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최종 3차전 한국 대 일본 경기. 역전골을 넣은 정우영이 동점골을 넣었던 김신욱과 환호하고 있다.

16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최종 3차전 한국 대 일본 경기. 역전골을 넣은 정우영이 동점골을 넣었던 김신욱과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한민국 대표팀이 7년 만에 한일전에서 쾌거를 이뤘다. 킥오프와 동시에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며 흔들릴 뻔했지만 빠르게 템포를 찾았다. 그 중심에는 김신욱이 있었다. 김신욱은 확실한 찬스에서 골문을 가르며 자신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는 대표팀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었다. 대표팀이 롱볼 축구를 할 때마다 중용됐지만 큰 효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수준급의 타깃 선수임은 변함이 없었다. 때문에 김신욱은 대표팀에서 갈팡질팡한 상황에 놓였다.

그런 와중에 이 낭보는 신태용호를 웃음 짓게 만든다. 김신욱이 대표팀에서도 '가치'가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동아시안컵은 김신욱이라는 카드가 어떤 상황에서는 필요함을 드러냈다. 이는 아직 기회를 줄 여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그가 월드컵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아직 몇 차례 남은 평가의 기회를 받을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대표팀은 김신욱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까?

일본의 여러 언론 매체들은 이번 한일전을 앞두고 김신욱에 주목했다. 2m에 육박하는 키에서 뿜어지는 헤딩과 못지않은 발기술까지, 그를 조심해야 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본은 김신욱을 막지 못했다. 평소 크게 싸워보지 못한 장신과의 경쟁은 일본 수비수들에게 버거웠다.

신문선 해설위원 역시도 경기 도중 김신욱을 크게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선수들은 자국 리그에서 큰 키를 가진 선수와 경쟁한 경험이 많지 않다"라며 "김신욱의 큰 키는 그들에게 '거인을 보는 듯'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 예측들은 현실이 됐다. 김신욱은 0-1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소중한 헤딩골로 분위기를 바꿨다.

앞선 경기들로 미루어 보았을 때, 김신욱은 아시아와 몇몇 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수다. 그는 소위 '탈아시아급'의 체격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뛰어난 헤딩 능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때마침 우리나라는 월드컵에서 멕시코와 마주한다. 지난 2014년에 코스타리카에게 결승골을 넣었던 김신욱은 자신감을 가질 법한 상대다. 게다가 멕시코 선수단의 체격 조건이 김신욱에게 적격이다. 멕시코 수비진의 대부분은 190cm를 넘지 못한다. 그나마 가장 큰 디에고 레예스가 189cm의 체격을 갖고 있다. 이 선수들은 공중볼 경합에서 김신욱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다. 김신욱이 가진 강점을 살릴 최적의 기회다.

물론 그가 머리만 쓰는 것은 아니다. 큰 키를 바탕으로 한 헤딩슛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정작 더 많은 득점은 발로 해냈다.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의 득점도 오른발이었다. 국내 리그에서도 발기술이 있는 선수로 정평이 났다. 비록 헤딩에 가려졌지만 만만치 않은 플레이가 잠재되어 있다. 올 시즌에는 먼 거리에서 프리킥으로도 득점하는 등 다양한 득점 루트를 보였다.

신태용호는 멕시코를 대비할 예정에 있다. 앞으로 3월 A매치와 월드컵을 앞둔 최종 모의고사가 기다리고 있는데 (추가로 1월에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됨) 멕시코 대비전에서는 김신욱을 기용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어쩌면 김신욱이 그물망 수비를 자랑하는 멕시코 전의 해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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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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