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에서 열린 <옥자>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

칸에서 열린 <옥자>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 ⓒ Cannes Film Festival


세계 영화인들을 열광케 한 제 70회 칸영화제가 폐막을 앞두고 있다. 28일 폐막식과 주요 수상작 발표로 12일 간 여정을 마무리 한다. 이에 앞서 <오마이스타>는 직접 관람한 영화에 더해 평론가 평점과 외신 반응을 중점으로 올해 수상작을 예상해 보았다.

우선 한국 관객입장에서 가장 궁금한 한국 작품의 수상 여부다. 올해 공식 부문에 진출한 5편의 영화 중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가 수상 대상인 경쟁 부문에 올라있다. <옥자>를 놓고 보면, 영화를 둘러싼 외적 여건이 그리 녹록지 않다. 프랑스 극장연합이 <옥자>를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가 제작했다는 이유로 경쟁 부문 진출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뜨거운 감자

여기에 더해 심사위원장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넷플릭스에 대한 부정적 발언과 함께 수상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후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통역의 실수였다"고 해명했지만 분명 전통적인 영화 산업 구조에 도전장을 낸 넷플릭스가 뜨거운 감자인 건 맞다.

 27일 오전(현지 시각) 발표된 칸영화제 공식 데일리지인 <스크린 데일리>(좌)와 <르 필름 프랑세>의 평점 페이지.

27일 오전(현지 시각) 발표된 칸영화제 공식 데일리지인 <스크린 데일리>(좌)와 <르 필름 프랑세>의 평점 페이지. ⓒ 르 필름 프랑세, 스크린 데일리


<옥자>의 평점은 어떨까. 영화제 기간 영미권 유력 평론가 11명의 평점을 매일 발표하는 <스크린 데일리>는 <옥자>에 2.3점을 줬다. 4점 만점 중 중간에 해당하는 점수로 1위인 <러브리스>(3,2), 2위인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얼>(3.1), 공동 3위인 <더 스퀘어>와 <원더스트럭>(2.7), 5위인 <굿 타임>(2.6) 등에 이어 9위다. 19편의 경쟁작 중 중위권이다. 유럽권 평론가 15인의 평점을 종합해 발표하는 <르 필름 프랑세>에서 <옥자>는 2.0으로 <120 BPM>(3.0), <러브리스>(2.2), <리다우터블>(2.2) 등에 이어 6위다. 중상위권이라 할 수 있다. 외적 환경은 좋지 않으나 평론가들 반응을 고려하면 수상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다.

<그 후>는 <스크린 데일리>에서 2.5점으로 7위, <르 필름 프랑세>에서는 1.91점으로 역시 7위에 올라있다. 홍상수 감독의 또 다른 작품 <클레어의 카메라>가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을 받는 등 올해 유독 칸영화제의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수상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한 가지 걸리는 건 <프 필름 프랑세>에 평점을 제출한 '카이에 뒤 시네마'의 점수다. <옥자>와  <그 후>에 각각 2점과 3점을 줘 상대적으로 다른 영화들보다 높게 평가했다. 프랑스 누벨바그(new wave)의 한 축을 담당한 역사적인 비평지로 어느 시점부터 칸영화제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여기서 만점을 준 영화는 칸영화제 측에서 오히려 배제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긴장 관계가 꽤 깊다.

아시아 심사위원들 표심은?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 스틸 사진.

영화 <매혹당한 사람들> 스틸 사진. ⓒ Focus Features


항간엔 심사위원 중 박찬욱 감독, 판빙빙 등 아시아 영화인이 두 명이나 포함돼 있어 한국 영화의 수상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었다. 어느 정도 일리 있다. 다만 두 사람은 오히려 작품의 국적보단 경쟁 부문에 진출한 세 명의 여성 감독에 더 주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박찬욱 감독은 전작 <아가씨>로 남성성에 저항하는 두 여성이야기를 그릴 정도로 여성주의에 남다른 관심을 주고 있다. 칸영화제 공식 인터뷰에서도 박 감독은 이 같은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가와세 나오미의 <히카리>, 린 램지의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의 수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17일부터 28일 영화제 기간 동안 <오마이스타>는 19편 중 8편의 경쟁작을 관람했다. 이에 대한 평점은 다음과 같다. 그리고 '감히' 예상해 본 수상작도 덧붙인다.

린 램지 감독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 : ★★★★(4/5)
소피아 코폴라 감독 <매혹당한 사람들> : ★☆(1.5/5)
카와세 나오미 <히카리> : ★★(2/5)
홍상수 감독 <그 후> : ★★★★(4/5)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 <러브리스> : ★★★(3/5)
봉준호 감독 <옥자> : ★★★☆(3.5/5)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 <주피터스 문> : ★★☆(2.5/5)
토드 헤인즈 감독 <원더스트럭> : ★★★(3/5)

예상 수상작

황금종려상 -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러브리스>
심사위원대상 - 로빈 캉필로 <120 Battenents Par Minute>
심사위원상 - 홍상수 <그 후>
감독상 - 사프디 형제 <굿 타임>
남우주연상 - 호아킨 피닉스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 
여우주연상 - 니콜 키드만 <매혹당한 사람들>
각본상 - 루벤 외스틀룬드 <더 스퀘어>
황금카메라상 - 주드 랫남 <Demons In Paradise>

봉준호 칸영화제 홍상수 황금종려상 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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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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