불과하다. 생산 비중의 36%를 차지하는 북미법인이 영업이익의 96%를 차지하는 구조에 대해 노조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그래서 한국지엠 생산차량의 수출 '이전 가격'에 의혹을 품고 있다. 지엠이 한국지엠으로부터 차량을 저가에 매입해 북미에선 고가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즉, 한국지엠은 저가에 수출하기 때문에 수익이 낮고, 결국 지엠 본사가 가져간다는 얘기다.

지엠의 글로벌 부품 조달도 의혹 대상이다. 한국지엠이 지엠의 글로벌 부품업체로부터 부품을 고가에 매입해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것이다. 여기다 한국지엠이 지엠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 또한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런데 한국지엠 재무구조를 보면, 한국지엠은 연구개발 투자비를 2015년에 6498억원, 2016년엔 6140억원을 사용했다. 2년간 1조 2000여억원을 사용했는데 신차는 없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정의당, "산업부는 지엠이 요구한 내용 정확하게 밝혀야"

정의당 인천시당은 "한국지엠의 문제는 한국지엠만의 문제가 아니며, 창원과 군산공장과 안산, 시흥 등의 협력업체들까지 고려하면 전국적인 사안이다"며 "정부와 산업은행, 산업통상부는 지엠의 투자요구 논란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밝힐 것"을 요구했다.

정의당 인천시당은 또 "산업부는 지엠이 밝힌 미래발전 방향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하겠다고 했는지를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엠과 한국지엠에 대해서는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막대한 지원과 특혜를 받았다"며 "미래발전 전망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하청업체의 고용과 생존을 보장해야 한다. 군산공장의 폐업설,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의 인소싱을 통한 비정규직 해고는 경영실패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지엠, #산업은행, #지엠, #산업통상자원부, #G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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