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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집에서 놀이에 열중인 아이들(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한 어린이집에서 놀이에 열중인 아이들(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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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꿈을 '백머니(뒷돈)'가 흔들고 있다.

한 유명 어린이 교재 제작·판매 업체가 직원 명의로 별도 사업체까지 만들어 유치원 등을 상대로 '백머니 영업'을 한 사실이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드러났다.

또한 유치원들이 식자재, 교재 등을 납품하는 업자와 짜고 '백머니(뒷돈)'를 받는 방법으로 보육료를 착복한 사실이 경찰 수사로 밝혀졌다. 보육료는, 어린이를 위해 사용하라고 세금으로 지원한 돈이다.

경찰은 '백머니'를 받는 방법으로 보육료를 착복한 경기도 9개 유치원을 적발해 지난 14일 경기도교육청에 징계 등의 조처를 요청했다.

착복 수법은 식자재, 교구 납품업체 등에 정가보다 높은 대금을 지불한 뒤 계좌 또는 현금으로 되돌려 받는 방법, 원장 등의 교육비(교육정책 최고위 과정)를 유치원에서 지급한 뒤 수강을 취소하여 원장 계좌로 교육비를 되돌려 받는 방법 등 다양하다. 강사비를 과다 지급한 뒤 차액으로 곗돈을 지불하기도 했다.

이렇듯 '백 머니'를 받는 방법 등으로 9개 유치원에서 착복한 돈은 총 5677만 4000원이다.

백 머니 영업 사실 여부 묻자, 사장 B씨 "그런 사실 없다"

'백 머니 영업' 제보자 A씨(당시 회계담당)와 사장이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백 머니 영업' 제보자 A씨(당시 회계담당)와 사장이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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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머니 제공을 전제로 유치원 증.신축 공사를 수주 한다는 기획안 일부.
 백 머니 제공을 전제로 유치원 증.신축 공사를 수주 한다는 기획안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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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인성교육교재와 미술교육교재 등을 제작·판매하는 한 회사는 직원 명의로 별도 회사를 만들어 '백 머니 영업'을 했다. 이 사실은 회계업무를 맡았던 A씨의 제보로 드러났다. A씨는 지난 18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백 머니 영업'의 실체를 낱낱이 밝혔다.

"유치원에서 '백(백머니) 얼마까지 할 수 있느냐?' 물으면 '하라는 대로 하겠다'하고 대답하면, 그때부터 영업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1만 원짜리 교재를 1만 2000원에 납품받아 2000원을 돌려받는 방법입니다. 그러다 보니 통장이 여러 개 필요한 것이고요."

A씨는 책 납품 대금이 법인 통장이 아닌 사장 개인 통장으로 입금되고, 본사 외에 회사가 2개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사장에게 그 이유를 물으면서 '백 머니'의 실체를 알게 됐다.

"(회계 등이) 복잡해 본사를 제외한 2개의 회사를 폐업하자고 했더니, 사장이 '00은 000실장 이름으로 되어 있는데, 백으로 돌려주는 부분이 있어, 본사로 가지고 오면 위험 부담이 커지고요'라고 대답하는 거예요. 그때 '백 머니'의 실체를 알게 된 거죠."

이 회사는 '백 머니(뒷돈)'로 유치원 신축·증축 공사를 수주할 계획도 세웠다. 건축 회사를 협력업체로 끌어들여 신축·증축 공사를 수주하게 하고는 교재, 비품 등을 납품해 '백 머니'를 발생시켜, 그 돈으로 대출금을 갚아 준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가 만든 '유보 통합대비 유아학교 신축 증축 제안서'에 이 사실이 잘 나타나 있다.  제안서에 '원장님은 개인 경비 필요 없이 대출금은 정부 지원금으로 상환 가능합니다', '매달 법인을 통하여 대출금액을 상환합니다'라는 등의 글이 적혀 있다. 업무를 분담할 협력 건축사와 자금 담당 회사까지 적시됐다.

하지만 이 회사 사장 B씨는 이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24일 오전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백 머니 사실 여부를 묻자) 잘못 아셨다. 그런 사실 없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태그:#유치원, #백머니, #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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