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희망재단은 청년희망펀드를 기반으로 국민의 자발적 기부와 참여를 통해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지난 2015년 9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제안해 설립이 추진된 이후 제1호로 가입, 2000만 원을 일시금으로 기부하고 매달 월급의 20%인 340만 원을 기부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기부가 이어졌다. 미르재단, K스포츠와 더불어 청년희망펀드 역시 청와대의 지시로 대기업의 참여를 종용했다는 의문이 꺼지지 않았던 이유다.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을 위한 지원 사업은 계속돼야 한다. 이런 가운데 일자리를 늘리고 일자리 희망을 주기 위해 설립된 청년희망재단이 청년구직자들의 지원 자격에 차별을 두고 있어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청년희망재단의 면접비용지원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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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희망재단 홈페이지에 설명된 면접비용지원사업 내용
ⓒ 청년희망재단 홈페이지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청년희망재단 청년희망아카데미에서는 매달 다양한 외부 인사들의 취업특강이 열린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20여 명의 취업준비생들이 직무특강을 듣기 위해 모였다. 강의가 끝나자 재단 직원이 나와 면접비용지급 프로그램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청년면접비용지급 사업은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들에게 면접 시 소요되는 경비를 지원해 면접비용 부담을 경감시키고 적극적 구직활동을 독려하는 청년희망재단의 청년 일자리 사업 중 하나다. 면접비용지원 사업은 재단 관련 사업에 1회 이상 참여한 사람, 취업성공패키지 3단계 수료자를 대상으로 ▲ 복장 대여(무료) ▲ 사진촬영(3만원) ▲ 교통 및 숙박(6만 원) ▲ 메이크업·헤어관리(6만 원)을 지원한다. 그중 마지막 항목의 자격 조건이 눈에 띄었다.

- 여성 구직 청년들이 면접 참여를 위해 면접 헤어 관리를 받을 경우 면접증빙자료와 영수증을 첨부하여 6만 원 한도 내에서 신청 *면접헤어관리비는 여성만 지원 가능합니다.

말쑥한 정장 차림에 머리를 깔끔하게 매만진 남성 수강생이 담당자에게 문의했다.

"남자는 해당이 안 되는 건가요?"
"네. 여성분들만 가능합니다."

단호한 재단 직원의 말에 남성 수강생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남자는 왜 헤어·메이크업 관리비가 지원 안 되죠?

면접에서 구직자들이 치르는 비용은 상당하다. 항공사와 방송사 등 외모와 이미지가 면접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업계의 경우 많은 지원자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이미 완성된 모습으로 면접을 가는 것이 대다수다. 한 번의 면접을 위해 복장과 사진촬영, 교통비 등의 꼭 필요한 비용을 제외하고도 미용실과 메이크업숍을 가야 하는 비용은 구직자들에게 엄청난 부담이다.

이에 청년희망재단이 나서 면접비용지원사업에 메이크업, 헤어관리 비용을 지원내역에 포함시켰지만 지원 자격을 여성에게만 한정해 청년 구직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재단 측 관계자는 "메이크업·헤어 관리 비용 지원의 경우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항공사나 호텔 등 서비스업계 면접을 볼 때 메이크업과 헤어관리를 받는 여성 구직자가 많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성 구직자들의 경우 서비스업 취업 목적이 아닌 일반기업 면접의 경우도 증빙만 한다면 관련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에 '남성 구직자가 서비스업계 면접을 목적으로 메이크업과 헤어관리가 필요할 경우에는 지원이 가능하냐'고 묻자 재단 측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청년 두 번 울리는 면접비용지원사업

취업준비생 유아무개씨(28)는 "남자라고 면접 때 머리 손질을 안 하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 외모도 자기관리라고 생각하는 것 같기 때문"이라며 "헤어관리 지원이 된다면 면접 시 당연히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 김아무개씨(25)는 "나도 여자지만, 왜 여자들에게만 지원을 해주는지도 모르겠다. 굳이 메이크업과 헤어관리비를 지원해야 하는지도 이해가 잘 안 된다"라며 미용 목적 면접비용지원의 근본적인 취지와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