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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군 흥덕면의 한 육용 오리 농가를 시작으로 순천만에 이어 제주 하도리에서도 추가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가 확진됨에 따라 방역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야생조류분변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항원이 몇 차례에 걸쳐 꾸준히 검출됐지만 모두 저병원성인 것에 반해 이번 H5N6형은 고병원성으로 올해 들어 처음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때 20일 자정부터 48시간 동안 전국 가금류, 종사자, 차량을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령했고 위기경보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시켰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철새를 비롯해 닭, 오리와 같은 조류에 감염되는 전염성 호흡기 질병으로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고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바이러스의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되며 이 중 고병원성의 경우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여 관리하고 있다.

감염된 조류의 체액과 분변, 먼지, 오염된 물을 호흡기를 통해 흡입하는 과정에서 감염되며 평균 7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고열 및 기침, 인후통과 같은 일반적인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이후 중증 폐렴으로 진행되면 호흡부전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H7N9형 인체감염이 처음 보고된 2013년 3월부터 2015년까지 230명이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작년에는 3개월 사이에 140명의 조류인플루엔자 감염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37명이 사망하는 등 인체감염 사례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1997년 홍콩에서 인체감염 최초 발생 이후 201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7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바이러스 타입에 따라 39.6~66.6%의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 인체감염이 가능한 유형은 극히 일부로 H5N1, H7N9, H5N6, H9N2, H10N8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이번에 국내에 유입된 것과 동일한 H5N6형 바이러스로 중국에서 인체감염 되어 2014년부터 지금까지 16명의 감염자 가운데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서도 최근 광시성에서 감염환자 1명이 발생함에 따라 방역 당국은 중국 여행객들의 조류 시장 및 농장 방문 자제와 개인위생수칙 준수를 당부하며 중국 등 위험 국가 여행자를 대상으로 검역활동 및 방역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아직까지 H5N6형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국내에서의 감염사례는 없지만, 그 불안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러스 특성상 환경과 지역, 시기에 따라 변이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인하여 그 잠재력과 위험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03년 유행한 사스, 2009년 신종플루, 그리고 2015년 메르스 사태까지 모두 종간 벽을 뛰어넘고 인체감염이 일어난 후 사람 간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변이되며 큰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

신종플루의 경우 2009년 11월 3일 발표를 기준으로 하루 약 9천여 명이 감염됐고 214명이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메르스 사태로 186명의 감염환자 중 38명이 사망해 치사율은 20.4%로 기록됐고 1만6693명이 시설 또는 자가 격리됐으며 2700여 곳의 학교가 임시 휴업했다.

이와 더불어 감염에 대한 불안감과 공포로 인하여 사회경제활동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며 직간접적으로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 및 손실이 발생했다. 병원체의 분리 및 동정과 감염경로 파악 이후 확산 방지를 위한 신속한 방역 활동이 전염병 퇴치의 기본수칙임에도 불구하고 메르스 사태에서는 제대로 대응체계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숙주에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1차 감염과 1차 감염자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2차 감염을 넘어 3차 감염으로 진행하게 되면 그야말로 재해를 넘어선 대재앙인 것이다.

한 지역사회가 3차 감염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경우 감염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그에 따른 피해와 혼란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동물 질병이 종간 벽을 뚫고 사람으로 전파되면 수많은 인명피해와 아울러 그에 따른 막대한 국가적 손실로 이어진다.

동물 질병 방역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짚어 보게 하며 이를 간과할 수 없는 이유다. 동물의 건강이 곧 인간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이치를 직시하며 이제는 동물의 복지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대단위, 공장식 밀집사육에서 벗어나 쾌적한 생활환경의 질적 개선으로 면역성을 높여 질병발생과 확산을 최소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이 건강해야 인간이 행복할 수 있다.



태그:#은평동물병원, #조류동물병원, #가축전염병, #조류인플루엔자, #동물질병 인체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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