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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6.26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마을 저수지, 마지막 남은 물이 멀리 보인다.
▲ 마을저수지 2017.6.26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마을 저수지, 마지막 남은 물이 멀리 보인다.
ⓒ 장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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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많은 비가 와서 한시름 놓은 아침입니다. 지난 25일 험한 길을 마다하지 않고 생활용수를 공급해준 전남 고흥소방서 소방관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왕복하며 3톤(t) 물탱크를 가득 채워 주셨습니다.

산골에 사는 저희 가족은 연중 흐르는 작은 계곡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젓가락만큼 줄어든 물줄기가 며칠 전부터는 한 방울도 들어오지 않더니, 일요일 아침 모터펌프가 헛돌았습니다.

10년 넘게 살면서 마을에서 물을 길어온 적이 두세 차례 입니다. 그러나 올해처럼 초여름 가뭄은 처음입니다. 물을 옮기는 고생도 그렇고, 모내기 직후라서 물이 귀한 시기에 다른 데서 얻어 오기도 난감했습니다.
풀과 나무가 무성해 초행인 더구나 대형차는 진입이 쉽지않다.
▲ 여름 산길 풀과 나무가 무성해 초행인 더구나 대형차는 진입이 쉽지않다.
ⓒ 장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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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지나 험한 산길(2㎞: 포장1㎞,비포장㎞)을  와준 소방차.
▲ 생활용수를 가져온 소방차 저수지 지나 험한 산길(2㎞: 포장1㎞,비포장㎞)을 와준 소방차.
ⓒ 장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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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고흥군 소방서에 전화했더니 두 말없이 주소와 물탱크 용량을 묻고 출동하겠다고 하셨습니다. 호수를 잡고 물통에 물을 채우는 동안 고마운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물을 받으러 소방차를 타고 오가는 동안 의용소방대 후배로부터 소방관분들의 근무 현실에 대해 들었습니다. 인원이 부족해 농촌 지역은 주민 의용소방대에 의존하는 곳이 많고, 정식 근무하는 곳도 2명 2교대라 혼자 출동해 호스를 끄집어다 놓고 돌아와서 물 틀고 다시 가서 화재를 진압하는 현실을 알게 됐습니다. 소방차 호스는 수압이 강해 기기 조작이 서툰 주민이 다룰 경우 자칫 사고 날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소방관 등 필요한 공무원을 늘리려는 새 정부의 정책에 찬성하게 됐습니다.

장관 인사, 조직개편, 추가경정예산을 문제 삼는 국회의원들도 염려하는 바가 있어 그러겠지만, 새 정부가 일단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새 정부의 계획처럼 부디 독립된 소방청도 신설되고 소방관들의 처우도 개선되기를 바랍니다.

'AI 업무 매진 공무원 사망' 소식이 있는 반면, '타들어 가는 농심 등지고 해외연수 간' 농촌 군수들 소식도 들립니다. 아직 '나라다운 나라'는 먼 듯합니다만, 소방관은 여타 공무원들보다 상대적으로 사고위험 높고, 몸으로 뛰는 직무라고 생각합니다.

고흥 소방관 여러분, 전국 소방관 여러분! 힘내세요!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전남소방본부 자유게시판(https://www.jnsobang.go.kr/?r=home&c=2/14&uid=11094)에 올린 글입니다. 청정고흥연대회의( http://cafe.daum.net/cleangoheung )에도 올립니다.



태그:#고흥소방서, #가뭄지원, #소방공무원 , #고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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