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달 29일 ‘대운하 전도사’ 박석순 이대 교수를 다큐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팀이 찾아갔다. 그는 이날 이대 학생들에게 ‘나의 환경 인생과 환경철학’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하지만 그는 카메라를 피해 ‘셀프 감금’을 자처(?)했다.
 지난달 29일 ‘대운하 전도사’ 박석순 이대 교수를 다큐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팀이 찾아갔다. 그는 이날 이대 학생들에게 ‘나의 환경 인생과 환경철학’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하지만 그는 카메라를 피해 ‘셀프 감금’을 자처(?)했다.
ⓒ 오마이TV

관련사진보기


"철컥~"

문손잡이를 돌렸다. 열리지 않았다. 누군가 강의실 뒷문을 잠근 것이다. 잠시 뒤 앞문에서도 철컥하는 소리가 났다. <오마이TV> 4대강 다큐 제작팀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10여 분이 지나도 '그'는 나오지 않았다. '셀프 감금' 상태였다. 강의실 밖에는 카메라 두 대가 돌고 있다. 절대로 찍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여러 명의 학생들과 다른 교수들도 덩달아 갇혔다. '그'는 비겁했다. 

[스크루 박] 삐뚤어진 입

2017년 11월 29일 찾아간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그는 '스크루 박'으로 불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에 한반도대운하를 제1공약으로 내걸었을 때, "만약 4대강에 녹조가 낀다면 배를 띄우면 된다"고 말해서 붙은 별명이다. 배의 스크루(screw. 날개깃을 회전시켜 추진력을 갖는 장치)에 의한 폭기 작용으로 물속에 산소를 공급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과연 그럴까? 아래 영상을 한번 보자. 지난 2016년 여름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들이 탐사보도 때 찍은 영상이다.


그의 주장처럼 4대강 공사 이후 세금을 쏟아 부었다. 이렇게 많은 스크루를 돌린 적이 없다. 수자원공사에 고용된 비정규직 직원들은 4대강 16개 댐에서 수억 원에 달하는 녹조제거용 보트를 타고 강을 휘젓고 있다. 물론 배 구입비용과 시설비, 전기료, 기름 값, 인건비는 '스크루 박'의 주머니에서 나온 건 아니다. 국민 세금인데 무용지물이다. 매년 여름, 그의 주장이 거짓임을 증명하듯이 녹조의 농도는 더 짙다.

이건 빙산의 일각이다. 수심 6m 아래쪽은 시궁창이다. 레토릭(미사여구)이 아니다. 환경부가 지정한 '최악 수질' 4급수 지표종인 붉은색 깔따구 유충과 실지렁이가 꿈틀거린다. 금강의 물속 펄을 푸면 한 삽에 수십 마리가 올라온다. 댐으로 막힌 강바닥에 펄층이 쌓였다. 스크루를 아무리 돌려도 공기가 들어갈 수 없는 산소 제로(Zero)지대의 생명체들이다.

펄은 썩으면서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잠시 멈춰 서서 흐르지 않는 강의 표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안다. 날은 멀쩡한데 수면 위에 물방울들이 동심원을 그린다. 비가 오는 것 같다. 긴 장화를 신고 물속으로 들어가 펄을 걸으면 머리통만한 공기 방울들이 부글거리며 솟아오른다. 그게 터지면서 악취가 진동한다. 강바닥이 썩고 있다는 뜻이다.

이 말도 과장된 것이라고 의심하는 독자들이 있을 수 있다. 아래 영상은 지난 2016년 <오마이뉴스>의 탐사보도 당시 금강을 지켜온 4대강 독립군 김종술 기자가 썩은 펄 속에 직접 들어간 가스 방울 퍼포먼스다. 그 모습을 보니 시궁창 냄새를 풍기며 터지는 공기 방울처럼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누가 이 거대한 4대강 '뻘짓'을 책임질 것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도 문제지만, 곡학아세하면서 한 자리를 꿰찬 학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들은 세금을 물속에 수장시키도록 혹세무민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는 '스크루 박'을 찾아갔다. 그가 학자적 양심을 내려놓은 이유를 묻고 싶었다. 4대강 사업에 잘못된 논리를 제공한 것에 대한 사과라도 듣고 싶었다.

그는 대답할 책임이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에 운하정책 환경자문교수단 단장을 맡았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을 꿰찼다. 지금도 그는 태연하게 대학 강단에 서서 학생들에게 환경을 가르치고 있다. 강은 망가졌고, 천문학적인 세금을 낭비했는데 지금도 그는 '곡학아세'한 대가를 누리고 있다. 이건 온당치 않다. 

환경운동연합이 그를 '4대강 부역자 S급'(스페셜)으로 선정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그와 같은 S급이다. 진실을 말해야 하는 지식인의 책무는 그만큼 무겁다.

"지식인의 책무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중략)...아주 자유로운 사회에서도 지식인에게는 이런 책무가 뒤따르지만, 자유가 억압받는 사회에서 그 책무에 따른 희생은 실로 엄청날 수 있다. (노암 촘스키 <지식인의 책무> 중)   
 
[학자적 양심] 나, 안 해!

다큐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팀이 ‘스크루 박’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를 찾아갔다.
 다큐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팀이 ‘스크루 박’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를 찾아갔다.
ⓒ 오마이TV

관련사진보기


이날, 강의실 문을 잠그기 전에 그와 잠깐 인사를 하긴 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얼마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본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보다 짧았다.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에 대해 사과하실 의향이 없냐"는 질문에 노려보기만 했지만, 박 교수는 외마디 소리를 남겼다.    

-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김병기 기자입니다.
"나, 안 해!"

그는 손사래 치며 강의실로 들어갔고, 문은 잠겼다.

당초 시나리오는 이런 게 아니었다. 그는 이날 오후 7시쯤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이대 강의실에서 '나의 환경 인생과 환경 철학'이란 제목의 특별 강연을 앞두고 있었다. 대체 그의 환경 철학이 무엇인지를 듣고 싶었지만, 다큐 제작을 위해 꾹 참았다. 이 강의를 마치면 문을 열고 나와 앞쪽 20m 전방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교수실로 가든지, 아니면 차를 타려고 바깥으로 향하는 복도를 통과할 것이다.

그를 쫓아가면서 서너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오마이TV> 다큐 제작팀 안정호, 안민식 기자는 한 시간 전부터 앞문과 뒷문에서 카메라를 들고 기다렸다. 하지만 안쪽에서 문을 걸어 잠갔고, 그 사이 카메라를 치워달라는 학교 행정실 직원과 10여 분 동안 실랑이를 했다. 낭패였다. 굳게 닫힌 문을 보고 있자니 속이 탔다. 그에게 던지고 싶었던 질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 4대강 사업 이후 매년 녹조가 끼고 4급수 지표종 실지렁이와 깔따구가 4대강에 드글거리고 있습니다. 아직도 4대강 사업으로 4대강을 살렸다고 생각하십니까?  

- 지금도 4대강의 16개 댐을 그대로 두고 배를 띄워 스크루를 돌리면 4대강 녹조를 없앨 수 있다고 보십니까?

- 학자적 양심을 버리고 곡학아세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왜 4대강 사업에 앞장섰습니까?

[추가 질문] "촛불집회로 대기가 오염된다고요?"

박석순 교수는 촛불집회가 대기오염가 오염된다는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박석순 교수는 촛불집회가 대기오염가 오염된다는 내용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4대강 사업과 직접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꼭 끼워 넣으려던 질문이 한 가지 더 있었다.

- 탄핵 촛불이 한창 타오르던 2016년 12월에 교수님 페이스북에 '촛불집회로 대기가 오염된다'고 말씀하셨는데, 실제 촛불보다 핸드폰 액정 화면이나 건전지를 넣은 촛불 등을 켠다는 사실을 몰랐습니까?

4대강 사업에 부역할 때도 그러했지만, 이쯤 되면 그는 환경공학자가 아니라 '정치공학자'라고 의심해볼 만하다. 자기 말이 4대강을 망치는 데 기여했다는 것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1700만 촛불 시민들을 환경파괴자로 모는 듯한 발언에 대한 해명을 듣고 싶었다.

그렇다고 이날 다큐 제작팀이 무작정 강의실로 쳐들어간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어서였다. 그를 찾아가기 전에 <오마이TV> 4대강 다큐 제작팀이 전화를 걸었다. <오마이뉴스> 기자라고 밝히자마자 그는 다음과 같이 한 마디하고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통화 안 하고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이게 1차 시도였다. 2차 시도는 문을 걸어 잠그기 전날에 강의가 예정됐던 다른 강의실 밖에서 2시간 동안 기다렸다. 강의를 마칠 시간이 끝났는데도 나오지 않아서 문을 열었더니 잠겨있었다. 강의 시간을 잘못 알았거나, 결강이었다. 그래서 이날 짧은 만남이 더 아쉬웠다.

4대강 다큐팀의 차를 타고 컴컴한 교정 문을 빠져나왔다. 차 안에서 10년 전, 그와의 마지막 만남을 떠올렸다.

[10년 전] "저는 스크루 박이 아닙니다"

'낙동강지킴이' 정수근 시민기자와 '금강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 등이 26일 오전 4대강사업 준설작업 이후 모래가 재퇴적된 낙동강 구미보 하류 감천 합수부에서 '곡학아세 4대강 일등공신들 - 인하대교수 심명필, 이화여대교수 박석순, 경원대교수 차윤정, 위스콘신대교수 박재광 행복하십니까?'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낙동강지킴이' 정수근 시민기자와 '금강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 등이 26일 오전 4대강사업 준설작업 이후 모래가 재퇴적된 낙동강 구미보 하류 감천 합수부에서 '곡학아세 4대강 일등공신들 - 인하대교수 심명필, 이화여대교수 박석순, 경원대교수 차윤정, 위스콘신대교수 박재광 행복하십니까?'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김 기자님, 전 스크루 박이 아닙니다. 원조가 아니라니까요. 내가 말하기 전에 다른 사람이 이야기를 했어요."

2007년 10월 한반도대운하 토론회 자리였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제1공약' 한반도대운하가 4대강을 살리고 경제도 살린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토론회가 끝난 뒤 그에게 다가가 인사했더니, 대뜸 얼굴부터 붉혔다. 내가 그를 주시하듯, 그도 나를 보고 있었다. 이전에 쓴 내 기사에서 자기를 '스크루 박'이라고 표현한 것에 항의한 것이다.

- 교수님이 '배를 띄워 스크루를 돌리면 수질이 좋아진다'고 말씀하신 건 사실이잖아요.
"내가 원조는 아니라니까요. 다른 사람이 먼저 말했어요."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길게 끌어봤자, 무의미한 토론이었다. '스크루 박'이라는 낙인이 싫었던 것이다. 그와 그렇게 헤어졌고, 나는 그 뒤에도 '스크루 박'이라는 표현을 고집했다. 설령 그가 원조는 아니더라도, 기상천외한 '4대강 스크루 정화 이론' 확산에 기여한 공이 크기 때문이다. 4대강 공사를 위해 '고인 물은 썩는다'는 상식을 뒤집은 환경공학자로 표현하고 싶었다.

[운하 전도사] 그의 낯 뜨거운 변신

지난 2012년 6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가뭄피해를 막았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한국에서는 ‘104년 만에 가뭄’으로 극심한 가뭄피해를 겪고 있었다.
 지난 2012년 6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가뭄피해를 막았다고 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한국에서는 ‘104년 만에 가뭄’으로 극심한 가뭄피해를 겪고 있었다.
ⓒ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그를 찾아간 이유는 더 있다. 2006년 10월 24일 이명박 대통령 후보는 독일 운하 중에 제일 높은 해발 406m에 있는 뉘른베르크의 힐폴슈타인 갑문에 올라가 '제1공약' 경부운하(한반도대운하)를 선언했다. 우리 언론들은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운하 갑문이 보이는 난간에 기대있는 유력 대통령 후보 이명박 씨의 사진과 함께 아래와 같은 발언을 큼지막하게 실었다.

"여기에 와보니 경부운하가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석순 교수도 2007년 독일 운하를 다녀온 뒤에 말을 바꿨다. 전에는 "인공적으로 한강과 낙동강을 이으면 생태계 교란이 생길 수 있다"(2006년 11월 8일자 동아일보)고 밝혔으나, 독일 운하를 다녀온 뒤에는 과거 자기와 비슷한 주장을 하던 운하 반대론자들을 향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의 낯 뜨거운 '대운하 찬가'는 이게 시작이었다. 그해 11월에 국회환경노동위원회 공청회에 참석해 "운하는 도로와 댐 건설로 인한 환경파괴를 막고 하천 수량 증대와 하상 준설로 수질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듬해 1월에 YTN과의 인터뷰에서도 "하천에 물이 없어서 수질이 나쁘기 때문에 물을 채움으로써 하천 생태계도 살리고 굉장히 수질개선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많은 토론회에 나가서 '운하 전도사'를 자처했다.

2008년 6월 19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광우병 촛불'에 놀라서 "대선 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운하 포기선언을 했다. 그 때에도 박 교수의 삐뚤어진 입은 멈추지 않았다. 다음날인 20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대운하에) 배 5000톤급을 띄우기 위해 하천을 너무 깊이 파게 되고 교량도 많이 개축을 해야 하니까 그런 문제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외국과 같이 배를 1500톤급 정도로 축소하면 반대여론이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본다."(CBS 시사자키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대운하가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이름만 바꿔서 추진할 때에도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 곁에 바짝 붙어 있었다. 최근 '4대강 백서' 작업을 하는 이철재 에코큐레이터(전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는 이렇게 말했다.   

"박 교수는 학계의 4대강 전도사를 자처했다. 그는 <4대강, 이젠 성장엔진으로 이어가자>(2012. 3. 23 세계일보 기고), <4대강 사업으로 수질 개선됐다>(2012. 8. 9. 동아일보 기고), <녹조와 4대강 사업은 무관하다>(2012. 8. 14 문화일보 기고)>, <'4대강' 폄훼는 근거 없는 선동>(2012. 11. 1 문화일보 기고)등을 통해 맹신에 가까운 4대강 찬동 입장을 밝혔다."(관련기사: '4대강 이렇게 만든 전문가, 이들입니다' 기사 중)

[4차 시도] 부역자에서 도망자로



<오마이TV> 4대강 다큐 제작팀은 그를 인터뷰하려고 4번째 시도를 했다. 2017년 12월 18일, 이번에는 서울 인사동에 있는 <정규재TV> 건물 아래층 카페에서다. 정규재 씨는 탄핵 촛불이 한창일 때 박근혜 대통령을 단독 인터뷰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명만 들어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박 교수는 이 방송에 매주 출연해 '진짜 환경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 폭설이 쏟아졌고, 카페는 추웠다. <오마이TV> 안정호, 안민식 기자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다른 부역자를 찾아 나서야 하는 오후 5시까지 주차장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그를 기다렸다. 점심도 먹지 못했다. 그는 오지 않았다.

다음날인 19일에도 오전 8시부터 그를 기다렸다. 오후 4시가 데드라인이었다. 또 다른 4대강 부역자를 찾아 나서야 했기 때문이다. 포기하고 철수하려는데 두 기자가 의미심장한 눈짓을 했다. '스크루 박'은 오후 4시2분경에 나타났다.

그는 방송 녹화를 마치고 오후 5시경 건물 로비에 등장했다. 현관 앞에서 스마트폰을 보고 있던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그날은 왜 문을 닫으셨어요." 

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1초 동안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허겁지겁 뛰기 시작했다. 나도 마이크를 들고 뛰었다. 지하 주차장까지 뒤쫓으면서 질문을 던졌다.

"아직도 4대강 사업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배를 띄워 스크루를 돌리면 죽은 4대강이 되살아날 것으로 보시나요? 한 말씀만이라도 해주세요."

'스크루 박'은 이날도 침묵했다. 차에 탄 뒤에 주차장을 빠져나가 어디론가 사라졌다. 참담했다. 그가 한때나마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을 지냈다는 게 부끄러웠다.

2017년 12월 18일 저녁 <오마이TV> 다큐 제작팀은 또 다른 부역자를 만났다.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이었다. 그도 '스크루 박'처럼 4대강 부역자 'S급'이다. 그는 서울 강남의 한 호텔 행사장문을 닫고 들어가면서 말했다.

"(4대강 사업한 것이) 하나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이만의 환경부장관이 성공21 서울협의회 주최로 22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하나님사랑 나라사랑 자연사랑 기도회'에 참석해 4대강 정비 사업 친환경적 추진 방안에 대해 특강하고 있다.
 이만의 환경부장관이 성공21 서울협의회 주최로 22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하나님사랑 나라사랑 자연사랑 기도회'에 참석해 4대강 정비 사업 친환경적 추진 방안에 대해 특강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MB 10년 고발 다큐를 후원해 주세요
오마이TV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4대강 부역자들의 민낯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명박근혜 정권'으로부터 4대강을 해방시키려고 노력해온 '4대강 독립군'들도 <오마이뉴스>가 만드는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자 조력자입니다. MB와 부역자들에 저항하면서 10년의 삶을 희생해온 독립군들의 어깨를 한번 두드려주세요. 오늘도 찬바람을 맞으며 죽어가는 강과 함께 아파하는 진실 고발자들을 응원해주세요. 다큐 제작물의 엔딩 크레딧에 4대강 독립군과 함께한 후원자들의 이름을 기록하겠습니다. 



태그:#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 #박석순, #스크루 박, #4대강 사업
댓글35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47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환경과 사람에 관심이 많은 오마이뉴스 기자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서 응원해주세요^^ http://omn.kr/acj7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