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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발언하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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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조국인지 타국인지 나와서 설치는 거 보고 그런 생각했다. 본인이 사시 통과 못한 한은 그것으로 그칠 일이지 분풀이 식으로 그렇게 하냐고."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심 모으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연설은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위험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오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조국 민정수석,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의 입에 올랐다.

특히 조국 민정수석이 국정원·검찰·경찰 등 권력 기관 개편안을 발표한 데 대해서는 "설친다"라고 깎아내렸다. 조 수석이 사법고시를 통과하지 못한 "분풀이식으로 개편하는 데 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법고시 불합격 아닌 불응... 여전한 막무가내 공세

홍 대표는 16일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컨벤션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본인이 사법고시 통과 안됐으면 그것으로 그만이지 권력기관 개편에 검찰 힘빼고..."라면서 "지금처럼 사냥개 노릇하는 검찰도 있고 정의로운 검찰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나는 (권력기관 개편 발표를 보고) 측은하다고 생각했다"라면서 "메뚜기도 한철이라고 권력 잡았다고 한 철 날뛰는 거, 참 측은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 대표의 주장과 달리, 조 수석은 사법고시에 응시 자체를 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격·불합격 여부로 공세가 불가능한 사실인 것이다. 조 수석은 2012년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수업 시간에 사복 경찰이 들어오고, 학생회실 옆에 경찰 방이 따로 있었어요. 농촌 봉사활동 갔다가 고향 집에 갔더니 서울대 담당 경찰이 와 있었어요. 이게 뭐냐 싶었죠. 형사소송법에는 고문 금지 원칙이 있는데, 저부터도 아무 일도 없는데 경찰서 끌려가서 맞고 소지품 검사를 당했어요. 그래서 저는 사법시험을 보지 말아야겠다고 결심을 했어요." - <부산일보> 2012년 9월 8일자 보도

문재인 대통령이 제천 화재참사 현장에서 눈물을 흘린 것도 공세 대상이 됐다. 홍 대표는 "영화 <1987>를 보고 울었단다"라면서 "제천 가서도 울고... 대통령이 질질 울면 안 된다. 지도자는 돌아서서 우는 거다. 눈물을 보여선 안된다"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질질 울면서 상황을 모면하려면 그건 지도자가 아니다"라면서 "어떤 경우라도 지도자는 유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최한 남북정상회담은 모두 '쇼'로 치부됐다. 김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이어진 평화 국면은 모두 북한의 핵개발의 단초를 마련한 정략에 불과하다는 주장이었다.

홍 대표는 "화려한 (6.15) 남북정상회담 쇼를 마치고 DJ는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선언했다"라면서 "그 뒤 그 선언이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에 놀아났다는 것이 밝혀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DJ는 남북 정상회담 정치 쇼를 이용해 노벨평화상까지 받았다. 그런데 북의 핵개발은 그때부터 본격화됐다"라면서 "한반도를 핵전쟁 위협에 몰아넣은 출발점이 DJ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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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남북 공동선언도 마찬가지였다. 홍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역시 수십억 달러를 북에 제공하고 넘어갔다"라면서 "그런데 그때는 국민이 속지 않았다. 그 쇼에 속지 않고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우리한테 정권을 줬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현 정국도 같은 맥락의 해석을 내놨다. 홍 대표는 "이제 (국민은) 안 속는다"라면서 "자기들이 북한의 위장평화공세에 속아 지금 진행하는 것은 북핵 완성 시간을 벌어주는 작당일 뿐이다"라고 맹비난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기도 했다. 홍 대표는 "(내가) 당 대표 때 유치한 평창 올림픽을 세계 스포츠 행사로 돌리지 않고 북한 위장 평화 공세에 휘말려 또 화려하게 남북회담이라는 정치 쇼를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인물 찾기' 난항 홍준표, 후보 묻는 기자 질문에 "니가 나가라"

자유한국당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가 당원들에게 퇴장을 요구받고 있다.
▲ 퇴장 요구받는 류여해 자유한국당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가 당원들에게 퇴장을 요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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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던 행사는 류여해 전 최고위원의 기습 방문으로 20분가량 지연됐다. 당 윤리위원회에 의해 제명 처리된 류 전 최고위원은 재심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들어 최고위원 자격을 잃지 않았다고 강조했다(관련 기사 : 류여해, 홍준표 신년행사에 기습 방문... 문전박대 당했다). 그는 결국 당원들의 항의 속에 행사장 밖으로 쫓겨나며 문전박대 당했다. 

류 전 최고위원이 퇴장한 뒤, 홍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들이 차례로 입장했다. 2000여 명(당 추산)의 당원이 참석한 이날 신년인사회에서는 지방선거에 돌입한 한국당의 열띤 분위기가 그대로 드러났다. 당직자들은 행사 직전 '서울시장, 구청장 탈환' '서울대첩 필승'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빈 객석에 깔아두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서울시장 등 수도권 '인물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홍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홍정욱 헤럴드 회장이 SNS를 통해 직접 고사를 밝히기도 했다.

행사 직후 홍 대표는 '서울 시장 후보로 염두에 두고 있는 분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니가 나가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여기 온 사람 중 눈여겨 볼만한 사람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없다, 교섭 중"이라고만 밝힌 후 차에 올랐다.


태그:#홍준표, #조국, #사법고시, #자유한국당,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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