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21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 황재균이 홈런으로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황재균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4타수1안타(1홈런)2타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황재균의 홈런에 힘입어 샌프란시스코가 5-3으로 승리했다.

샌프란시스코의 3루수 부재에도 좀처럼 빅리그 콜업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국내 복귀까지 고려하던 황재균은 극적으로 빅리그에 호출돼 첫 경기에서 홈런까지 때려냈다. 이로써 황재균은 2002년 시카고 컵스의 최희섭 이후 빅리그 선발 데뷔전에서 홈런을 때린 역대 2번째 코리안 빅리거가 됐다.

 극적으로 빅리그에 콜업된 황재균은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극적으로 빅리그에 콜업된 황재균은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 MLB.com



선발 데뷔전에서 홈런을 날린 역대 두 번째 코리안 빅리거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핫코너는 에두아르도 누네즈와 애런 힐, 마이크 모스의 부상, 유망주 크리스티안 아로요의 부진 등으로 시즌 내내 팀의 약점으로 꼽혀 왔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트리플A 새크라멘토에서 타율 .287 7홈런44타점을 기록하고 있던 황재균을 빅리그로 부르지 않았다. 국내 구단과의 거액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빅리그 도전을 선택한 황재균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한 일.

이에 황재균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옵트아웃 권리를 쓰겠다고 선언했다. 옵트아웃은 현지시간으로 6월까지 메이저리그 콜업이 없을 경우 현 소속 구단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는 권리다. 황재균이 시장에 나올지 모른다는 소식에 국내 구단들도 많은 관심을 가졌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디데이 3일을 남겨두고 황재균을 메이저리그로 호출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한국 출신의 루키 3루수를 데뷔전에서 중심타선(5번)에 배치했다. 황재균이 빅리그에서 가장 먼저 만난 투수는 콜로라도의 루키 카일 프리랜드. 류현진과의 두 차례 맞대결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해진 좌완 투수로 올 시즌 8승을 올리며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황재균은 첫 타석에서 3루쪽 빚맞은 땅볼로 물러났다. 하지만 황재균은 0-2로 뒤진 4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 역사적인 빅리그 첫 타점을 기록했다. 1사 1,3루에서 타석에 선 황재균은 투수 쪽 강습 땅볼을 때렸고 타구가 프리랜드의 글러브에 맞고 앞쪽으로 튀면서 3루주자 조 패닉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황재균의 빅리그 첫 타점이자 샌프란시스코의 이날 경기 물꼬를 터주는 첫 득점이었다.

황재균은 첫 타점의 기쁨을 다음 타석 홈런으로 이어갔다. 황재균은 3-3으로 맞선 6회 말 공격에서 2사 후 프리랜드의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한국 선수가 빅리그 선발 데뷔전에서 홈런을 기록한 것은 2002년의 최희섭 이후 15년 만이었다(순수 데뷔전만으로는 역대 최초). 황재균의 홈런은 그대로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됐다.

황재균은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아쉽게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짜릿한 결승 홈런을 때려내면서 경기가 끝난 후 수훈 선수로 선정되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여전히 하루하루 빅리그 잔류를 걱정해야 하는 루키 신분이지만 분명한 사실은 황재균이 데뷔전에서 구단과 보치 감독에게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또 한 명의 코리안 빅리거 황재균이 시즌이 끝날 때까지 꾸준한 활약으로 무사히 빅리그에 생존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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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황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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