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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길
▲ 대구수목원 데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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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가 지고 나면 옥잠화가 하얗게 피는 가을이 다가 온다. 온통 열기를 내뿜는 여름이 지나면 사색할 수 있는 침묵의 계절 가을이 온다. 차를 타고 멀리 산으로 바다로 가볼 수도 있지만 도심에서도 가을을 만날 수 있다. 대구광역시 달서구 화암로 342에 자리한 대구수목원은 쓰레기 매립장이었던 곳이 시민의 휴식처인 수목원으로 2002년에 재탄생하였다.

가을 냄새를 맡으면서 걷는 길은 조용하면서 좋다. 한 해가 시작되면 일년 열두 달 세시풍속이 있는데 지금은 설이나 추석 외에 다른 풍속은 퇴색됐다.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음과 양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음력 9월 9일은 양이 겹쳤다는 의미의 중양절로 중구일이라고도 한다.

벤치
▲ 수목원 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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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
▲ 가을꽃 꽃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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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 종 6만 그루의 나무와 1100개 화단에 800여 종 13만 포기의 초화류를 식재된 대구수목원에는 침엽수원, 활엽수원, 화목원, 야생초화원, 약용식물원, 염료원 등 21개소의 다양한 원이 있다. 대구수목원에는 다양한 꽃이 있는데 잘 찾아보면 약으로서의 효능이 여성질환 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재로도 쓰인 구절초도 있다.

구절초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온갖 약을 써도 아이를 갖지 못했는데 장명산 약수터에서 밥을 지어 먹고 구절초 달인 물을 먹으면서 지성을 드린 후에 아이를 갖게 됐다는 이야기다.

구절초는 지역마다 이름이 다르게 불리는데 충남에서는 구일초, 전라도에서는 선모초, 경상도에서는 야국이라고 불리고 있다. 대구 역시 구절초를 야국이라고 부르는데 꼭 구절초가 아니더라도 청초한 자태로 은은한 향기를 뿜으며 순연한 가을 정취를 드러내는 꽃들이 적지 않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 그런지 세상이 풍성해 보인다.

식물원
▲ 열대식물원 식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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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열대식물과 선인장도 온실 속에서 만날 수 있다. 다시 여름으로 돌아가게 되는 공간이다. 열대식물도 있지만 화목원에서는 수선화도 있다. 세상에는 네 종류의 신선이 있다고 한다. 인선, 지선, 천선, 수선으로 물에 사는 신선이 수선이다. 물에 사는 신선 같은 꽃이니 맑고 청명하고 곱다. 특히 가을에도 열대과일원에는 향긋한 과일냄새가 나고 '숲의 버터'라고 불리는 아보카도, 열매 안이 지구를 닮았다는 판다누스 야자, 마크트웨인이 극찬한 과일인 체리모야, 뷔페식당 후식 단골메뉴 람부탄까지 다양한 열대과일이 있다.

열대과일
▲ 열대과일 열대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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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종 2000점의 선인장과 더불어 300여 점의 수석도 전시돼 있어서 아이들에게 관찰, 견학, 학습 탐구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도 되고 있고 휴식공간으로도 인기가 많다. 오는 10월에는 '국화전시회' 및 '야생화전시회'가 열리며 꽃이 아름다운 나무, 관상가치가 있는 나무, 유실수 등 연간 12만 그루의 묘목을 시민들에게 분양된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는 2008년부터 열린 국화향기 가득한 오색빛깔의 국화 전시회가 기대된다. 작년의 국화전시회에서는 모형작, 분재작 등 1만여 점의 국화작품이 선보였으며 대구수목원 직원들이 일 년 동안 땀과 정성을 들여 직접 키운 국화를 만날 수 있다.

국화전시회가 열리는 공간
▲ 국화전시회 국화전시회가 열리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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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화원
▲ 야생초화원 야생초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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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화목
▲ 규화목 규화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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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거닐면 대구의 구석구석을 모두 볼 수 있다. 성큼 다가온 가을에는 가을의 연인과 함께 걸어도 좋고 혼자 걸어도 좋다. 익어가는 가을정취를 느끼면서 낭만에 물들어 본다.

가을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수목원에서는 다양한 수종과 나무도 만날 수 있지만 구불구불한 초록 능선과 길이 남아 있어 걷는 즐거움이 있다. 보통 봄과 여름에 피었던 꽃은 가을에 열매로 맺는다. 대구에는 대구수목뿐만이 아니라 대표 관광명소인 금호강 하중도 역시 가을 정취가 넘쳐난다.


태그:#대구수목원, #수목원가을, #대구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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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지 쓰는 남자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음식을 좋아하며, 역사이야기를 써내려갑니다. 다양한 관점과 균형적인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금은 열심이 사는 사람입니다. 소설 사형수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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