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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고양이 도서 중 가장 많이 팔린 책
 개,고양이 도서 중 가장 많이 팔린 책
ⓒ 심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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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총판에서 신간과 재입고 도서를 포함해 27권의 도서를 주문했다. 신간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도서들 중 동물과 관련한 책을 선별하여 주문했고, 재입고 도서를 포함하니 주문총액이 26만 원대가 나왔다.

물론 100% 선결제고 안 팔리는 책의 반품은 없다. 내가 운영하는 동반북스는 도서판매 후 금액을 정산해주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선결제와 재고의 부담을 안고 우선 도서를 들여놓는다. 또 동반북스는 독립출판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책방도 아니고 독립출판물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기 때문에 이때도 선결제다.

한 달에 책을 팔아 순이익이 26만 원이 나오지 않는데 이만큼을 주문했다니 도대체 뭐 하는 짓인가 싶다.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신간과 재고를 채워야 한다는 생각에 주문을 했지만, 책도 많이 안 팔리는데 왜 또 책 주문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던 중 진지하게 생각해보기로 하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누군가는 그깟 26만 원이 푼돈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영세 책방 주인에게 26만 원은 한 달에 책 80~90권 가량을 팔고 입고 가를 제한 후 손에 쥐어지는 금액이다. 온라인 서점부터 시작했으니 서점 운영 9개월 차 그동안의 판매 데이터를 체크해 보면 잘 팔리는 책은 정해져 있다.

첫째, 고양이 관련 책, 둘째, 유명인사가 쓴 책, 셋째, 글이 적거나 그림이 많은 책 이렇게 3가지 경우다. 서점에서 잘 팔리는 책을 알았으니 이제 이와 비슷한 책만 가져다 놓으면 적어도 책에 먼지가 쌓이는 수모는 덜 수 있다. 하지만 잘 팔리는 책으로만 책방을 채울 수는 없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반려동물 분야의 책을 대충 살펴보자. 반려동물을 들이기 전 가이드가 되어 줄 만한 책, 개와 고양이의 건강과 상식에 관한 책, 반려동물과의 소중한 추억을 써 내려간 시/에세이,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채워진 소설, 사진집과 그림책도 있고 음식, 자수, 그림 그리기 등 취미실용 책들도 있다.

동물들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다룬 동물권리와 동물복지 관련 책들도 있다. 이 정도면 도서 분야 전반에 걸쳐 반려동물 책이 나오고 있다고 봐도 되겠다. 이 책들이 모두 고양이 관련 책, 유명인사가 쓴 책, 글이 적거나 그림이 많아 잘 팔리는 책이면 좋으련만 꼭 그렇지는 않다.

책을 고르다 보면 분명 좋은 책인데 왠지 잘 안 팔릴 것 같은 예감이 들 때도 있다. 책의 내용이 슬프거나 무거우면 더욱 그렇다. 그래도 일단 주문은 한다. '그래도 책방에 있어야 할 책이야'라는 믿음에서다. 책을 파는 입장에서 다양한 책들로 책방을 채우려다 보니 당연히 주문권수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입고도서
 입고도서
ⓒ 심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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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되는 책이 다양해지고 있다면 책을 찾는 사람의 이유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집에서 키우는 동물을 떠올리라고 하면 흔히들 강아지를 먼저 떠올리던 때가 있었다. 허나 요즘은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 못지않게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도 많다.

정확한 수치를 따져보진 않았지만 비율은 아마 비슷할 거다. 아직까지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토끼, 거북이, 물고기, 새, 고슴도치 등의 동물도 키우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강아지 책, 고양이 책에 이어 조만간 특이 동물 책도 들여놔야 할지 모르겠다.

"여자친구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하는데 키우기 전에 읽은 만한 책이 있을까요?"
"얼마 전 키우던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책이라도 봐야 슬픔이 덜 할 것 같아요."
"전 우리 집고양이를 도통 모르겠어요. 걔는 왜 그럴까요?"
"아이한테 읽어줄 만한 책이 있나요?"
"제가 그냥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요"
"고슴도치 책은 아직 없죠?


사람들 삶에 반려동물은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고 책을 찾는 이유가 나의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살려는 이유라면 답은 책방에 있다. 동물을 주제로 책을 쓰는 이가 늘어나면 책방은 다채로워지고 책을 찾는 이유가 다양하다면 책방은 그만큼 더 분주해진다. 책방의 역할은 다양한 책을 들여놓고 책을 찾는 이와 책을 이어주는 거라 생각한다. 한 권의 책이 팔릴지라도 그 한 권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책이 되어 줄 것이다.

4일 전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마무리하는 오늘도 나는 장바구니에 또 책을 담고 있다. 통장의 잔고는 점점 바닥을 치지만 저번 달보다 책방을 찾는 분들의 발길도 잦아졌고 책을 사주시는 분들도 많아 판매량도 조금 늘었다. 당장의 현실은 버거울지 모르나 미래는 조금 희망적이라 믿으며 오늘도 책을 들여놓는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는 반려동물 전문서점 동반북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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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에디터. '에디터만 아는 TMI'를 연재합니다. 그림책을 좋아합니다. 2017년 그림책에세이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 2019년 성교육 전문가와 함께 하는 대화집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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