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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시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입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6일 이곳에서 일방적으로 집중유세를 펼치면서 당초 계획됐던 예술가들의 공연이 무산돼 논란이 되고 있다.
 대구시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입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6일 이곳에서 일방적으로 집중유세를 펼치면서 당초 계획됐던 예술가들의 공연이 무산돼 논란이 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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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지난 26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1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세를 과시하는 '대구대첩' 집중유세를 벌였다. 하지만 이날 유세하는 시간에 야시장을 하는 상인들과 거리공연을 준비했던 예술가들이 쫓겨나 비난이 일고 있다(관련기사 : 또 서문시장 찾은 홍준표 "북 어린애, 내가 제압할 것").

홍 후보는 하루 전인 25일 이미 대구에서 선거유세를 한다고 언론에 알렸다. 하지만 서문시장에서 야시장을 운영하는 대구시와 미리 협의하지 않고 서문시장을 집중유세 장소로 정하는 바람에 예술가들이 공연을 열지 못했고, 이곳에서 장사하려던 야시장 사업주들도 손을 놓아야 했다.

홍 후보가 집중유세를 펼친 서문시장 입구에서는 당초 시민들이 참여하는 노래자랑 프로그램인 '오픈마이크'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3월 야시장을 재개장하면서 대구시가 보조금을 지급해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오후 8시 진행됐다.

하지만 홍 후보가 오후 8시부터 집중유세를 벌이기 위해 한 시간 전부터 유세차량을 시장 입구에 배치하면서 행사를 진행하려던 거리의 예술가들이 쫓겨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기에는 자유한국당 소속 A시의원이 대구시에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6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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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문시장 앞 도로에서 무대를 준비하고 있던 중 홍 후보의 유세가 계획되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들은 대구시에 '오픈마이크' 행사가 취소되느냐고 물었지만 홍 후보의 유세와는 상관이 없다며 진행해도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스태프들은 오후 7시부터 서문야시장 오프닝 행사인 스트릿 댄스를 진행하기 위해 무대를 만들고 음향기기를 옮겼다. 하지만 홍 후보의 대형 유세차량이 들어오면서 도로를 막고 군복을 입은 '해병총연맹' 소속 회원들과 홍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음향기기를 강제로 밖으로 밀어냈다.

결국 이들은 중부소방서 대신119안전센터 앞에 있는 상설무대로 옮겨 퍼포먼스를 진행하려 했지만 홍 후보 관계자들이 여기까지 따라와 시끄럽다며 음향을 끌 것을 요구했다. 이들이 공연을 멈추지 않자 "뭐하는 XX들이냐"며 욕을 하기도 했다.

또 오픈마이크를 준비하던 기술 스탭들에게 "당장 무대를 치우라"고 요구하면서 스태프들이 준비해놓은 무대와 음향, 조명장비 등을 강제로 옮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스태프들이 강하게 항의했다.

 서문시장 야시장이 열리는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매일 거리의 가수들이 버시킹 공연을 하는 상설공연장. 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지난 26일 서문시장 입구에서 집중유세를 하면서 이들은 지지자들에 의해 강제로 공연이 취소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서문시장 야시장이 열리는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매일 거리의 가수들이 버스킹 공연을 하는 상설공연장. 하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지난 26일 서문시장 입구에서 집중유세를 하면서 이들은 지지자들에 의해 강제로 공연이 취소돼 논란이 일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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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었다. 상설무대에서는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3팀의 뮤지션이 공연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했으나 대구시 A의원이 공연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대구시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공연을 중단시킬 것을 요구했다.

A시의원 옆에서 전화통화를 듣고 있던 한 공연 관계자는 "자신의 직책을 내세우며 대구시 관계자에게 시종일관 반말과 명령조로 이야기했다"며 "결국 대구시에서 전화가 와 취소하는 게 좋겠다고 설득해 행사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결국 자유한국당 후보의 연설 때문에 이날 오후 서문시장 입구에서 진행할 예정인 오픈마이크 행사를 비롯해 상설공연장에서 열릴 버스킹 공연마저 중단되자 가방을 싸서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구시 관계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면서도 불똥이 대구시로 튀는 것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용역업체에 용역을 주어 매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공연을 한다"며 "어제는 시장 입구에서 시민가요제 예선이 열리는 '오픈마이크'가 예정돼 있었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이어 "홍준표 후보가 유세를 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디서 하는지는 몰랐다"며 "나중에 시장 입구에서 7시부터 한 시간가량 유세한다고 해서 8시부터 공연을  하려고 했지만 유세행사가 길어져 취소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홍 후보 측은 언론에 8시부터 유세를 한다고 이미 공지를 한 상태였고 홍 후보는 8시10분쯤 무대에 올라 약 45분가량 유세를 한 뒤 9시가 넘어 해산했다.

공연을 준비했던 관계자는 "어제 자유한국당이 일방적으로 유세차량을 세우고 유세를 준비해 상인연합회에 항의하기도 했지만 상인연합회도 '자유한국당이 멋대로 한 것'이라며 '이럴 줄 몰랐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갑질을 하고 일방적으로 공연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아직도 자신들이 집권세력으로 알기 때문 아니냐"며 "이런 사람들이 정권 잡으면 다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만들어 탄압할 것 아닌지 겁이 난다"고 말했다.

 매일밤 열리는 서문시장 야시장의 풍경.
 매일밤 열리는 서문시장 야시장의 풍경.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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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야시장을 운영하는 운영자들도 비난을 쏟아냈다. 홍 후보를 지지하는 지지자들이 지역구 피켓을 들고 몰려들면서 도로를 차지해 장사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오후 7시부터 장사를 해야 했지만 9시가 넘어 준비를 하고 장사에 들어갔다.

홍 후보가 연설을 하는 동안 시장 구석에서 담배를 태우던 한 운영자는 "아무리 표심도 중요하지만 일방적으로 길을 막고 유세를 하면서 서민 코스프레를 하면 되느냐"며 "정작 서민들을 생각한다면 조용히 왔다 갈 수도 있는데 영업에 피해만 주고 갔다"고 비판했다.

한편 대구민예총과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등 예술단체와 서문시장에서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단체 등은 자유한국당에 예술인들의 공연중단 사태 경위를 밝히고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들은 또 대구시에도 서문야시장 공연에 과도하게 권한을 행사하며 개입하는 것을 중단하고,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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