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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6일)로 제천 화재 참사가 일어난 지 27일이 됐다. 이 기간 유족들에겐 지옥보다 끔찍한 고통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눈을 감고 도리질을 해도 소중한 가족들이 다른 세상으로 가버린 그 엄청난 충격으로부터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 15일 이시종 충북도지사는 유가족 구호비와 장제비 지원, 생업 단절 유족 생계지원 대책 수립, 유가족 돕기 성금 모금, 재난 심리회복 지원을 약속했다. 이처럼 유가족 돕는 일에 정부와 지자체가 우선 팔을 걷어붙여야겠지만 우리 시민들도 도움도 필요한 시기다. 살아갈 기력을 잃은 유족들에게 그들이 고립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줘야 한다.​

<제천인터넷뉴스>는 큰 슬픔 속에서도 일상(日常)으로 돌아와 삶에 전념하는 한 유가족을 소개한다. (기자 주)

 제천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반씨 가족이 운영하는 닭갈비 부페
 제천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반씨 가족이 운영하는 닭갈비 부페
ⓒ 제천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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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엄마 생각이 더욱 간절할 것 같고 아빠나 이모, 남동생 역시 같은 생각일 것 같아 다시 음식점 문을 열기로 결심했어요"

제천 화재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반아무개양(26)은 화재 사고 당일 직장이 있는 광주광역시에서 TV를 통해 사고 소식을 접했다.​

그는 스포츠센터 회원인 어머니가 걱정돼 전화를 계속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즉시 제천으로 향했다.​

본인이 운전을 하고 오던 도중 경찰과 소방서 등에 내용을 문의했으나 도무지 사태 파악이 되지 않았다. 잠시 후 아버지로부터 "엄마가 무사히 구조돼 지금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있으니 천천히 와도 된다"라는 소식을 접했다.​

하지만 이 소식은 운전 중인 딸이 받을 충격을 우려한 반양의 아버지가 거짓으로 전달한 말이다. 참담함 속에서도 딸의 안전을 고려한 아버지의 사랑으로 해석된다. 결국 어머니 정송월(51.여)씨는 2층 여성사우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반양과 가족들이 받은 충격은 이루 헤아릴 수 없었다.​ 반양의 어머니가 운영하던 음식점은 제천시 하소동의 닭갈비부페다. 지난 2012년부터 반양 이모와 함께 운영하던 음식점이다. 고인이 한때 보험업에 종사하며 쌓은 폭 넓은 인맥과 음식 맛에 대한 입소문으로 손님도 제법 많았다.​

 제천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반씨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
 제천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반씨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
ⓒ 제천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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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음식점은 사고 이후 문을 닫았다. 살아갈 기력조차 잃은 가족에게 식당 영업은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반양은 "새해 들어 갑자기 음식점 문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지요. 언제까지 넋 놓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가족들과 상의한 결과 동의를 받았지요. 사고 전보다는 못하지만 예전 단골손님이 다시 찾아 주고 격려 차 오는 손님도 있어 운영이 나아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경험 없는 식당일이 매우 힘이 들어요. 하지만 더욱 어려운 점은 수저 하나 그릇 하나에도 엄마의 손길이 배어 있어 가끔 멍하니 천장만 쳐다보곤 합니다. 하지만 일부러 식당을 찾아주시는 고마운 분들에게 보답하려면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다짐합니다.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반 양은 "유가족 모두가 슬픔을 딛고 속히 일어서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네 주민 이모(59.남)씨는 "슬픔을 뒤로한 채 열심히 식당 일을 돕는 반양을 보면 가슴깊이 응원하게 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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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제천인터넷뉴스>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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