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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이 난 스포츠센터와 인접한 제천시 하소동 상권이 침체되면서 상인들이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사진은 화재 현장 주변상가 모습.
 불이 난 스포츠센터와 인접한 제천시 하소동 상권이 침체되면서 상인들이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사진은 화재 현장 주변상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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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이 시간쯤이면 손님들로 꽉 찼는데 요즘은 하루에 두 테이블 채우기가 버겁네요. 화재 후 우리 집뿐 아니라 이 근방 상권은 완전히 죽었지요. 지난 달 가게 월세도 못 냈어요."

​29명이 희생된 제천 노블휘트니스 스파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24일째가 됐다. ​

지난 12일 오후 화재 현장인 하소동 상가 주변은 '유가족님께 심심한 위로를 드립니다', '희생자들께 애도를 표합니다' 등의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려 있다. 침통한 분위기다. ​

늦은 저녁 한 음식점을 찾았다. 화재 현장과 직선으로 60~70m 거리다.  최근 매출이 어떠냐고 묻자 주인은 한숨부터 내쉰다. ​

그는 "거의 초토화됐지요. 우리 가게를 보세요. 보시다시피 텅 비었잖아요. 요즘은 단골들 모습도 볼 수 없어 더욱 애가 탑니다"라고 토로했다. 

문자메시지로 호소하는 주변 상인들

그는 기자에게 자신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내보였다. '이번 화재로 주변 상인들이 다 죽어가요. 하소동 상권을 살려주세요' 라는 내용이다. 그는 고심 끝에 몇몇 지인들에게 보냈다고 한다.​

"어제는 문자를 받은 대학 동창생이 직원들을 데리고 왔는데 어찌나 고마운지 큰 절까지 했답니다. 화재 초기에는 유족들 슬픔이 너무 큰 탓에 장사 안된다고 불평도 못했지만 불황이 장기화되다보니 자구책을 쓸 수밖에요. 요즘 상인들 속도 화재 못지않게 까맣게 타들어갑니다"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이 지역 점포주들은 대부분 전월세를 내는 세입자들로 매월 부담하는 가게세가 만만치 않아요. 저는 월세가 120만원에다 사고 바로 전 수백만원을 들여 광고까지 냈는데…"라며 울상을 지었다.​

해질 무렵이면 오가는 발길 끊겨​

화재 현장을 중심으로 반경 100m 안쪽에는 음식점과 주점, 제과점, 노래방, 안경점, 미용실, 부동산중개사무소, 약국, 휴대폰판매점, 마트, 문방구, 당구장 등 60~70여개 점포가 들어서 있다. 화재 전까지는 제천지역 신흥 상권을 대표하는 지역이었다.

하지만 사고 여파로 인한 매출 감소는 모든 점포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고 수습에 주차장과 내부공간을 아낌없이 내어준 S마트도 포함된다. ​

마트 직원은 "연말연시 대목은 고사하고 전체 매출이 30% 이상 줄었지요. 사고 후 곧 회복되리라 믿었지만 좀체 손님을 볼 수 없네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사고 현장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한 노래연습장. 이 곳 주인은 화재 사고 후 자발적으로 4일간 영업을 중단했다. 희생자들은 기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사고 20여일이 지난 요즘도 손님은 뚝 끊긴 상태다. ​

그는 "근처 음식점들이 텅 비었는데 누가 노래방까지 오겠어요? 이 지역 상권 회복에 시민들이 힘을 보태주면 고맙겠네요. 너무 힘겨워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매출 감소 현상은 미용실, 제과점, 안경점 등 인근의 모든 점포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종전 매출 대비 절반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우선 사고 현장 가림막이라도

 사진은 화재 현장 주변상가 모습.
 사진은 화재 현장 주변상가 모습.
ⓒ 제천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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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저녁 이 지역에서 회식을 했다는 한 회사원은 "술을 마신 후 잠시 담배를 피려고 밖으로 나왔는데 참사 현장이 한 눈에 들어와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며 "모두가 같은 심정일 것이다"고 말했다.

현장 조사를 마치는 대로 화재 건물 외벽에 대형 가림막을 쳐달라는 주문도 이어졌다.​

근처의 안경점 업주는 "날이 어두워지면 이 골목은 지나는 사람이 아예 없다. 단골 손님들도 오기를 꺼려하는 것 같다. 화재건물에 대한 후처리를 논하기에 앞서 우선 대형 가림막이라도 쳐주길 호소한다.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라고 강조했다. 

상인들 "하소동 상권 회복? 말만 앞세운 행정"

지난 8일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도청 확대간부회의에서 "제천 지역의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고 그로 인해 일반시민들이나 상인들이 지역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추모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하되 경기를 다시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여러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천시 관계자는 "소속 공무원들에게 점심식사나 각종 회식 때 하소동 지역 이용을 적극 권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상인들의 시선을 냉랭하다.

​상인 김모(56)씨는 "유가족 대책 등 사태 수습이 급선무인 줄은 알지만 제천시 등 행정기관이 보여준 관심은 전혀 없다. 말뿐인 대책이 아닌 직접 현장 목소리를 듣고 현황을 파악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

또 다른 상인은 "우리도 피해자에 속한다. 시와 시의회가 나서 상권 회복과 상인 안정 대책을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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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제천인터넷뉴스>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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