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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의 <1984>는 빅브라더에 의해 모든 것이 통제되는 세상에서 윈스턴 스미스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다룬 이야기다. 빅브라더는 보이지 않는 거대한 권력이다. 그는 텔레스크린을 통해 모든 사람을 관찰하고 감시한다.

소설을 읽다보면 어딘가 불편하다. 소설을 소설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 바로 현실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이다. 1948년에 지어진 소설이지만 조지 오웰은 마치 미래를 내다본 듯 현실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다.

빅브라더는 실제로 존재한다. 소설의 배경인 1984년 한국에선 군부독재라는 빅브라더가 세상을 지배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언론을 입맛에 맞게 바꿔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았다. 1980년에는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던 사람들을 군대를 동원해 무차별하게 죽였다.

빅브라더는 아직도 존재한다. 얼마 전 MB정부의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가 세상에 나왔다. 문성근, 조정래, 박찬욱, 김미화 등 82명의 이름이 올랐다. 정부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예술인들을 블랙리스트라는 감옥에 가둬 통제하고 억압했다. MB정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을 저지른 것이다.

소설이 출간하고 약 70년이 지난 지금 <1984>가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식 인파가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 인파보다 훨씬 적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이 '대안적 사실'이란 신조어를 언급한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 미 정부 관계자가 거짓을 거짓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대안적 사실'로 포장한 게 마치 <1984>에 등장하는 진리부를 신어로 진부라고 부르는 것을 떠올리게 했다.

작중에서 사람들을 감시하는 텔레스크린은 현실에선 cctv로 나타난다. cctv가 없는 곳은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다. 그것들은 우리들을 항상 지켜보고 있다. 물론 범죄 예방과 수사 과정에서 꼭 필요하긴 하지만 감시를 받아 사생활이 사라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또한 텔레스크린이 될 수 있다. 2016년 3월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테러방지법은 국민들에게 자신의 대화 내용이 사찰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심어 주었다. 또한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스마트폰에 입력하는 개인정보가 어디로 유출될지 모른다. 수천, 수만 개의 눈이 우리를 향해 있다.

윈스턴은 빅브라더와 싸웠다.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사회에서 윈스턴은 비정상이 되어 정상과 싸웠다. 하지만 빅브라더는 그러기를 용납하지 않았다. 소설은 빅브라더를 증오하던 윈스턴이 결국에는 체제에 굴복하고 '나는 빅브라더를 사랑한다'라는 말과 함께 끝난다.

윈스턴의 모습은 우리와 닮아있다. 부당함과 맞서 싸우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어버리고 순응한다. 조지 오웰은 윈스턴이 빅브라더에 굴복하는 결말을 내어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우리는 빅브라더에 지배받지 않기 위해 항상 주의해야한다. 눈을 똑바로 뜨고 세상과 마주해야 한다. <1984>는 단순히 소설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의 과거고, 현재고, 미래다. 1984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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