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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오아튠야 폭포의 곳곳에는 이렇게 쌍무지개가 뜨고 있어서 탐방객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한다.
▲ 쌍무지개 뜨는 폭포 모시오아튠야 폭포의 곳곳에는 이렇게 쌍무지개가 뜨고 있어서 탐방객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한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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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 뉴스를 보았더니 비가 오다 개인 오후에 하늘에 쌍무지개가 떠 있는 사진들이 몇 컷 올라와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인 1960년대에 영화 <쌍무지개 뜨는 언덕>이 많은 한국인들을 울렸다.

나는 그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동네 형과 누나들이 그 영화의 내용을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많이 들은 적이 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면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란 쌍둥이 형제가 해방 이후 처음 만나서 많은 갈등을 극복하고 나중에는 형제애로 극복해 내어 평화를 이룬다는 내용이다. 이 작품을 영화화할 때, 영화의 시작과 끝에 쌍무지개가 떠 올라 더욱 시청자들에게 각인되어 있는지 모른다.

근래 서울 같은 도시에서는 대기오염이 심하기 때문에 무지개를 볼 일이 거의 없다. 어릴 때 시골서 자랄 때는 비오다 개인 동쪽 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를 참 많이 보았는데 말이다. 더구나 쌍무지개를 본 기억은 없다. 쌍무지개는 '행운, 약속, 희망, 평화' 등을 상징한다는데, 그 쌍무지개를 남부 아프리카에 있는 '모시오아튠야' 폭포(빅토리아 폭포)에서 이틀씩이나 보는 행운을 얻었는데, 글쎄... 올해 내 주변에서 뭔가 좋은 일들이 많을 지 모르겠다.

이번 남부아프리카 여행에 나선 '자유여행, 청바지'는 이번 남부 아프리카 5개국 여행팀의 별칭이다. '청바지'라는 별칭은 40대에서 60대의 현직 또는 퇴직 교사, 그 가족 또는 지인 등을 중심으로 여행팀을 꾸리는데 연령대가 장년층이 대부분이라 어쩌면 20, 30대의 젊은이들처럼 모험적인 여행을 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것을 뛰어넘자는 취지에서 '청춘은 바로 지금부터'라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여행 중 술이라도 한 잔 할 때면 어김없이 '건배사'로 쓰이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해외 여행 경력이 그리 많지 않은 나인지라 아프리카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프리카' 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덥고 에이즈와 말라리아 등의 질병이 많은 곳,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살기 힘든 곳, 자연 환경은 좋지만 사람들의 삶이 고단한 곳, 대부분의 주민들이 흑인들인 대륙, 지구온난화로 사막화가 많이 진행되고 있는 곳' 등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많이 갖고 있다. 그런데 그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나자고 하니 기대 반 우려 반인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렇지만 환갑을 넘는 내 나이에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이렇게 먼 지역으로 여행을 가 보지 않는다면 평생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여행 경비의 부담을 감수하고라도 선듯 나섰던 것이다.

전형적인 아프리카 초가집이 보이고 관광객들을 안내하기 위한 간판이 눈이 확 들어온다.
▲ '빅토리아 폴스 타운'의 모습 전형적인 아프리카 초가집이 보이고 관광객들을 안내하기 위한 간판이 눈이 확 들어온다.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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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자유여행이지만 여행 팀장인 최두열 선생이 여러 여행 정보들을 망라하여 기획을 하기 때문에 최두열 여행사에 편승을 하여 간다는 말이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다만 비용이라든가 교통 수단, 숙박시설 등은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현지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사전 계획에 의하여 예약을 한다. 그렇더라도 현지에서 참가자들의 의견이나 제안에 따라 식사 종류를 선택하거나 소소한 여행 일정 등은 얼마든지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패키지로 가는 여행과는 다른 것이 특징이다.

이번 남부아프리카 자유여행팀인 '청바지'(이하에서는 이렇게 부르겠다)는 현직교사 3명, 퇴직교사 3명, 일반인 2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이 되었다. 경남 통영과 서울, 인천 지역 사람들로서 50대와 60대 사람들로 구성이 되었다.

남부아프리카의 내륙을 흘러 인도양으로 향하다가 거대한 낭떠리지를 만나서 '모이오아튠야' 폭포(빅토리아 폭포)를 이루는 잠베지강의 하늘에서의 모습
▲ 빅토리아폭포를 이루는 잠베지강 남부아프리카의 내륙을 흘러 인도양으로 향하다가 거대한 낭떠리지를 만나서 '모이오아튠야' 폭포(빅토리아 폭포)를 이루는 잠베지강의 하늘에서의 모습
ⓒ 김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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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폭포(모시오아튜야)는 세계 3대 폭포에 속할 정도로 유명하여 웬만한 사람들은 비록 가보지는 않았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워낙 세계적인 폭포이기 때문이다.

우리 '청바지' 팀이 이곳을 가기 위하여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여 인천공항에서 홍콩까지 간 다음, 그곳에서 아프리카 항공을 바꿔 타고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공항까지 날아갔다.
거기에서 다시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폭포행 비행기를 바꿔 타고 이동하였다. 총 비행시간만 20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다들 여행 이력들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크게 피곤한 기색들을 보이지 않고 빅토리아 폭포까지 잘 갈 수 있었다.

짐바브웨는 비자 발급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나라다. 공항에 내려 입국을 하는데, 그렇게 어렵지 않게 비자는 발급이 되었다. 다만 비자발급 비용으로 1인당 50달러가 들어갔다. 공항에서 택시를 이용하여 20분 정도 달렸더니 빅토리아폭포 타운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은 순전히 여행객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동네같았다. 5성급의 호텔이 있는가 하면 우리가 묵은 4성급의 'N1 HOTE' 등을 비롯하여 '로지' 등 이곳 특유의 펜션 등 일부 숙박시설과 기념품 파는 가게, 몇몇 식당, 여행사 및 몇몇 관공서 등을 중심으로 조성된 마을이었다.

짐바브웨가 GNP가 1000달러도 안 되는 가난한 나라라서 이곳이 세계적인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호텔 이외의 고층 건물은 별로 볼 수가 없었다. 우리나라의 60, 70년대의 시골 동네와 비슷했다. 길거리의 절반 정도는 포장이 안 되어 건기인 겨울에는 건물들이 흙먼지를 잔득 뒤집어쓰고 있어서 지붕이나 벽면이 뿌연 집들이 대부분이었다.

'빅토리아 폴스 타운' 마을 한가운데에는 이렇게 멧돼지들이 몰려와 풀을 뜯기도 하고, 원숭이들도 몰려다니고 있어 아프리카에 온 실감이 났다.
▲ 멧돼지들이 노닐고 있는 마을 '빅토리아 폴스 타운' 마을 한가운데에는 이렇게 멧돼지들이 몰려와 풀을 뜯기도 하고, 원숭이들도 몰려다니고 있어 아프리카에 온 실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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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관광객들만 만나면 손에 코끼리나 얼룩말 등 동물 조각들을 들고 쫓아와서 사라고 마구 들이밀었다. 우리와 같은 누런 피부를 한 사람들을 보기만 하면 '니하우'라고 인사말을 건네온다. 그러면 우리는 '노우, 코리안'이라고 하면 '코리아?'를 따라 하면서 한 개라도 팔아볼려고 다가오는 모습들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달러를 이곳 화폐로 바꿔주겠다며 접근해 오는 사람들, 택시를 타라는 등 좀 귀찮을 정도로 다가오기 때문에 한둘이 다니다가는 봉변을 당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날치기를 당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우리 일행 중에 그런 피해를 당한 사람은 없었다. 그런가 하면 동네 한가운데에 멧돼지 떼가 나타나서 풀을 뜯기도 하고, 원숭이들이 돌아다니는 것은 다반사인 동네였다.

우리 일행은 미리 예약해 놓은 'N1호텔'에 여장을 풀고 빅토리아 폭포로 향했다. 빅토리아  폭포는 폭포마을에서 걸어서도 20분 정도면 갈 수도 있지만 우리 일행 중에는 걷는데 불편한 분이 있어서 택시를 이용하여 이동하였다. 택시비는 미터기를 쓰지 않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잘 흥정을 하여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잘못하면 바가지를 쓸 수도 있다.

쌍무지개 뜨는 모시오아튠야 폭포의 환상적인 모습

겨울인데도 모시오아튵야 폭포의 물보라는 하늘 높이 치솟고 있고, 폭포 곳곳에는 무지개가 피어나고 있다.
▲ 쌍무지개는 폭포 곳곳에 떠 있고 겨울인데도 모시오아튵야 폭포의 물보라는 하늘 높이 치솟고 있고, 폭포 곳곳에는 무지개가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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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치는 연기'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빅토리아폭포의 이곳 지명 안내판이다. 잠비아의 폭포 입구에 세워진 간판이다.
▲ '모시오아튠야' 폭포 안내판 "천둥치는 연기'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빅토리아폭포의 이곳 지명 안내판이다. 잠비아의 폭포 입구에 세워진 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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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에서부터 폭포까지는 나무 숲이 우거져 있는데, 이곳은 남부아프리카라서 나무들도 단풍이 들거나 낙엽이 진 것들이 제법 많았다. 그렇지 않아도 겨울은 비가 거의 안 오기 때문에 풀들도 다 말라죽어 있었다.

다만 선인장이라든가 용설란 종류의 다육식물들은 상록을 유지하고 있고, 나무들도 절반 정도는 상록을 유지하고 있었다. 요란한 폭포물 소리는 강수량이 적은 겨울에 2km 정도 떨어진 호텔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폭포로 다가갈수록 그 소리는 더욱 요란했다.

빅토리아 폭포는 이 지역 사람들은 '모시오아튠야(Mosi-Oa-Tunya)"라고 부른다. 그 뜻은 '천둥처럼 치는 연기'라는 뜻'이란다. 폭포가 깊은 낭떠러지 밑으로 곤두박질치면서 솟아오르는 물보라가 마치 거대하게 피어오르는 연기와 같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보아도 그리 보이는데, 사물을 보는 눈은 그들이나 우리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발음이 어려워서 그런지 '모시오아튠야'라는 지명이 입에 맴돌기만 하지 잘 발음이 되지 않음을 지역민들한테는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 폭포는 영국인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턴이 1898년 이곳을 탐험하면서 서양인으로서는 처음 발견하고 그 거대한 폭포의 위용을 자신의 나라의 국왕의 이름을 따서 부르면서부터 유래한다고 한다. 나는 속으로 '뭘 그랬나? 있는 이름 그래도 불러주지. 이름도 이쁘구먼' 하는 생각을 하며, 쓸씁한 생각이 들었다.

가랑비가 내리는 것처럼 물보라 흩뿌리는 폭포

헬기에서 내려다 보는 폭포가 흐르는 깊은 협곡의 모습은 가히 세계 2위의 폭포의 위용에 걸맞다.
▲ 굽이굽이 돌아 흐르는 '모이오아튠야' 헬기에서 내려다 보는 폭포가 흐르는 깊은 협곡의 모습은 가히 세계 2위의 폭포의 위용에 걸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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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폭포는 짐바브웨와 잠비아를 경계짓는 잠베지강의 물줄기가 인도양쪽으로 흐르다 100m 이상 뚝 끊긴 절벽 아래로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세찬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었다. 우리가 탐방을 나섰던 7월말은 이곳에서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건기임에도 불구하고 강의 수량이 결코 적지를 않았다.

우리 청바지 팀 멤버들 중에는 최두열 단장을 비롯하여 서너 분이 이미 남미의 이과수 폭포를 다녀와서 이분들은 이곳 빅토리아 폭포와 이과수 폭포를 비교를 했다. 빅토리아 폭포는 이과수 폭포에 비하면 규모는 작지만 폭포의 높이는 이곳 빅토리아 폭포가 훨씬 높다고 하면서 감탄했다.

이과수 폭포는 그 폭이 몇 km에 이르고 수량도 엄청나다고 하니 가 보지 않은 나로서는 이과수 폭포의 규모를 상상이 가질 않는다. 그렇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빅토리아 폭포를 우리나라의 천지연 폭포나 백두산의 장백 폭포와 비교를 해 보면서 이들 폭포는 그 높이나 수량, 폭포의 폭 등에서 아예 비교 대상이 되질 않을 정도로 장대한 것이다.

폭포는 잠베지강을 흘러오다 깊은 낭떠러지를 만나서 곤두박질 치고 있는데, 그 때 솟아오르는 물보라는 겨울 건기임에도 수km 떨어진 곳에서도 보일 정도이다. 다음날은 헬리콥터를 타고 빅토리아 폭포 상공을 날면서도 내려다 보았다. 그 물보라가 솟구치는 것이 폭포 위로 몇십m는 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물보라가 햇빛을 받아 만들어내는 무지개는 정말로 일품이 아닐 수 없다. 낭떠러지 위의 탐방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계곡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폭포 위로 무지개 떠 있는가 하면, 깊은 계곡 중간의 이곳, 저곳에 쌍무지개가 피어나고 있지 않은가? 이런 비경을 이 거대하고 깊은 빅토리아 폭포가 아니었으면 가능했을까? 

'한밤 중에는 이 깊은 계곡에 신선과 선녀들이 물보라를 타고 내려와 목욕을 하고 달빛 고요한 밤을 즐기고 있지 않을까?'라는 착각을 하게 한다. 폭포의 입구에서 이곳을 서양인으로서는 처음 발견했다는 '리빙스턴'의 동상과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그걸 보고 나서 우리 일행은 더 깊이 폭포 쪽으로 이동해 가면서 탐방을 하는데, 계곡 건너쪽의 폭포에서 날리는 가랑비를 실컷 맞으며 걸었다.

아프리카의 식생은 한국과 너무나 달랐다. 겨울이지만 수분이 많은 폭포 주변에는 들꽃들도 많이 피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노랑원추리 같은 백합과 식물
▲ 빅포리아 폭포 인근의 들꽃 아프리카의 식생은 한국과 너무나 달랐다. 겨울이지만 수분이 많은 폭포 주변에는 들꽃들도 많이 피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노랑원추리 같은 백합과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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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의 물줄기가 골골마다 수량과 형태를 달리하면서 떨어지는 것을 입을 떡 벌리고 감상을 하면서 주변의 식물들도 살펴보았다. 학교에 근무를 할 때 학생들이나 학부모들과 식물탐사를 많이 나가보았기 때문에 특별히 식물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겨울에도 피어있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몇 종의 국화과 식물들과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숫잔대와 비슷한 식물, 노랑원추리와 같이 생긴 백합과 식물의 꽃 등 몇 종의 꽃들은 폭포 물보라가 제공해 주는 수분을 받으며 이 겨울에도 참 예쁘게 피어있는 것들이 이 폭포가 빗는 비경과 참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을 갔을 때는 북반구라서 그런지, 소나무라든가 가문비나무 등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나무들도 제법 많았지만 이곳의 나무들은 아카시아라든가 몇몇 콩과 식물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수목원에서도 별로 보지 못했던 나무들이 대부분이었다. 겨울이라 대부분의 풀들은 말라있었지만 그래도 그런 사이사이로 이곳에서 지붕을 덮는 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의 '솔새'와 같은 식물, 갈대, 특히 제주도에 초가지붕을 덮을 때 사용하는 '새' 등 비슷한 식생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반가운 생각도 들었다.

폭포가 떨어지며 날리는 물보라는 폭포 인근 하늘에서 가랑비가 내리는 것처럼 뿌린다. 여행객들은 미라 우비나 우산 등을 준비하지 않으면 비를 맞으며 걸을 수 밖에 없다. 그래도 겨울이라 그 정도 물보라는 맞으며 걷는 것이 오히려 이색적인 체험일 수도 있다. 겨울에 이정도의 물보라가 날리는데, 우기인 여름철인 11~4월에는 그 물보라가 장대비가 되어 내리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걸었다. 여행 안내서를 보면 준비물에 우장이 들어가 있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보통 빅토리아 폭포를 탐방 온 사람들은 짐바브웨 쪽에서만 보질 않는다. 계곡 위에 놓인 다리를 넘어가면 잠비아인데, 잠비아 쪽에서 내려다 보는 폭포가 더 아름답다고나 할까? 잠비아쪽에서는 폭포로 떨어지는 잠베지강의 물을 직접 손을로 만져 볼 수 있다. 폭포 위의 강가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곳을 둘러보고 나서 계곡 쪽으로 접근을 하여 폭포를 감상하면서 한참 가다 보면 좁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짐바브웨와 잠비아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곳에 닿을 수 있다. 여행객들은 서로 소리치기도 하고 손을 흔들기도 하며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한다.

모시오아튵냐 폭포 계곡 위에는 다리가 놓여있다.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잇는 국경 다리이다. 이 다리를 넘어 이곳 사람들은 생활용품들을 사고 팔며 생활하고 있었다.
▲ 국경을 넘나들며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 모시오아튵냐 폭포 계곡 위에는 다리가 놓여있다.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잇는 국경 다리이다. 이 다리를 넘어 이곳 사람들은 생활용품들을 사고 팔며 생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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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참을 계곡을 따라 모시오아튠야 폭포를 감상하다가 폭포 입구 쪽으로 나오면 이곳 잠비아 사람들이 사는 모습의 한 단면을 볼 수도 있다. 국경마을이라 총을 들은 군인들도 있고, 통관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차량, 관광객을 상대로 뭔가를 팔아보겠다고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 등, 저개발국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우리 청바지 팀은 두 나라 사이를 걸어서 다리를 넘어 통과하는데, 잠비아 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머리에 이고, 등에 지고, 자전거에 싣고는 채소며, 숯이며, 과일, 비짜루 만든 것 등 많은 생활용품들을 들고 팔러가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가슴에는 아이를 안고, 등에는 팔 물건을 지고, 헐어 떨어지 신발을 끌면서 걸어가고 있는 고단한 아프리카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보면서 사치스럽게 여행을 하는 우리가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관광객들의 모습이며 다리 중간에서 번지점프를 하거나 승용차나 택시 등을 이용하여 여행을 하는 많은 외국인들을 보며 저 분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겨울임에도 수량이 그런대로 풍부한 잠베지강이 만들어내고 있는 헬기를 타고 상공에서 내려다본 모시오아튠야 폭포의 모습
▲ 헬기에서 본 모이오아튠야 폭포 겨울임에도 수량이 그런대로 풍부한 잠베지강이 만들어내고 있는 헬기를 타고 상공에서 내려다본 모시오아튠야 폭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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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팀 중에 나를 포함하여 세 사람은 특별히 헬기를 타고 빅토리아 폭포를 탐방했다. 미화 120달러를 내고 신청을 하면, 폭포 상공을 3~4바퀴 돌면서 폭포와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투어다. 모처럼 여행을 오면 특별한 이벤트를 즐기고 싶은 것이 사람이 심사인지라 신청을 하여 헬기투어를 했던 것이다.

멀리서 흘러 내려오는 잠베지강의 물줄기도 볼 수 있고, 불타는 아프리카의 겨울 초원과 모래 벌판, 띄엄띄엄있는 아프리카 민가들도 눈에 들어왔다. 헬기 관광도 서너 개의 회사가 운영하는 것을 보면 제법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모양이다. 헬기로 내려다 보는 빅토리아폭포는 폭포 앞에서 보는 모습과는 또 다른 볼거리이긴 하다.

급하게 몇 차례를 휘어 도는 계곡의 모습은 상공에서 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풍광이다. 이런 꾸불꾸불한 계곡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폭포의 앞에서는 그렇게 장대하게 보이던 모시오아튠야 폭포도 하늘에서 내려다 볼 때는 캔버스 위에 그려진 작은 강줄기에 걸려 있는 모습으로 들어왔다. 그 나름대로 볼만은 하다.

흔들리는 헬기에서 사진기에 담기 위하여 노력은 하지만 사진 찍기도 그리 쉽지는 않았다. 이렇게 헬기여행을 하고 내려왔더니 어느새 우리가 헬기를 타는 것에서부터 내리고 나서 걸어나오는 모습들을 마구 찍어놓고 기존에 있는 영상에 합성을 하여 찍어놓은 비디오를 틀어주면서 사라는 것이다. 관광지에서는 세계 어디를 가나 어떻게든 관광객의 주머니를 털어내려는 것이 장사꾼들의 상술이라는 것을 생각하며 '이곳 아프리카라고 예외이겠어?'라는 생각을 하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태그:#빅토리아폭포, #짐바브웨, #잠비아, #헬리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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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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