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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기록자와 노거수, 지역문화아카이브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동준 이천문화원 사무국장입니다.
 시민기록자와 노거수, 지역문화아카이브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동준 이천문화원 사무국장입니다.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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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시민기록자(아래 시민기록자)는 이천문화원(원장 조명호)이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진행한 '시민기록자 양성과정'을 마친 '지역문화전문인력'입니다. 시민기록자 양성과정은 기록과 관련된 전문지식과 인문학적 소양교육, 워크숍 등을 통해 지역문화전문인력 양성 및 일거리 창출을 위한 이천시 지원 사업의 일환입니다. 취지는 지역주민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여 생활문화를 만들고 지역의 역사와 주민의 삶 등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시민기록자는 사진작가, 시인, 은퇴한 교육자, 농업인, 자영업자 등 지역 주민 2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이천시지(利川市誌)대중서'(가칭)의 일부분과 '이천의 노거수'(이천문화원이 발간하는 문화지 '설봉문화'의 주제) 기록 사업에 참여합니다. 이를 위해 자유로운 토론을 하고 기록 활동을 기획합니다. 함께 이천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마을 주민을 인터뷰 하고 구술을 채록합니다.

노거수 탐방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이동준 이천문화원 사무국장을 만났습니다.

"과거에는 기록이 권력자와 중앙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어요. 하지만 이제는 시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 주민의 소소한 이야기를 수집하고 기록할 때에요. 지역주민의 경험과 기억, 생활도구와 오래된 사진 등은 역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는 근거가 되거든요. 보통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새로운 가치와 생활문화, 더 나아가 일거리를 창출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시민기록자는 마을사람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고 친근감을 유지합니다.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가진 시민이 주축이기 때문입니다. 마을 어르신들은 시민기록자에게 마을의 전설과 나무에 얽힌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들려줍니다. 이동준 사무국장은  마을의 보호수로 지정돼 있는 노거수에 대해 말합니다.

"이천의 노거수(老巨樹)는 단순히 수령(樹齡)이 오래된 나무가 아닙니다. 500여 년 장구한 세월동안 마을주민들과 삶의 애환을 함께 해왔죠. 주민들에게는 위안을 주고 쉼을 주는 휴식처였어요. 기원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요. 마을사람들 간에는 거리감을 좁혀줬고요.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였거든요. 또 아이들한테는 더없이 좋은 놀이터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지역문화콘텐츠의 귀중한 보고(寶庫)이지요."

 이천시 율면에 있는 노거수 은행나무옆에서 (왼쪽부터 조남걸, 김양숙, 석정, 박은영, 문초진 이천시민기록자). 사진작가이자 시민기록자인 문초진 님 사진제공
 이천시 율면에 있는 노거수 은행나무옆에서 (왼쪽부터 조남걸, 김양숙, 석정, 박은영, 문초진 이천시민기록자). 사진작가이자 시민기록자인 문초진 님 사진제공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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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록자들은 노거수를 둘러보며 어렸을 적 추억을 더듬고 시(詩)를 짓습니다.

수백 년 속살까지 파고든 풍파엔/한 줄 두 줄 떠나보낸 이의 사연이/골골이 스며들어 전설을 이루고/얼마나 떠나 봐야 남아 있는 이의 마음을 알까/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의 어머니/고을과 고을의 이야기를 묵묵히 보듬으며//언제나 남아 있는 일에 능숙한 자태로/속속들이 파고든 상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어쩌다 찾는 이의 무안을 달래고 있다. -시인이자 시민기록자 이인환의 <노거수를 탐방하며> 일부-

시민기록자들은 각자 가진 재능으로 노거수 사진을 찍고 세밀화를 그리고 기록을 합니다. SNS로 정보를 공유하고 탐방일지와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 마장면에 있는 은행나무는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사연이 많습니다. 6.25 전쟁시 이 나무가 울었다고 해요. 이 나무에는 전쟁의 흔적인 파편도 있답니다. (시민기록자 박은영)
-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에게 감사하고 경이로운 시선으로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어떠한 연유로 그 곳에 계시게 되셨는지요? 즐거웠던 일이나 가슴 아팠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제가 집중해서 잘 듣겠습니다." 라고요. 나무가 저에게 마음을 열어줄 때까지 문을 두드리고 공을 들이고 마음을 다하고 기다리겠습니다. (시민기록자 정해경)
- 철없을 때 고향을 떠나고 싶었던 건 떠나야 자신의 꿈이 이루어 질거라 생각했기 때문일 겁니다. 50대를 넘고 나니 철이 조금 들은 탓일까요? 아님 세상살이를 좀 깨달았을까요? 어쩌니저쩌니 해도 나고 자란 고향이 제일 그립습니다. (시민기록자 이미순)
(위는 시민기록자들이 이천의 노거수를 탐방하며 SNS로 소통한 내용의 일부입니다. 시민기록자의 동의를 얻어 싣습니다.)

시민기록자들은 마을의 보호수 지정을 받지 못한 나무에도 관심을 가지고 살핍니다. 지역의 이야기를 찾고 콘텐츠를 발견하고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갑니다.

이동준 사무국장은 시민기록자와 마을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지(誌)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의 건실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숙제에 대해 희망을 말합니다.

"시민기록자와 지역문화전문인력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지역문화형 일거리 창출과 연결될 수 있는데요, 모두가 함께 마음을 모아 미래의 청사진을 그린다면 실타래를 잘 풀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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