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끼'고 사는 '여'자입니다. 따끈따끈한 신곡을 알려드립니다. 바쁜 일상 속, 이어폰을 끼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백이 생깁니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짧은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말]
멜로망스 멜로망스가 지난 7월 발표한 '선물'이 음원차트 역주행을 기록하며 차트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 멜로망스 멜로망스가 지난 7월 발표한 '선물'이 음원차트 역주행을 기록하며 차트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 민트페이퍼


짜릿한 역주행

고속도로 역주행은 끔찍하지만 음원차트 역주행은 볼 때마다 짜릿하다. 볼빨간사춘기의 '우주를 줄게', 신현희와김루트의 '오빠야',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 윤종신의 '좋니',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멜로망스의 '선물'까지. 주인공이 아니었던 누군가가 주인공이 되는 역전은 스포츠뿐 아니라 음원차트에서도 이렇게 가끔 일어난다.

노래가 먼저 유명해지고 그 노래를 부른 가수가 주목받는 것, 이게 역주행의 특징이자 묘미가 아닐까. 볼빨간사춘기가 누구야? 하고 서로 묻던 때처럼, 많은 이들이 '선물'이란 노래를 듣고 멜로망스가 누구야? 하고 물었을 것이다. 

멜로망스는 김민석(보컬)-정동환(피아노)으로 구성된 2인조 팀으로, 굳이 구분 짓자면 '인디밴드'다. 보컬 김민석은 Mnet 예능 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에 출연해 '3대 나얼'에 뽑히며 매력적인 목소리를 알렸고, 피아노의 정동환은 지난 2014년 재즈 콩쿠르에서 대상을 수상한 실력파다.

역주행곡 '선물'은 멜로망스가 지난 7월 10일에 발표한 미니 4집 < Moonlight >의 타이틀곡인데 발표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여름에 발표된 노래가 가을에 와서 결실을 맺은 셈이다.

그 계기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9월 멜로망스는 폴킴과 함께 이 프로그램의 '인디 페스티벌' 특집에 출연해 '선물'을 열창했다. 서서히 입소문이 나고 SNS 등을 통해서도 퍼지더니, 이 노래는 차근차근 20위 안, 10위 안, 그리고 1위에까지 다달았다. 27일 오전 기준 '선물'은 멜론 차트에서 1위인 에픽하이의 '연애소설' 뒤를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소리바다, 벅스, 엠넷차트에서도 1위를 찍었다.

감미로움과 설렘의 끝

멜로망스 지난 9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멜로망스.

▲ 멜로망스 지난 9월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멜로망스. ⓒ KBS2


"항상 알고 있던 것들도/ 어딘가 새롭게 바뀐 것 같아/ 남의 얘기 같던 설레는 일들이/ 내게 일어나고 있어.

나에게만 준비된 선물 같아/ 자그마한 모든 게 커져만 가/ 항상 평범했던 일상도/ 특별해지는 이 순간" ('선물' 가사 중)

'선물'은 절정의 행복감을 담은 곡이다.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모든 세상이 다 아름답게 여겨지는 그런 마법 같은 감정을 더 이상 감미로울 수 없게 표현했다.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별 노래가 많이 발표되는 가을에 '선물'이란 노래는 만남의 설렘을 전하는 깜짝선물 같은 곡이다.

이 노래는 보컬의 김민석이 작사했고, 멜로망스 두 멤버가 함께 작곡을, 피아노의 정동환이 편곡을 맡았다. 이 노래뿐 아니라 미니 4집에 실린 나머지 4곡도 언제나 그랬듯 멜로망스 두 멤버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참고로 4집 < Moonlight >는 세 번째 미니 앨범 < Sunshine >의 연작이다.

'선물'에서 김민석의 시원하면서도 감미로운 보컬은 단연 백미다. 여기에 정동환의 재즈풍 피아노 연주가 더해져 노래는 전형적인 가요 느낌에서 벗어나 클래식하면서도 독특한 멋을 낸다. 특히 중반부 이후 등장하는 14인조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소리는 정동환이 직접 디렉팅했다. 아무래도 보컬에 더 집중되는 밴드와 달리 멜로망스의 노래는 피아노 연주가 하나의 보컬처럼 존재감 있게 두드러진다는 게 특징이다.

이들은 작년 12월 발표한 세 번째 앨범 < Sunshine >에서 사랑의 즐거움과 기쁨에 집중했다면, 이번 앨범에선 사랑의 힘에서 느껴지는 경이로움을 노래했다. 앨범설명에 적힌 다음의 문구가 그것을 잘 드러내준다.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조금은 진부한 이야기. 그 주인공이 너와 내가 되는 순간, 이 이야기는 어느새 크나큰 우주가 되어 영롱한 달빛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 미니 4집 < Moonlight > 설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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