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북 구미 중흥S클래스 에듀힐스 아파트  전경.
 경북 구미 중흥S클래스 에듀힐스 아파트 전경.
ⓒ 관리사무소 제공

관련사진보기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비원들을 감축하는 아파트가 많은데, 아닌 곳도 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아파트도 있다는 이야기다. 전국 모든 아파트들이 관리비 절감에만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 <오마이뉴스> 기사 제보 내용 중

경북 구미시 옥계동에 있는 아파트 단지(중흥S클래스 에듀힐스, 1220세대)가 경비원, 미화원 등 관리직원을 감축하지 않고, 휴게시간 급여산정 제외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아파트 단지에는 60~70대 고령의 경비원 7명, 미화원 13명이 근무하고 있다. 2018년 법정최저임금이 인상(7530원)됨에 따라 관리비 절감을 목적으로 경비원을 감원하는 흐름과는 반대되는 것이라 눈길을 끈다.

경비원이나 미화원 등은 최저임금 인상 결정 이후 대량해고 위기에 놓인 대표적인 직군이다. 지난 7월, 경기도 분당의 한 아파트에서는 '관리비 절감을 위해 경비원을 감원한다'는 공지를 올렸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으며(관련 기사 : '경비원 감축' 계획했다가 반대여론에 철회한 분당 아파트), 8월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는 경비원 해고 내용이 적힌 문서를 경비원이 직접 게재하게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8월 30일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이나 처우 개선 등을 주장해 고용상 불이익을 받지 않는지 실태를 파악해 조치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경비원 감축 안돼" 입주자대표 전원 찬성... 경로당도 휴게실로 제공

하지만 구미의 이 아파트 단지 대표자들의 생각은 여타 아파트 단지와 달랐다. 이 단지 입주자대표회는 지난 18일 정기회의를 열고 "무리한 인원 감축 및 휴게시간 조정보다는 안정적인 단지 관리 및 더불어 사는 아파트를 만들고자 인원감축 없이 2018년 1월부터 최저임금 인상분을 적용하기로 했다"라면서 "휴게시간 재조정 없이 현행 근무체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입주자대표회 구성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 아파트 단지 관리직원들은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근무하시는 분들의 사기를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 분을 반영한 고용 유지, 휴게시간 조정 없음 결정을 일찍 내린 것 같다"라면서 "고용이 안정돼 일하기 수월하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흥S클래스 에듀힐스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 지난해 8월부터 이곳은 경비원, 미화원 등 관리직원들의 식사 및 휴게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흥S클래스 에듀힐스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 지난해 8월부터 이곳은 경비원, 미화원 등 관리직원들의 식사 및 휴게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 관리사무소 제공

관련사진보기


중흥S클래스 에듀힐스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 지난해 8월부터 이곳은 경비원, 미화원 등 관리직원들의 식사 및 휴게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흥S클래스 에듀힐스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 지난해 8월부터 이곳은 경비원, 미화원 등 관리직원들의 식사 및 휴게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 관리사무소 제공

관련사진보기


경비원, 미화원 등 관리직원에 대한 이 아파트 단지의 상생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아파트 단지는 지난 2016년 8월 10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인원 부족(사용인원 20명 미만)으로 사용하지 못했던 경로당 건물을 관리직원들에게 개방했다. 이 아파트 단지의 관리직원들은 경로당에서 식사 및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 정하정 회장은 21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경비원, 미화원 등 관리직원들의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하고 싶었다"라면서 "인원 감축이 없다는 결정을 알게된 관리직원들의 업무 효율, 애정도 높아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입주민들이 낸 관리비로 관리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지만, 그들은 우리가 하기 힘든 일을 대신해주는 분들"이라면서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이자 존경받는 부모님이다, 충분히 존중받을만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을 내렸다"라고 덧붙였다.

아래 이미지는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 남긴 공고문 전문이다.

경북 구미 중흥S클래스 에듀힐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가 게시한 공고문. 경비원, 미화원 등에 대한 임금인상과 함께 인원 감축은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북 구미 중흥S클래스 에듀힐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가 게시한 공고문. 경비원, 미화원 등에 대한 임금인상과 함께 인원 감축은 없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관리사무소 제공

관련사진보기




태그:#경비원, #미화원, #최저임금, #아파트, #입주민
댓글14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