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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가운데 304만 제곱미터, 용산미군기지 부지가 올해 말 평택으로 이전된다고 한다. 환경오염 문제, 잔류부지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던데, 평화통일 동아리 대표로서 평화와 안보에 관련된 이 사안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직접 보면 어떨지 확인해보기 위해 용산 미군기지에 답사를 가 보았다.

서울시 용산구는 당연히 우리 땅이지만, 그 가운데 용산 미군기지는, 정확히 말하면, 캘리포니아주 소속이라고 한다. 그다지 높지도 않은 회색 담장 하나만 넘으면 바로 미국이라니! 서울 속 작은 미국은 과연 온전하게 우리의 땅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국립중앙박물관 계단 위에서 바라본 용산 미군기지는 겉으로는 매우 평화로워 보였다. 그러나 저 땅 밑은 아마 기준치를 훨씬 초과한 유출된 기름으로 가득하다고 한다. 용산미군기지 외부로 자꾸 기름이 새어 나오고 있지만 미군 측은 아직도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니, 내부 조사도 할 수 없다고 한다.
(관련 기사 : 발암물질 나와도, 조사도 못하는 '용산 미군기지')

용산 미군기지. 담벼락이 높아 내부를 볼 수 없어 인근 육교위에 올라가 바라보았다.
 용산 미군기지. 담벼락이 높아 내부를 볼 수 없어 인근 육교위에 올라가 바라보았다.
ⓒ 김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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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거나 날이 흐리면 근처에서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데, 서울시에서도 그저 외부로 유출된 기름만을 정화하는 것밖에 하지 못한다고 한다.

답사를 다녀와서 나와 함께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생에게 물어보았다.

"너 용산 미군기지에서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는 거, 알고 있었어?"

대부분의 내 또래 20대 청년들은 용산 미군기지가 오염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우리를 전쟁위협으로 부터 지켜주는데, 그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마음들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도 있었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재미있게, 그리고 확실하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대학생들과 함께 할로윈 파티를 기획하게 된 이유이다.

10월 31일 할로윈을 맞아서 이태원은 불타는 금요일이 된다고 한다. 섬뜩한 좀비 분장 등 화려한 할로윈 분장 속에서 우리는 더 눈에 띄기 위해 고민했다.

'기름유출? 기름은 어디서 구할 수 있지? 주유소! 빨간 우드락으로 주유 기계를 만들어 볼까? 기름이 가득 든 드럼통은 어떻게 만들지? 사람들에게 사탕을 나눠주면 어떨까?'

빨간 색지로 만든 인간 주유소. 주유구에서는 사탕이 나온다. 미군기름이라고 표현해보았다.
 빨간 색지로 만든 인간 주유소. 주유구에서는 사탕이 나온다. 미군기름이라고 표현해보았다.
ⓒ 김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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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이 흘러나오는 드럼통 코스튬을 입고 행진
 기름이 흘러나오는 드럼통 코스튬을 입고 행진
ⓒ 김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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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 대학생들은 시험 기간이다. 같이 해보기로 한 친구 중 나를 포함해서 세 명이 과제와 시험으로 밤을 꼴딱 새우고서 코스튬을 만들기 시작했다.

스테이플러로 부직포에 주름을 만들고, 2000원짜리 호스를 사 와서 주유 기계를 연결했다. 우리가 직접 만든 스티커에 사탕을 한 개씩 포장해서 준비했다. 결과는 그럴 듯했다. 이 정도면, 우리를 안 보고 지나칠 수는 없겠지!

할로윈 파티로 북적거리는 이태원은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놀러 나온 미군들도 가득했을 것이다. 국방부 앞에서 용산미군기지 3번 게이트를 지나 이태원역에서 녹사평역 광장까지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행진했다.

"용산 미군기지에서 나온 기름으로 만든 사탕입니다!"

이태원 일대에서 할로윈 파티에 나온 시민들에게 사탕을 나누어 주고 있다.
 이태원 일대에서 할로윈 파티에 나온 시민들에게 사탕을 나누어 주고 있다.
ⓒ 김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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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 미군이 쏟아부은 기름을 표현해 보았다
 서울 한복판 미군이 쏟아부은 기름을 표현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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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버린 쓰레기는 자신이 주워야 한다는 것은 전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상식이다. 그런데 유난히 그 상식이 지켜지지 않는 곳이 바로 이 용산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문제이다.

기름유출로 오염된 땅을 오염시킨 당사자가 사과하고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 미군이 이제 곧 평택으로 떠날 때 적어도 마음 편하게 떠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2017 환경 평화 용산 행진'은 올해 말까지 월, 금에는 저녁 7시 30분, 수요일에는 낮 11시, 토요일에는 낮 2시 같은 장소에서 같은 행진을 계속해서 진행합니다. 우리의 환경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행진에 직접 나서보는 건 어떨까요? 자세한 내용 페이스북 페이지 [용산45]를 통해 볼수 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대책위원회를 꾸려 매주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들이 직접 대책위원회를 꾸려 매주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 김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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