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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5월 16일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성구 삼덕동 대구대공원 개발지역에 대한 개발계획을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5월 16일 오전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성구 삼덕동 대구대공원 개발지역에 대한 개발계획을 밝혔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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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가 9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시 산하 일부 공기업이 노조협의회를 중심으로 무리하게 당원확보에 나서는 등 사전선거 운동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21일 대구 <영남일보>에 따르면 대구시 산하 일부 공기업 노조협의회에서 권영진 시장의 재선을 돕기 위해 노조원을 대상으로 자유한국당 입당원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도시공사, 대구시설공단, 대구환경공단, 대구철도공사, 대구의료원 등 대구시 산하 5개 공사·공단 노조로 구성된 '대구시투자기관노동조합협의회'에 소속된 각 기관 노조위원장들은 공동으로 자유한국당 입당원서를 받기로 했지만 일부가 반대하면서 몇몇 기관에서만 입당원서를 받았다.

대구의료원 노조 집행부는 지난 8일 임시총회를 열고 "권 시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면 문제가 심각해진다"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권 시장이 자유한국당 후보가 될 수 있도록 돕자"고 말하고 조합원들에게 입당을 권유했다.

당시 임시총회에 참석한 한 조합원에 따르면 400여 명의 조합원 중 100여 명이 참석했고 조합장 등이 "매달 1000원 씩 내고 한국당에 입당해 내년 2~3월 후보가 확정되면 탈당해도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회에서는 또 "전화설문이 오면 당원으로서 권 시장을 지지한다고 해야 한다"면서 "이미 아무개 후보는 1만여 표를 확보했다. 권 시장을 재임시켜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입당을 권유했다.

대구의료원 뿐 아니라 대구도시철도공사 노조원들도 같은 취지의 설명을 듣고 일부가 입당원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구도시공사 등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유보한 상태이다.

이에 앞서 지난 6일에는 자유한국당 이재만 최고위원의 지인인 A장로가 동구의 한 교회에서 청년예배 시간에 특정인 지지를 호소하며 입당원서를 받았다가 대구시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A씨는 "이재만 최고위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후보로 나올 계획"이라고 말하며 지지를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교회의 허락도 받지 않은 채 청년예배에 모인 250~300명 가량의 교인 앞에서 입당 권유를 하고 입당원서를 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교인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갑자기 자유한국당 입당을 권유받아 황당했다"면서 "당비를 3개월 이상 납부하면 여론조사 대상이 된다고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자유한국당 공천 빨라질 것으로 보여 책임당원 모집 과열

이처럼 자유한국당 후보예정자들의 사전선거운동 조짐이 일자 시민단체와 일부 야당이 성명을 발표하고 엄중한 조사를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당선권에 드는 자유한국당 시장후보를 둘러싼 불법적 사전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릴 조짐으로써 내년 지방선거가 벌써부터 혼탁, 부정선거로 얼룩질 개연성이 다분하다"면서 "알려진 것만도 이 정도라면 사실은 매우 광법위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이어 "대구시민의 세금으로 설립, 운영되는 공사, 공단과 부정한 정치와 거리를 두어야 할 종교기관에서 이런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선관위와 경찰은 이들 행태들에 대해 전면적이고 엄정한 조사,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성명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소속 대구시장 출마예정자들의 부당경쟁이 도를 넘고 있다"면서 "자유한국당의 총체적 부정, 불법 의혹에 대해 엄정한 조사와 함께 강력한 처분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출마예상자들의 과열 경쟁이 벌써부터 벌어지는 이유는 정국상황이 불안해지고 당분간 큰 이벤트가 없어 지방선거가 빨라지고 자유한국당의 내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이형락 포스트커뮤니케이션즈 수석컨설턴트는 "자유한국당의 공천기준이 이전보다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고 자유한국당 지도부도 기존 여론조사를 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어 경선을 한다면 당원의 역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수석은 이어 "공천 시기가 지난 지방선거에 비해 빨라질 것으로 보이고 광역단체장의 경우 전략공천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일반 여론도 중요하지만 책임당원의 역할이 더 중요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당원 확보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그:#권영진, #자유한국당, #입당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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