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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8일 오후 3시 40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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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사드 비용 10억달러(1조 1300억 원) 지불" 발언이 대선을 앞둔 한국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각 당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안보 이슈인 만큼 표정을 관리하면서도, 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국내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지지율 1·2위 후보를 보유한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표정에 미묘한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온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대선 국면에서 사드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비해 전략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중국통이자 그 동안 사드 문제에 집중해 온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이 1조 원이 넘는 비용을 우리에게 청구했다면, 국민 저항이 굉장히 커질 것이다"라며 "민주당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사드 배치를 한다면)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당론을 채택한 것은 국익을 중심에 놓고 주변 강국의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방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런 당론으로 인해,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변화에도 외교적 실례를 범하지 않으면서, 또 국내적으로 말을 바꾸지 않으면서도 국익을 중심으로 미국과 협상할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라며 "예측 못하는 외교 질서 속에서 국회의 비준동의는 이래서 중요하다. 사드 배치 찬성으로 말을 바꾼 안 후보는 대통령 자질이 없는 후보다"라고 지적했다.

윤관석 공보단장은 "문 후보는 처음부터 사드 배치 문제가 정당한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을 지적하고, 이 문제를 차기 정부에 넘겨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라며 "사드 배치는 차기 정부가 긴밀한 한미 협의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최선의 국익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단장은 "특히 사드 배치는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막대한 경제적 비용도 발생시키므로 헌법에 따른 국회 비준 동의가 필수적이다"라며 "한미 합의를 존중해 신속하게 사드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대선 후보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입장 바꾼 안철수 '난감'

안철수 후보 '국민대통합과 협치' 구상 발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대통합과 협치에 관한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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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 측은 다소 난감한 입장에 놓이게 됐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관련 사실이 알려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의 일방적 희망사항인지, 우리 정부와 이면합의가 있었는지 정부의 답변을 촉구한다"라고 짧은 논평을 발표했다.

이는 당장 명확한 입장을 내놓는 대신, 한미 이면합의의 여부에 따라 위치를 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수 표심을 얻기 위해 선택한 사드 찬성 입장이 '말바꾸기 논란'에 빠질 수도 있는 부메랑이 돼 돌아온 셈이다.

국민의당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1조 원이 넘는 액수를 청구했다면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솔직히 미국이 여기서 끝내겠나. 사드를 더 배치한다고 나올 것이다"라며 "우리가 (대선국면에서) 갑자기 (사드 배치에) 찬성하고, 당론까지 바꾸려고 한 게 결과적으로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교국방 문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한다"라며 "무조건 찬성, 무조건 반대로 결론지으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문-안 외 다른 후보들은 기존 자신의 입장에 맞춰 논평을 내놨다.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고수해온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가장 강한 수위로 한미 정부를 비판했고, 찬성 입장인 구 여권 후보들은 협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짧은 논평을 발표했다. 특히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측은 "트럼프 대통령가 좌파 정부 탄생을 우려해서 한 발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이날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 유세를 통해 "필요 없다는 물건을 야밤에 몰래 가져다 놓더니 청구서를 보냈다"라며 "주한민군이 운용하는 것이기에 한국 정부의 비용 부담은 없을 것이라는 한미 당국의 주장은 거짓말이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거짓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뒤통수칩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 후보는 "줏대없는 널뛰기 외교와 정치지도자들의 무책임이 부른 참사다. 미국에 무조건 매달리는 낡은 동맹관이 낳은 참극이다"라며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안보의 소중한 자산이지만 양국의 국익이 똑같을 순 없다. 국익이 충돌할 때 대한민국 정치지도자들은 우리의 국익을 지켜야 한다. 미국에도 때론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심 후보는 "도둑배치도 사드강매도 인정하 수 없다"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비용분담은 물론이고 사드 배치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 우리 국익을 맨 앞에 놓는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 측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10억달러 비용 부담을 말한 것은 국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라며 "대한민국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 주한미군 철수 등 한미동맹이 급속히 와해될 수 있는 만큼 좌파 정부 탄핵을 우려해 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강력한 우파 홍준표 정부가 들어선다면 그럴 염려는 전혀 없다. 특히 홍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당당히 협상해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대통령 후보다"라며 "5월 9일 반드시 우파 홍준표 정부가 탄생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됐다"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양국 간에 이미 합의했고, 합의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양국 협력 바탕 위에서 설득, 해결해 나아갈 수 있는 문제다"라며 짧은 입장문을 내놨다.

한편 그동안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 비용을 미국이 부담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발표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며 비용을 10억달러로 추산했다(관련기사 : 트럼프 "한국에 사드비용 10억불 물게할 것", FTA 종료도 언급).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국방부는 "한미는 소파(SOFA, 한미주둔군지위협정) 관련 규정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부지·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 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국 측이 부담한다'는 기본입장에 변함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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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선악의 저편을 바라봅니다. extremes8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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